문학

목화

표성흠 지음
쪽수
320쪽
판형
152*225
ISBN
978-89-6545-247-8 03810
가격
13000원
발행일
2014년 3월 31일
분류
한국소설
*2014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도서

책소개

목화씨를 가져온 문익점의 일화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문익점을 탄생시킨 표성흠 장편소설 『목화』


영웅의 조건은 무엇일까? 혼돈에 빠진 시대를 구하고 일반 사람들은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한 영웅담이 있어야 하는 걸까. 아직 면포가 백성들에게 보급되지 않았던 고려 시대, 목화씨를 가져와 면포를 보급한 문익점은 분명 영웅이다. 그러나 문익점에게는 화려한 영웅담 대신 붓두껍에 목화씨를 가져온 일화만 존재한다. 후대까지도 전해지고 있는 이 극적인 일화는 초등학생도 다 알지만 정작 문익점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정세가 혼란스러웠던 고려 시대, 문익점은 자신의 호를 삼우당이라고 지을 만큼 신념이 올곧은 인물이었다. 삼우당이란 나라를 걱정하는 근심, 학문이 바로서지 않는 근심, 자신의 도가 부족한 근심, 이 세 가지를 걱정한다고 해서 그가 스스로 지은 호다.


작가는 『목화』를 통해 그동안 붓두껍에 목화씨를 가져왔다는 문익점의 일화에서 벗어나 문익점의 한 생애에 주목하며 새로운 문익점을 탄생시킨다. 이렇게 탄생한 문익점은 우리에게 친숙하면서도 다정다감한 인물로 다가온다. 원나라의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공민왕의 개혁 정치, 새로운 국가 조선을 건국하려 했던 신흥세력, 갑작스럽게 닥친 왜구의 침략 등 굵직한 역사 속 사건들과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흥미로운 일화가 만나 이야기의 긴장감을 더했다. 이번 소설로 독자들은 격동의 시대를 가로지르며 탄생한 새로운 문익점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서사

정몽주, 이색, 이성계 등 역사 인물 개성 있게 그려


조선을 소재로 한 책과 영화, 드라마는 자주 접할 수 있지만 고려는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다. 작가는 이 소설에서 조선보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고려를 세밀하면서도 광대하게 펼친다. 문익점이 활동한 시기에 고려는 그 어느 때보다 혼란기였다. 몽골은 원나라를 건설하였고, 원나라는 동아시아를 다스리는 대제국이 되었다. 고려 역시 원나라의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작가는 개혁을 단행했던 공민왕, 새로운 나라를 꿈꿨던 신진 사대부, 정치 혼란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일반 백성 등 혼란스러웠던 고려 말기의 역사를 상세하게 서술하였다. 여기에 정몽주, 이색, 이방원, 이성계 등 후대에도 여전히 인기 있는 역사 인물들을 개성 있게 그려 이야기에 생동감을 더했다.


공민왕의 개혁정치에 힘입어 포은 정몽주며 목은 이색 등 익점의 가까운 인물들은 이미 조정 주요 기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들은 과거시험에 합격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넌 해낼 거야.”

익점은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조마조마하다. 수많은 학동들 중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수재들이 수두룩하다. 그중에서 정동행중서성이 주관하는 정동성향시에 합격할 수 있는 인재는 누구누구일까? 그것도 합격만 해서는 안 된다.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하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랬다간 1년이고 2년이고 실무가 주어지지 않는다.

“예상문제 좀 말해봐.”

익점은 목은을 붙들고 늘어진다. _「큰 나무 밑에 큰 그늘」에서

실 한 가닥에 담긴 사랑과 모험

격동과 혁명의 순간을 상상하다


과거 시험에 합격한 문익점은 공민왕과 뜻을 함께한 신진 개혁파들과 원나라 황제를 만나 왕의 뜻을 전하고 오라는 명을 받는다. 문익점은 문서기록을 담당하는 서장관으로 기용되어 다른 계품사 일행들과 원나라로 떠난다. 그러나 계품사는 덕흥군의 계략에 빠져 원의 편을 들게 되었고 이에 동조하지 않는 문익점은 교지(현재의 베트남)로 유배를 가게 된다.

이때부터 문익점의 신비로운 모험이 시작된다. 교지로 가는 동안 자기를 호송하던 호송원이 악어에 물려 죽자 문익점은 밀림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하는 등 온갖 모험을 펼친다. 이후 작가는 목화씨를 가져오기까지 문익점의 모험을 역사 속에 가두지 않고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자유롭게 펼쳐낸다.


문익점의 목화씨는 의복혁명이었다 


목화씨 몇 알을 가지고 온 게 뭐 그리 대수로운 일인가? 요즘 세상 같았으면 아무 일도 아닐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당시의 시대상을 다시 정리하다 보니 그처럼 큰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의복의 일대혁명이었던 것이다. 갈포나 삼베 혹은 짐승 가죽을 걸치던 시절에 따뜻한 솜옷을 입게 한 것은 더할 수 없는 쾌거다. 사람이 사는 일 중 가장 중요한 세 가지가 있다면 먹고 입고 자는 일, 즉 의식주다. 그는 그중 하나인 의복 문제를 해결한 실질적 해결사였다. _작가의 말에서

물론 고려 시대 이전에도 면포는 존재했지만, 대중적으로 보급되지는 않았다. 백성들은 대부분 얇은 삼베를 입었으니, 추운 겨울을 견디는 게 가장 큰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시절에 문익점은 사람들이 따뜻한 솜옷을 입을 수 있게 면포를 대중화했고, 이는 백성들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새로운 혁명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을 문익점 혼자 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작가는 목화 재배 방법과 실 뽑는 기계를 만드는 등 목화씨가 면포가 되기까지 문익점과 주변 사람들의 노력도 놓치지 않고 이 소설에 담았다.


[내용 소개]


익점의 생일이 다가오자 학동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다. 익점은 진주 강성현 양반집의 아들로 태어나 생일이 되면 그의 어머니는 학당에 푸짐한 음식을 대접했다. 모두가 들떠 있던 그때, 호사다마라고 했을까. 익점은 처제 앵두에 관한 좋지 않은 소식을 듣는다. 원나라의 공녀 요구로 일찍이 익점은 초희랑 결혼을 했다. 꼬마 신랑이 된 익점은 동무처럼 지내던 초희랑 부부사이가 된 게 그저 부끄러웠다. 그러나 처제 앵두는 언니의 이불자락 속에 파고들어 장난을 치던 순수하고 천진한 아이였다.

익점은 조마조마한 마음을 안고 집안 어른들과 함께 앵두가 있다는 절에 찾아간다. 앵두의 모습은 처참했다. 손가락이 빠져 달아났고 다리 역시 발가락 있는 곳이 모두 잘려나갔다. 다행히 목숨을 살아 있었다. 맹추위 속에 앵두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자세히 보니 솜옷을 입고 있었다. 익점은 원나라 군사들이 솜옷을 입은 모습을 종종 봤다. 이 겨울에 앵두가 살아남았던 건, 솜옷 덕분이었다. 슬픔에 빠져 집으로 오는 길, 익점은 앵두를 살린 그 솜옷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익점이 드디어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경덕재에 입교한다. 스승 이곡 아래 영민한 정몽주, 마음 따뜻한 목은, 호기로운 강유 등 개성 있는 동무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무명옷을 입은 의문의 여인을 만나게 된다. 그 여인은 왜 무명옷을 입고 있었던 걸까? 그러던 어느 날 문익점은 공민왕의 명을 받는다. 그동안 있었던 홍건적의 난에 고려가 얼마나 큰 피해를 입었는지를 보고하는 일을 비롯하여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을 왕좌에서 내쫓으려 하는 원의 처사가 얼마나 부당한 일임을 전하는 사명이 주어졌다. 문익점은 문서기록을 담당하는 서장관으로 기용되어 다른 일행들과 원나라로 떠난다. 그러나 거기에는 문익점이 알지 못하는 계략들이 숨어 있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려운 형국에 빠진다.

이때부터 문익점의 모험이 시작된다. 겁 많지만 호기심 왕성한 문익점이 어려운 난국을 헤쳐가면서 자신 앞에 놓인 고민을 하나씩 풀어간다. 앞으로 일어날 긴 여정에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신비로운 이야기가 가득하다. 문익점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 흥미로운 여정이 시작된다.


글쓴이 : 표성흠

1946년 경남 거창출생

중앙대학교 문창과, 숭실대학원 국문과에서 수학. 문학 석사.

1970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세 번째 겨울」 당선.

1979년 월간 <세대> 신인문학상 소설 『分蜂』당선.

시 집/ 『농부의 집』, 『은하계 통신』, 『네가 곧 나다』

창작집/ 『선창잡이』, 『매월당과 마리아에 관한 추측』, 『열목어를 찾아서』

장편소설/ 『토우』(전6권), 『월강』(전3권), 『오다 쥬리아』(전2권), 『놀다가 온 바보고기』, 『뿔뱀』, 『친구의 초상』, 『한 나무의 두 잎이』, 『지비실 사람들』

장편동화/ 『태양신의 아이들』(전2권) 등 전업작가로 30여 년 동안 쓴 책 122권.

연암문학상. 경상남도문화상 등 수상했고 신문사 방송국 교수직 등을 거쳐

지금은 <풀과나무의집>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며 지내고 있다.



차례

1. 황소바람과 마파람

2. 청자에 새겨진 연꽃잎처럼

3. 큰 나무 밑에 큰 그늘

4. 꿈과 날개

5. 떠오르는 아침 해에

6. 운남 풍토기

7. 베 짜는 고려 여인

8. 춘래불사춘 그리고 신불신

9. 한 송이 목화 꽃을 피우기 위하여

10. 까마귀 우는 곳에 백로야

11. 효자리 전설

12. 삼우당 실기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