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걷고 싶은 길

이일균 지음
쪽수
256쪽
판형
152*225
ISBN
89-92235-04-6 03810
가격
13,000원
발행일
2006년 10월 20일
분류
여행에세이
책 소개
나는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행복을 찾는다. 지구의 표면에서 다리를 움직이며 나의 존재 이유와 매일의 환희를 누린다. 걷는 것은 인생의 은유다. 사람은 무엇을 향해 걷는가? 목적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오직 우리가 걷는 길이다.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한 발을 다른 발 앞에 놓으면서 존재를 증명한다. 걷기는 세상의 가장 희한한 종 진화 역사의 결과다. - 이브 파갈레의 『걷는 행복』

걷는 즐거움을 느껴 보자.

현대 많은 사람들은 걷는 즐거움을 잊어버리고 살고 있다. 바쁘기도 하고 게으른 탓도 있겠지만 주변에 걸을 만한 길을 잘 모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 길은 숲 속이 될 수도 있고 바다 주변이나 강둑, 저수지 제방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사람들 붐비는 도심 한가운데가 될 수도 있다. 길을 찾아 걷다보면 걷는 즐거움을 새삼 알게 된다.

건강을 위해서 걸을 수도 있겠지만 길을 걸을려면 사람을 빠지게 하는 맛이 있어야 한다. 5분도 못 가 처음 느낌을 잊게 하는 길은 좋은 길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생각도 줄 수 있고 운치도 줄 수 있는 그런 길이 걷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여기 사람들에게 걷는 즐거움을 되찾아줄 만한 길을 몇 곳 소개한다. 어느 곳이든 제각각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풍경 그 자체로 사람을 위안하는 곳도 있고, 끊어진 듯한 정적으로 사람을 도시로부터 단절시키는 곳도 있다. 이건 너무나 단절돼 아예 사람을 무섭게 하는 길도 있다. 성격이 워낙 독특해 사람을 빨아들이는 곳도 많다. 그런 길 하나하나의 소품, 역사, 사람들을 관찰하여 길 하나하나의 테마를 상상했다. 그 테마를 4개로 묶어 누구나 쉽게 걷는 즐거움을 찾을 수 있도록 『걷고 싶은 길』로 나왔다.

『걷고 싶은 길』에 소개하는 길들은 최소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처음 느낌이나, 그보다 더 좋은 느낌으로 변화하는 길을 골랐다. 또 한적하거나, 붐비거나 간에 길 자체의 맛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가령 걷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연’을 느끼게 하는 길이 있다. 마음 깊숙한 곳을 들여다보게 해 주는 길은 어느 정도 길이가 있고, 도시의 소리를 차단해야 한다. 또 어떤 길은 그곳의 ‘정취’를 사람에게 준다. 그 길은 주제가 있어야 한다. 많은 길 중에서 우리에게 이런 운치나 정취를 줄 수 있는 멀리 있는 곳이 아닌 우리 가까이에 있는 길들을 하나하나 그 길의 역사, 전설, 사람들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들려주고 있다.

비가 오는 날은 어느 길이 운치가 있는지,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땐 어느 길이 더위를 가시게 해주는지 어느 길이 아마존처럼 사람 손이 닿지 않았는지 찾아가는 방법의 서비스까지 우리 주변에 있는 마음만 먹으면 쉽게 갈 수 있는 길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길동무 삼아 무심코 지나쳤던 길, 미처 알지 못했던 길의 재미를 찾아 발걸음을 옮겨 보자.


걷는 것을 통하여 화도 다스리고 마음도 다스리자.

‘길’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 ‘떠난다’는 느낌이 연상되는 것이다. 또 있다. 오솔길, 숲길, 강둑길···. 하나같이 휴식을 줄 것 같다. 주변에 그런 길이 어디 없었나? 어쩌면 ‘길’과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는 ‘걷다’가 아닐까. 물론 길 위를 달리기도 하지만 ‘길을 걷다’가 훨씬 잘 어울리는 느낌을 준다. ‘길’이나 ‘걷는 것’이나 어느 정도 ‘인생’의 뉘앙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중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처럼. 길은 인생이고, 선택이다. 길은 휴식이고, 상상이다.

‘길’이라는 말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가 ‘걷다’가 아닐까. 걷는 것은 무엇인가?

하루 평균 30분 이상 걷는 사람들은 뇌졸중 발생 가능성이 낮아지고 혈압이 내려가고,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액 점도가 떨어져 심장마비 가능성도 낮아진다. 당뇨, 골다공증과 관절염 등의 증상도 많이 완화되며 현대인의 모든 바램인 다이어트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주일에 5일씩 30분만 걸어도 걷기의 효험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걷기의 이로움이다. 건강을 위해서 우리 주변의 아스팔트 위를 걸어도 되겠지만 기왕이면 좀 더 걷는 맛을 느낄 수 있는 숲 길이나 강둑 길, 저수지 길은 어떨까?

숲 속을 걸으면 나무가 발산하는 피톤치드와 테르펜이 인체의 병균을 죽이고 스트레스를 없앤다. 특히 울창한 숲이나 계곡의 물가에 많은 음이온이 우리 몸의 자율신경을 조절하고, 혈액순환을 돕는다. 건강에도 더 좋을 것이다.

탁닛한은 화를 다스리는 도구로 ‘의식적인 호흡과 걷기’를 추천했다. 화가 머리끝까지 솟은 순간 한 번 숨을 들이쉬면 분노한 자신을 느낄 수 있다 했다. 숨을 내뱉으면 분노의 대상을 자각하게 된다. 그렇게 호흡을 세 번 반복하면 자각을 유지한다. 분노의 현장을 벗어나 한 발 내딛으며 숨을 들이쉬고, 또 한 발 내딛으며 숨을 들이마신다.

“가능한 천천히 걸으면서 발에 주의를 모아 발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처음에는 왼발, 오른발 하고 마음속으로 외면서 움직이고 있는 한 쪽 발걸음만 알아차린다. 집중이 향상되면 한 번의 발걸음에서 관찰해야 할 것들이 늘어난다. 발을 들어서 앞으로 이동하고 바닥에 놓는 과정을 분리하여 듦, 나아감, 놓음 하고 이름을 붙여 관찰한다. 다음 단계에서는 똑 같은 과정을 (발을 들고자 하는)의도, 듦, 나아감, 놓음, 닿음, 눌림의 여섯 과정으로 나누어 이름을 붙여가며 알아차린다.”-본문 중
걷는 것을 통하여 화를 다스리고 마음을 다스리고 우리 자신을 수행할 수 있는 방법도 이야기하고 있다. 바쁜 시간을 내어 일부러 도장을 찾아가지 않더라도 올바른 걷는 방법을 통해 우리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맛’이 있는 길을 찾아 떠나 보자.

걷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여기에 소개되는 짧고 긴 산책로가 우리 주변에 있다는 것을 안다면 한 번쯤 가족들과 아니면 혼자서라도 그 길을 찾아 나서지 않을까?

저자는 그런 바람으로 멀리 있는 쉽게 갈 수 없는 길이 아닌 우리 주변의 길들을 구석구석 직접 찾아다니며 자료를 수집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며 직접 느낀 것을 같이 그 맛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길을 소개하고 있다.

고향이 도시이건 시골이건 누구나 어린 시절 목덜미에 땀이 배일 때까지, 땅거미가 지고 어둑어둑할 때까지 뛰어 놀았던 길이 있을 것이다. 먼저 눈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그림을 그리게 되는 그 길을 언제 한번 찾아서 터벅터벅 걸어보는 건 어떨까. 내 잊었던 기억의 재생장치가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이일균(경남도민일보 weekly부 기자)


차례
숲길
마산 봉암동 수원지에 이르는 길
창원 자여에서 우곡사 오르는 길
진해 장복산 옛 국도
마산 진북면 편백나무 숲길
창원 달천계곡에 빠져들다
진주 가호동 대나무 숲길
마산의 금강산 가는 길
창원 비음산 산책로
김해 분성산 천문대 가는 길
마산 내서읍 구봉산 산책로
창원 양곡동 지단골
진주 판문동 상낙원
마산 진동공원묘원의 정적

물길
진주 진양교에서 상평교까지 남강 강둑
비 오는 날 주남저수지
함안 입곡저수지 산책로
창원 동읍의 낙동강 백사장
가덕도 눌차에서 선창까지
마산의 돝섬 해안일주로
길의 향연 거제 지심도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는 삼랑진 강변
거제 홍포에서 여차까지 3.5㎞
버려진 땅 을숙도 남쪽
부산의 다대포 몰운대

산사가는길
하늘에 걸린 고성 문수암 길
연화산 옥천사 길도 좋아라
지리산 대원사 오르는 길
창원 성주사 가는 길
통영 미륵산 용화사
사천 곤양 다솔사 길
해인사 일주문에 이르다
스님들의 행선, 서암에서 벽송사까지

마을길
함안 가야읍 들판과 고분군 사잇길
진해 안민고개 나무 산책로
마산 어시장 밤거리를 걷다
내 마음속 고향길
진해 소사동 들길
수로왕이 허왕후에게 가는 길
마산 쌀재 넘어 감천
진동 선두에서 진전 율티까지
의령 가례면 갑을마을
산청 유의태 약수터 길
창원 동읍 곡목마을 안길
하동 평사리 고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