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개정판)

이국환 지음
쪽수
288쪽
판형
127*188
ISBN
978-89-6545-416-1 03810
가격
18,000원
발행일
2025년 2월 17일
분류
독서에세이
*2019 12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2020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말레이시아, 베트남, 튀르키예 저작권 수출

책 소개

★ 2020 원북원부산 일반부문 선정도서 ★

★ 2019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

★ 튀르키예, 베트남, 말레이시아 번역 출간 ★


동아대학교 최우수 강의교수, K-MOOC 우수강의 선정

이국환 교수가 전하는 ‘불안한 시대의 책 읽기’


내 운명을 바꾼 건, 

스스로 선택한 독서와 글쓰기였다

학생들이 사랑하는 교수이자 동아대학교 최우수 강의교수로 여러 차례 선정된 이국환 교수의 독서에세이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2019년 출간 이후 국립중앙도서관 사서 추천도서 선정되었고, 2020년에는 ‘원북원부산’에 선정되어 1년간 부산 시민이 함께 이 책을 읽으며 사유했다. 

이 책에는 이국환 교수가 그간 써내려간 독서와 글쓰기, 예술에 대한 사유가 담긴 52편의 글이 수록되었다. 이 가운데 다섯 편은 개정판을 출간하며 새롭게 수록된 글들이다. 예술과 철학에 찾은 삶의 무게, 독서와 글쓰기에 대한 애정, 고통과 불안 속에 버티는 삶의 가치,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의미를 저자의 단단한 사유와 새로운 시선으로 만나볼 수 있다. 정해진 길보다 흔들리고 고민하며 걸어온 곳곳에 삶의 의미는 존재할 수 있다. 책은 흔들리고 고민하며 불안을 안은 채, 그러나 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곧 다가올 오후도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다독인다. 


“세계는 의미로 가득 차 있다. 삶의 의미는 내가 애써 걸어 도달하는 지점에 있지 않고 걸어가는 길 곳곳에 존재한다. 단지 스스로 이를 발견하지 못할 뿐이다.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성실하게 산 하루하루가 모여 인생이 된다. 불안하지 않은 삶은 이미 죽은 삶이다. 불안을 끌어안고 우리는 뚜벅뚜벅 나아가야 한다. 그 불안 속에 삶의 의미는 어두운 터널 끝의 빛처럼 또렷하게 나타날 것이다.” _165-166쪽

머뭇거림과 망설임,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이국환 교수가 전하는 ‘불안한 시대의 책 읽기’


저자는 책에서 “도대체 산다는 게 뭘까 싶었는데, 책을 읽으니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고, 하루하루가 좋았다”고 고백한다. 또 글쓰기 덕분에 지금 자신의 삶이 온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교수가 되어서도 학생들에게 책 읽기의 즐거움과 글쓰기의 필요성을 전했다.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강의교수로 여러 번 선정될 수 있었던 이유도 고루한 훈화 대신 책 읽기와 글쓰기로 삶의 변화를 이끌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공독(共讀), 마음의 경계를 허물다」,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에토스(Ethos),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 「독서, 연민과 자기 이해의 여정」 에서 자신의 경험을 통해 독자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행위로 나아가길 독려한다. 그것이야말로 삶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하는 일임을 책 전반에 걸쳐 말하고 있다. 


책만큼 사람과 사람을 곡진하게 이어주는 매개체가 있을까

오늘도 새로운 책연(冊緣)을 기다린다


이국환 교수에게 책은 인연이다. 한 권의 책을 함께 사랑한 인연으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그리고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가 출간된 이후 전국 곳곳의 학교와 도서관의 요청으로 독자들과의 책연을 만들었다. 매일이 똑같은 반복처럼 느껴졌던 시절 책 읽기는 조금은 다른 하루를 살게 해주었고, 글쓰기는 자신의 무의식을 만나는 시간이 되주었다. 일고일문(一孤一文), 한 번 고독할 때마다 하나의 문장이 만들어졌다. 그 문장을 빚어내고자 일상과 마음에 방을 만들고, 그 방에서 고요히 사유를 가다듬었다. 오직 스스로 선택한 독서와 글쓰기만이 운명을 바꾸어놓았노라 고백한다. 

저자가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길어 올린 사유들은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위로를 줄 것이다. 여전히 일상은 굳세고, 여전히 책은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첫 문장                                  

책연(冊緣)이란 말을 좋아한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102

열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깊이 읽고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는 여유가 중요하다. 완전한 몰입으로 책과 만나고, 책장을 덮은 후에 같은 책을 읽은 사람과 대화하고 소통한다. 좋은 책은 굳어진 나를 흔들어놓고 출렁이게 한다. 그 출렁임이 다른 출렁임과 만나 더불어 출렁일 때 자신의 견고한 아집이 무너지고, 우리는 삶의 깨달음을 얻는다.


P.117-118

어린 시절 나는 뤼까였다. 소설 속 뤼까처럼, 어릴 때 내게 책을 권해준 선생님 덕분에 어느 날 기적처럼 눈물을 거두고 책을 만났다. 그 이후로 더는 혼자가 아니었기에 외롭거나 슬프지 않았다. 소설에서 뤼까는 친구와 가족들에게 깊은 상처를 받고 결국 책 속으로 들어가 돌아오지 않는다. 경찰이 실종된 뤼까를 찾아 나섰지만, 그 후로 뤼까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뤼까가 사라진 자리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 모음』이란 책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이었다. 소설은 그렇게 끝났지만 나는 믿는다. 뤼까는 도피한 것이 아니라, 아름답고 낯선 세계를 여행 중이다. 독서는 저자의 집에 머물다 자신의 집을 지어 떠나는 행위이다. 뤼까는 책 속에 머물며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다시 세상으로 나올 것이다. 그리하여 자신의 집을 단단하게 지을 것이다. 


P.131  

글쓰기가 어려운 것은, 글쓰기가 세상에서 가장 요행과 우연이 없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제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글 쓰는 일이 소수 전문가에게 주어지는 권력이 아니라 삶을 풍요롭게 살고픈 이들이 선택하는 권리가 되었다. 글쓰기는 삶을 이해하기 위한 수공업이며, 부단히 노력하면 누구나 글쓰기로 자기 삶의 장인이 될 수 있다. 

예순아홉 살 여학생의 과제 중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글이 있다. 맏이로 자라, 결혼 후에도 친정엄마를 모시며 동생들 학비를 대고 결혼시키는 동안, 정작 자신의 손에 가락지 하나 없었다는 푸념을 돌아가신 엄마의 사진 앞에서 풀어놓는 글이다. 그녀의 글에서, 사진 속 엄마는 일흔을 앞둔 딸에게 속삭인다. “넌 나의 최고의 딸이야.” 그녀의 글이 그녀의 생을 위로해주었고, 예순아홉까지의 생에 의미를 부여해주었다.


P.201-202 

더 큰 문제는 우리가 몸담은 공동체가 정의롭지 않다는 것이다. 자본주의는 공동체를 해체하고 그 자리를 시장으로 대체했다. 정치와 경제, 언론 권력은 음성적으로 결탁하여 일상화된 탈법과 비리, 자본을 향한 과도한 욕망에 포획되었다. 학교와 직장에서 남보다 더 나은 성과를 강요받으며 구성원 간의경쟁은 이제 덕목이 아니라 규율이 되었다. 경쟁은 타자를 받아들여 서로를 살리고 성숙시키기 위한 것이지 상대를 억압하고 낙오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지성의 전당이란 대학마저도 학생들을 상대평가로 등급화하고, 교수들은 실적에 따라 보수에 차등을 두며, 학과는 취업률에 따라 줄을 세운다. 학교가 이럴진대, 이윤을 추구하는 사기업이 어떨지 짐작이 된다. 구성원이 제로섬의 경쟁을 내면화하면 그 공동체에서 폭력은 관행이 되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폭력은 우리 안에 잠행한다. 수전 손택이 『타인의 고통』에서 경고했듯, 우리는 폭력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 심지어 뉴스를 통해 타인의 고통을 스펙터클로 소비하며, 정작 우리 자신에게 가해지는 폭력에 둔감해진다. 


P.286

팬데믹이 길어지며,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이들은 원래부터 일상을 소중히 여겼을지 궁금해졌다. 일상은 신기하다. 일상은 우리가 가장 지겨워하는 대상이면서, 동시에 잃을까 두려워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출퇴근의 어려움, 매일 반복되는 업무, 늘 대하는 얼굴들에 권태와 피로를 느끼면서도 실직이나 퇴직으로 이러한 일상이 무너질까 두려워한다. 그러면서 일상에서 벗어나려 주말이면 고속도로를 메우고, 여가 생활에 시간을 쏟지만, 피곤한 몸을 이끌고 돌아오면 다시 일상이다. 오늘도 우리 일상은 이렇게 권태와 불안 사이를 배회하며 지속된다.



저자                                                                       

이국환

동아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현대문학과 독서교육을 강의하고 있고, 교육대학원 독서교육전공 책임교수를 맡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만남은 문학과 아내라 생각한다. 아내를 만나기 전에는 책으로, 아내를 만난 후에는 사람으로 세상을 배웠다. 천성이 내성적이라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책과 영화, 음악을 통해 행복을 느낀다. 울적할 때는 기타를 연주하거나 자전거를 탄다. 주로 고민이 있을 때 글을 쓰고, 직접 쓴 글을 읽으며 생각을 정리해서 다시 쓰기도 한다.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글이 실리면서 여기저기 글을 드러내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다시 책이다], 라디오에서 [이국환의 책 읽는 아침]을 진행하며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하고 소개했다. 동아대 최우수 강의교수로 여러 번 선정되었고,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에 개설한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이 우수강좌로 선정되었다. 남은 생도 읽고 쓰며 살아가고 싶다. 



목차                                                                               

개정판을 내며 

여는 글


1부 그래도 산다는 것

삶이 예술이 되는 순간 / 낙타, 사자, 어린아이 / 이야기를 돌려드리다 / 아우라, 왕의 오믈렛과 군대 라면 / 낭만의 기원과 가치 / 시를 읽는 이유 / 푼크툼, 덧없이 흘러 아름다운 인생 / 사랑은 기억을 공유하는 것 / 잃어버린 고독을 찾아서 / 원숙한 늙음을 고민한다 / 미더운 말은 아름답지 않다 / 소설을 읽는 이유 / 우리는 왜 환상문학을 읽는가


2부 그래도 안다는 것

독서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 지지위지지 부지위부지 / 공독(共讀), 마음의 경계를 허물다 / 독서, 인간의 으뜸가는 일 /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 / 뤼까가 책을 읽는 이유 / 진정한 독자 / 타인의 삶과 리빙 라이브러리 / 에토스(Ethos), 운명을 바꾸는 글쓰기 / 과거로부터 배우는 지혜 /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치 / 독서, 연민과 자기 이해의 여정


3부 그래도 견딘다는 것

용서의 윤리는 완결될 수 있는가 / 스트레스는 중력이다 / 불안은 영혼을 잠식하는가 / 젊은 날의 방황은 아름답다 / 자존심보다 자존감이 중요한 이유 / 다산 정약용과 체 게바라 / 우리는 생각한다, 고로 우리는 존재한다 / 시간의 놀라운 발견 / 자전거를 타는 이유 / 행복의 세 가지 조건 / 폭력은 인간의 숙명인가 / 애도, 슬픔을 기록하는 슬픔 / 소설이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까닭


4부 그렇게 살아간다는 것

드라마와 어머니의 공감일지 / 착한 사람들의 사회 / 우리 시대에 통과의례가 필요한 이유 / 호기심은 젊다 / 책연(冊緣) / 사람을 알아보는 세 가지 방법 / 가족이라는 이름의 숙제 / 부모로 산다는 것 / 가족음악회의 가치 / 여자는 남자와 뇌가 다르다 / 지역 신문이 가야 할 길 / 신문과 하이퍼로컬 저널리즘 / 확신은 모든 소통의 적이다 / 팬데믹과 현대인의 일상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