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살짜쿵 인형

최서현 지음
쪽수
224쪽
판형
120*205
ISBN
979-11-6861-219-8 03810
가격
16,000원
발행일
2023년 12월 7일
분류
살짜쿵

책소개

10년 차 키덜트, 인형이 만든 나의 다채로운 삶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살짜쿵 기분전환

산지니의 에세이 시리즈 ‘살짜쿵’의 네 번째 이야기

인형 수집광 키덜트 크리에이터의 

포근한 안식처 만들기



약간의 결핍이 충만한 삶을 만든다


우리 모두는 내부 혹은 외부에서 기인된 약간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결핍을 채우기 위해 저마다의 노력을 한다. 『살짜쿵 인형』의 최서현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인형을 통해 스스로를 안으며 그 결핍을 메우고 있다. 인형 수집은 저자가 발견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누군가는 인형을 미친 듯이 수집하는 저자를 내면의 큰 모자람이 있는 사람으로 보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욕망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 욕망을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그는 그 누구보다 행복한 사람이다. 

저자는 단순히 취미를 자랑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이 아니다. 결핍과 힘겨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혹은 다른 이유에서 무언가에 몰입하는 경험을 통해 구원받았다는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펜을 들었다. 이 책에는 좋아하는 것에서 힘을 얻고 단단해진 과정과 무언가를 좋아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힘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인형을 좋아하는 마음은 저자에게 두 번째 직업과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저자는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이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어느 날 갑자기 휴대폰을 들었다. 소장하고 있던 인형을 늘어놓고 촬영부터 했다. 발표는커녕 인사하는 것조차 어색했지만 나와 같은 취향을 가진 누군가에게 공감, 정보, 대리만족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유튜버가 되었다. 수십만 명의 구독자를 지닌, 소위 말하는 성공한 유튜버는 아니지만 좋아하는 순간만을 담은 행복의 역사를 써내려 가고 있다. 저자는 인형 수집을 통해 전시도 했다. 만든 것이 아닌 구입한 물건이지만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힘’이라는 주제에 맞춰 자신만의 사랑과 이야기를 전시 공간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이처럼 저자는 좋아하는 마음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다채롭게 채워나가고 있다. 좋아하는 것을 향한 진심 어린 애정과 열정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생각하게 만들 것이다.


무턱대고 산다면 파산을 면치 못할 것이기에


이 책의 저자는 다양한 것을 수집한다. 인형뿐만 아니라 피규어, 마그넷, 오르골과 스노우볼 등등. 수집하는 캐릭터도 다양하다. 디즈니 캐릭터부터 요즘 유행하는 최고심까지. 그 각각에는 매력이 있고 사랑받는 이유가 있다. 그러나 귀엽다고 모든 것을 살 수는 없다.

저자는 인형 수집광이지만 명확한 기준이 있다. 바로 ‘안김성’이다. 이는 인형을 안았을 때 푹 안겨오는 감촉의 정도를 뜻하는 저자만의 단어로 푹신함으로 치환되는 것이 아니다. 캐릭터의 스토리, 인형 털의 재질, 무엇보다 인형이 나를 온전하게 안아주는 느낌이 들어야 한다. 또 다른 기준은 한 번 볼 때 100원, 한 번 안을 때 1,000원의 가치를 지불할 수 있는가이다. 여기에는 다른 사람의 기준이나 시장가격이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오로지 나를 위해, 나의 기준으로 결정한다. 

저자는 섬세한 문체로 자신만의 기준을 풀어나가며 스스로와 추억을 되짚어 나간다. SNS로 모방 소비,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소비가 늘어난 지금, 저자처럼 나만의 기준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키덜트가 된 회사원, 엄마가 된 키덜트


저자의 본격적인 인형 수집은 직장인이 된 후였다. 회사에서는 열정과 능력이 그대로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인형은 확실한 성취를 안겨주었다. 마음의 노선을 확실히 정하고 그에 따른 약간의 노동을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오로지 나를 위해 찾아 나서는 과정.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인형 구매는 결국 나를 들여다보는 것에서 시작해 새로운 에너지 발산으로 이어졌다. 밖에서 얻은 근심과 분노로 너덜너덜해진 마음을 치료하는 건 덤이었다.

저자를 위로해주었던 인형은 아이가 태어나면서 존재 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다. 항상 뽀얗던 인형들이 너덜거리는 모습이 되었지만 ‘수집’이 아닌 ‘행복’을 위해 모은 인형이 기에 아이와 함께하는 취미의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엄마라는 새로운 정체성 앞에서 인형 수집에 대한 애정은 변하지 않았다. 저자가 좋아하는 일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른 방향으로 계속해서 확장되고 있다.

취향이 분명한 사람은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인다. 좋아하는 게 많다는 건 나를 위로할 방법이 많다는 것이고 나를 잘 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수많은 캐릭터, 물건을 다양한 이유로 좋아하는 저자와 함께 찾아보자. 지금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시리즈 소개                                                                  

몸과 마음이 힘들다면 살짜쿵 기분전환. 

살짜쿵은 몸과 마음이 힘든 시기,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는 작은 위로와 위안의 길을 찾는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연관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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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밑줄긋기                                                          

p24-25 방 한가득 쌓여 있는 인형들은 단지 심미적으로 좋다는 것 이상으로 내게 의미가 있었다. 온종일 성격 나쁘고 못생긴 아저씨들과 일하다가, 귀여운 인형들을 바라보면 바로 기분이 사르르 풀리는 것도 사실이지만, 근심 걱정 없는 저 편안한 얼굴의 인형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온종일 골머리 앓던 일들이 우습게 느껴졌다. 하루 종일 날선 말을 듣고 와 너덜너덜해진 마음에는, 폭신한 인형들이 특효약이었다.


p37-38 수집쟁이들이 스스로에게 주의를 줘야 할 타이밍은 바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구매’라고 느껴질 때다. 각자 물건을 수집하는 계기와 이유는 다르겠지만, 적어도 나처럼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수집을 시작했다면 그에 충실해야 한다. 물론 날 위해 수집한 인형이 누군가에게도 행복을 준다면 그것만큼 가치 있는 일도 없겠지만, 나 자신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해 남의 기준에 따라 구입한 것은 결국 내 인형방에서도 외면 받을 수밖에 없다. 잊지 말자, 언제나 나는 나를 가장 위해야 한다.


p106 육아를 능숙하게 잘하는 엄마는 아니지만, 그래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있다. 아이에게 여러 인형으로 다채롭게 놀아줄 수 있다는 것. 나는 우리 아이에게 ‘인형수저’를 쥐여주었다. 엄마가 금은보화는 못 줘도 인형은 충분히 줄 수 있으니까.


p126 나는 인형을 깔별로 정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흰색, 핑크, 노랑, 초록, 파랑, 보라. 같은 색깔 인형끼리 모아놓으면 묘하게 다른 색감의 인형들을 한데 모아 볼 수 있고, ‘얘 옆에 얘가 있다고?’ 싶은, 의외의 조합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특정 캐릭터는 그 세계관 안에서만 존재하고 소비하게 된다. 여러 캐릭터를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기준으로 진열하면 나만의 세계관이 만들어진다. 캐릭터 인형들은 본래의 세계관을 벗어나, 각자의 세계관이 충돌하는 과정을 거쳐 수집가의 새로운 세계관에서 살아가게 된다. 그저 인형을 사서 모아두었을 뿐인데, 꽤나 그럴듯한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p217-218 행복의 가치를 감히 계량화할 수 없지만, 100짜리 좋은 일 한 번보다, 1짜리 즐거운 일 백 번이 우리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든다. (…) 사소한 행복이 자주 찾아올수록 우리는 더욱더 견고하게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사소한 ‘이야기’들이다. 인형 하나를 만나기까지의 여정, 이 친구를 선택한 이유, 처음 만났을 때의 마음, 안김성이 주는 가치, 그리고 끝내 떠나보내게 되었을 때 창출되는 부가적인 행복까지. 나를 향한 끝없는 긍정적인 이야기들이 내 주변을 채워갈 때 비로소 나는 단단해진다.


저자 소개                                                                    

최서현


10년 차 키덜트 인형 수집광. 봉제 인형을 가장 좋아하지만, 피규어와 마그넷, 미니카, 오르골까지 다양하게 섭렵했다. 분명 어린 시절 인형을 충분히 가지지 못한 결핍에 의해 인형 수집광이 되었지만 덕분에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알게 되었다. 행복론에 심취해 있으며, 약간의 결핍이 오히려 충만한 삶을 만들어준다고 믿는다. 하숙생 시절부터 자신의 방을 인형방으로 꾸몄고, 신혼집에도 역시나 인형방을 거나하게 만들었다. 3년 전에는 귀여운 아기를 낳아 ‘인형수저’로 만들어준 것에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10년 차 직장인이자, 5년 차 키덜트 유튜버, 3년 차 브런치 에세이 작가로 활동 중. 『오늘의 덕질』(북폴리오)의 공저자이다.


차례                                                              

프롤로그-‘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의 힘

 

1장 내 인형의 의미

약간의 결핍이 충만한 삶을 만든다

나는 왜 인형 수집광이 되었나

인형 한 번 볼 때마다 100원이라면

인형 사러 비행기 타고 올게

신혼집에 인형방을 만들다

맥시멀리스트가 본 미니멀리스트

나의 모든 일상이 귀엽도록

수집 본능, 나만을 위한 위대한 스토리


2장 인형 수집광이 키덜트 크리에이터가 되기까지

잘하는 게 없어도 유튜버가 될 수 있어요

본업은 키덜트고요, 부업은 회사원입니다

인형도 주시는데 돈도 주신다고요?

예술가는 아니지만 전시를 합니다

나의 인형을 떠나보내며

엄마가 된 키덜트

키덜트 엄마가 인형 수저 아기를 키우며

인형 수집이 회사생활에 끼친 영향


3장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의미

케어베어, ty베어: 빈티지 인형의 매력

디즈니/픽사: 내가 어릴 적 꿈꿨던 모든 이야기

미니카, 작은 피규어: 내 손 안, 나만의 세계

마그넷: 언제든 그때의 나에게로 돌아갈 수 있게

오르골과 스노우볼: 조그맣고 완벽한 행복

요즘의 캐릭터: 때로는 포기해도 괜찮다고

랜덤 뽑기: 랜덤의 맛, 다시는 벗어날 수 없을지니

봉제 인형: 세상은 넓고, 그 인형은 하나뿐이다

어린이 장난감: 아이도 좋고 나도 좋은 장난감


4장 인형 수집이 나에게 알려준 행복

집들이의 맛

선물하기 좋은 사람

이토록 건전한 취미가 또 있을까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기

나에 대한 분명한 정의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