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독섬해전-소설 이사부

김문주 지음
쪽수
272쪽
판형
140*205
ISBN
979-11-6861-124-5 03810
가격
16,000원
발행일
2022년 12월 16일
분류
역사소설

책소개

우리 해전의 시작은 이사부다


해전 하면 많은 사람이 이순신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순신 이전에 왜로부터 우리의 바다를 지킨 장군이 있다. 바로 이사부다. 이사부는 우산국(지금의 울릉도)을 정복하여 우산국과 독섬(지금의 독도)을 신라 영토에 편입시킨 인물로, 독도에 대해서는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하는 인물이다. 독도와 관련하여 많은 역사적, 정치적, 국제적 논의가 있었음에도 이사부는 그동안 주목 받지 못했다. 업적에 견줘 남겨진 역사적 사료가 적기 때문이다. 김문주 소설가는 여기에 의문을 품고 이사부의 우산국 정벌 이후 231년 동안 왜의 침입이 없었다는 『삼국유사』 기록에 주목하여 『독섬해전』을 집필했다.

『독섬해전』은 우산국 편입 과정을 우리 역사 최초의 전선을 만드는 순간부터 그려낸다. 이사부는 실직(지금의 삼척)에서 왜 군사가 백성을 잔인하게 도륙하고 납치하는 것을 본다. 서라벌의 지원군과 함께 이에 맞서 싸웠지만 바다로 도망가는 왜적을 잡을 수 없었다. 신라에는 추격할 배가 없었기 때문이다. 백성을 지키지 못한 이사부의 분노는 전선을 제작하고 수군을 키워 왜적을 무찌르고자 하는 강렬한 의지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는 끝내 우산국을 정벌하고 우산국 땅과 독도 앞바다에서 왜적을 섬멸하는 데 성공한다. 백성들의 울분만 가득 찼던 바다에 이사부가 처음으로 승리의 함성을 남긴 것이다.


그리스에는 트로이 목마, 우리에겐 목우사자


세계 전쟁사에서 계교로 빠지지 않는 것이 트로이 목마이다. 트로이 목마를 이용하여 승리한 그리스인들과 같이 이사부는 나무로 만든 사자 조각상(목우사자)을 이용했다. 『독섬해전』은 목우사자로 위협하여 전쟁에서 승리를 쟁취했다는 역사 기록에 이사부가 사자를 만난 순간, 목우사자를 계획한 이유, 유황 불화살 접목 등을 가미하여 개연성을 높였다. 더불어 전선을 만들고 왜적과 결투하는 박진감 넘치는 메인스토리와 함께 지증왕의 왕권 강화, 신라의 불교 전파, 하슬라(현재 강릉시) 군주의 모습 등 다양한 서브스토리를 정교하게 만들어냈다.

역사적 기록에 저자의 상상력을 더한 『독섬해전』은 이사부의 위업을 설득력 있게 서술하는 동시에 인간 이사부를 그린다. 이 소설에서 이사부는 백성과 대의를 위하는 영웅인 동시에 실수하고 고뇌하는 인간적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의 잘못된 판단으로 목숨을 잃은 군사에 대한 죄책감, 모든 것이 무너졌을 때 느낀 상실감, 절망감 등 신라 장군이라는 단면에서 벗어난 이사부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신분, 성별을 넘나드는 매력적인 캐릭터


김문주 소설가의 작품에는 항상 매력적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번 『독섬해전』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 누이를 순장하려는 귀족에게 돌을 던진 뒤 방황하다 이사부를 만난 퍼리, 왜에게 죽은 아들과 납치당한 딸의 복수를 위해 전선 제작에 협력하는 쌍노, 왜에게 납치당해 우산국에서 무녀로 착취당한 꽃내, 권력욕을 숨기지 않는 아리솔까지. 이 소설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신분과 나이를 막론하고 각자의 스토리를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당신도, 당신을 연모하지 않는 여인과 혼인할 거잖아. 하슬라를 위해.”

실직 원로 안일공의 딸인 아리솔은 이사부와 직접 거래하고 권력을 좇아 결혼한다. 남성 캐릭터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서사를 가진 아리솔은 남성 중심으로 흘러갈 수 있었던 이야기를 환기시킨다.

 

신라만의 배를 만들다


이 소설은 해전과 더불어 배에 집중한다. 배를 만드는 과정과 형태, 돛대 등 빠르고 안전한 신라만의 배를 만드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사부는 실직의 원로들을 설득하고 백성을 모아 함께 선소를 만든다. 태풍으로 선소와 배가 망가지는 시련 속에서도 신라 전선을 향한 열정을 멈추지 않는다. 독자는 떼배와 같은 작은 배가 목우사자를 태울 만큼 거대한 전선이 되는 순간, 전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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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동트지 않은 새벽을 향해 바람이 물살을 세차게 밀었다.


책 속으로 / 밑줄긋기                                                          

p17 “우리는 왜 추격할 배를 준비하지 않았습니까?”

이사부는 장수들을 둘러보며 원망스럽게 내뱉었다. 아무도 그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가슴속에서 이글거리던 불꽃이 사그라들자, 이사부는 자신의 질문에 대한 답을 스스로 깨달았다. 신라군은 배가 부족하고 수군이 따로 없었다. 왜군과 해상전을 치러본 적이 없었다. 어린아이를 죽여 씻기게 한 잔인한 바다. 저 바다로 나가 놈들을 잡을 수 있을까.


p97 “먼저 사람이 되라 하신 가르침, 처음에는 천한 신분에 사람을 죽인 놈이라 안 된다는 말씀인 줄 알았습니다.”

“너는 천하지 않고 살인을 한 것도 아니다.”

퍼리의 표정에 부끄러운 듯 기쁨이 드러났다.

“훈련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제 화살의 끝, 칼날의 끝이 감정에 휘둘리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었다는 걸요.”


p184~185 “복수를 해 주십쇼. 꼭 우산국을 치십시오.”

“다음번에는 저도 데려가 주세요. 우리 형님은 죽었지만 제가 꼭 우산국을 칠 겁니다.”

소년의 외침에 다들 눈가를 훔쳤다. 서라벌의 귀족들에게선 원망과 질타를 받았지만, 정작 가족을 희생시킨 백성들은 그를 원망하지 않았다. 원망이 왜 없을까마는 그것을 숙명이라 받아들이는 순박한 사람들이 더욱 가여웠다.


p204~205 “하슬라의 성주가 그토록 되고 싶소? 연모하지도 않는 사내와 혼인할 만큼”

아리솔이 부루의 깊은 눈을 똑바로 보았다. 무슨 말인가를 하려다 멈칫하고 아리솔은 입술을 깨물었다. 커다란 눈에 물기가 차오르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당신도, 당신을 연모하지 않는 여인과 혼인할 거잖아. 하슬라를 위해.”


p237 비어 있는 목우사자의 몸속에서 명사수들이 활을 잡고 섰다. 유황 뭉치를 매단 화살을 걸었다. 목우사자 옆에 대기한 군사가 화살 끝에 불을 붙였다.

“쏘아라!”

사자의 입에서 시퍼런 불덩이가 날아갔다. 불을 뿜는 사자를 본 적들은 성 위에서 혼비백산했다. 불화살은 대부분 성벽에 닿거나 수풀에 떨어졌다. 성문 앞 수풀에 불이 붙어 성벽을 타고 오를 기세였다.


저자 소개                                                                    

김문주


1995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후, 2002년 문학사상사 장편동화 공모전 신인상, 2019년 『이 물고기 이름은 무엇인고?』로 아르코창작기금, 2019년 무예소설공모전 대상을 수상하였다. 그 외 한국안데르센문학상과 경남아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장편역사소설로 『부여의자』, 『랑』, 『백제신검』(2020년 무예소설대상수상작)을 집필하였다.

장편동화로는 『할머니, 사랑해요』(2002년 신인상 수상작), 『할아버지와 키 작은 도둑』, 『천사를 주셔서 감사해요』, 『왕따 없는 교실』, 『똥 치우는 아이』, 『봉구뽕구 봉규야』, 『사랑해요 순자 언니』, 『오빠의 선물』, 『학폭위 열리는 날』, 『바다로 간 깜이』, 『이 물고기 이름은 무엇인고?』, 『허수아비 김 참봉』 등이 있다.


차례                                                          

해적의 침입

너의 길을 가라

그곳, 실직

사마왕의 배

해암스님

선소를 세우다

군주가 되다

활은 몸이요 화살은 정신이다

수군의 첫 전투

우산국이 보인다

하슬라

독섬에 닿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

닿지 못한 섬

재회

신녀 꽃내

하슬라의 군주가 되다

화공전술

비밀병기

출정하라

우산국을 정벌하다

칼의 끝, 섬멸하리라

독섬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