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황은덕 소설가의 공감공부

황은덕 지음
쪽수
270쪽
판형
135*200
ISBN
978-89-98079-46-8 03810
가격
16,000원
발행일
2022년 1월 14일
분류
한국사회비평/칼럼

책소개

『우리들, 킴』으로 사각지대에 놓인 소수자를 따뜻하게 품은 황은덕 소설가

다시 한번 에세이로 모두를 포옹하다


공감은 힘이 세다 


세월호 비극의 아픔,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문재인 새 정부 출범과 이듬해의 남북정상회담, 인권 운동과 미투 운동, 그리고 코로나19 확산까지…. 현 시대를 읽는 작가의 안목과 성찰이 글마다 녹아 있다. 작가는 이러한 기록의 과정 속에서 삶의 방향성을 찾는 시도를 하고, 공감을 공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공감 능력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이 책은 총 6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에서 작가는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글로 마음으로 공감하고, 깨어 있는 시민의식으로 권력의 타락을 막은 사례를 비평하며, 우리 한국의 문화를 타자의 시선으로 돌아보며 무심코 지나친 한국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전달한다.


벗겨진 ‘신발 한 짝’의 의미


대한민국은 (왕정이 아니라) 민주공화국이며, 주권과 권력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에게 있다는 당연한 명제를 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 그것은 격랑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국가의 근본이념을 되새김으로써 민주주의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자 하기 때문이다. -「역모가 민의가 되기까지」 중에서 

1987년 이한열 열사의 죽음, 그 현장에 있던 한 짝의 운동화와 2016년 검찰청사로 향하던 최순실이 남긴 한 짝의 명품 신발. 이 두 사람이 남긴 신발은 각각의 시대와 역사를 대변한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한 켤레의 신발에 공명하는 작가의 시선을 만나보자.

책의 2부에서는 이와 같은 우리나라 권력의 역사를 김숨 소설가의 『L의 운동화』, 촛불 집회와 이문열 소설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과 『1984』, 영화 <택시운전사> 등 여러 작품을 통해 재조명하고 우리가 어떠한 시각을 가지고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는지 돕는다. 

최근 5년 동안 한국 사회를 뒤흔들었던 사건들을 재조명하는 작가의 글은 우리 사회가 지금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독자들로 하여금 다시 돌아보게 한다. 


‘미안해, 사랑해’방식은 달라도 소중한 공감


“고통에 공감하는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그리고 모두 소중하다.”


오늘, 세월호를 다시 기억한다. 진실은 여전히 물속 깊숙이 수장되어 있고, 슬픔은 망각과 조롱에 시달리고 있다. -「미안해, 사랑해」 중에서

2014년의 세월호 사건은 우리를 가슴 시리게 만들었다. 작가는 물속 깊은 곳에 숨어 나오지 않는 그 진실을 꺼내기 위해 그곳을 열심히 헤엄친다. 그만의 방식으로 고통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차별과 학대의 역사는 인류가 문화유산을 축적해온 시간만큼이나 유구하다. 강남역 인근의 화장실과 수락산 등산로에서 여성이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던 가해자의 무의식에 여성혐오 이데올로기가 각인될 정도로 긴 시간이었다.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은 ‘약자로서의 여성’을 목표물로 삼았다는 점에서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여성과 어린이와 장애인과 성소수자를 향해 가해져온 저 유구한 폭력의 역사적 고리를 끊어 놓을 제도적 장치와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성혐오’ 이데올로기」 중에서

입양인에 대한 그의 관심도 여전하다. 이전의 『한국어 수업』과 『우리들, 킴』에서부터 이어져온 입양인과 소수자에 대한 따스한 시선은 입양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여성혐오’에 대한 논의도 잊지 않는다. 특히 고전문학에서부터 바탕이 된 여성혐오 서사에 대해 꼬집는 그의 예리한 시선은 우리에게 익숙한 고전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한다. 


연대, 공존 위한 공감은 공부되어야 한다


“나 혼자 잘 먹고 잘살면 그만인 세상이 아닌 것이다.”


돈의 위력이 세상의 모든 가치와 신념을 집어삼키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젊은 세대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으며, ‘내 집 마련’이라는 꿈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 혼자 잘 먹고 잘살면 무슨 소용인가. 작가는 지금이야말로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움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진짜 공부’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독서, 여행, 대화, 만남 이 모든 것이 공부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개인용 컵을 사용하는 친구를 보고 환경을 지키는, 불편해지는 삶의 방식을 배우고, 생각지도 못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사람을 보고 지금 내가 행복의 조건으로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본다. 국내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최근의 추세에 타자의 고유문화를 이해, 포용하려는 다문화 인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알베르 까뮈의 『페스트』를 통해 팬데믹을 이겨 나가는 연대와 희망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한다. 

코로나19를 헤쳐나가기 위해서 작가는 이렇게 ‘진짜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형태와 공존의 방식을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팬데믹은 우리 사회와 인류의 오만과 편견, 제도와 정책의 빈틈을 드러냈다. 황은덕 소설가는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인류와 인간이 갖춰야 할 필수 덕목으로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 공감은 공부되어야 한다고.



연관 키워드

#공감 #세월호 #촛불집회 #칼럼 #코로나19 #민권운동 #역사 #차별 #소통 #연대



책 속으로 / 밑줄긋기

P.24

미안해. 사랑해. 사실, 이 말은, 우리 모두가 희생자와 그 가족에게 건네야 할 말이다. 그런데 요즈음 희생자 가족들이 삭발과 단식을 감행하고 있다. 희생자 가족이자 국민으로서 당연히 요구해야 할 사항을 격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런 국가에 살고 있다. 


P.109

평범한 사물이나 일과를 작품으로 빚어내기 위해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예술적 기교나 전략이 아니라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모든 예술은 삶에서 흘러나오는 것이고, 일상이 예술이 되는 그 마법의 순간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결국 삶을 제대로 사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가야 할 테니까.


P.157

어떤 글쓰기는 작가가 자신의 영혼을 모두 내주고 스스로 영매가 되어야만 가능해진다. 그리고 어떤 독서는 그 자체만으로도 타인의 고통에 한발 다가서고 역사를 기억하는 일이 된다. 


P.233

돈의 위력이 세상의 모든 가치와 신념을 집어삼키는 시대. 지금이야말로 ‘진짜 공부’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 어떻게 살아야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공동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지 성찰하고 모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 소개

황은덕

전남 무안과 광주에서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을 보냈다. 성인이 된 후 서울과 필라델피아에서 각각 방송작가와 시간강사로 일하며 생활했다. 미국에서 10여 년 동안 고군분투하며 살다가 귀국하여 부산에 정착했다. 귀국 후 자신을 위해 맨 먼저 한 일이 책 읽기와 소설 쓰기였다. 처음으로 완성한 단편소설이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한국어 수업』, 『우리들, 킴』 번역서 『한나 아렌트와 마틴 하이데거』 등을 펴냈다. 제10회 부산작가상, 제17회 부산소설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부산대학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다. 



차례

머리말 


1부  당신의 고통

두려움과 마주하기

당신의 고통

잔혹한 시절

미안해, 사랑해

어떤 전시회-‘노 디렉션 홈’

‘채식주의자’와 폭력

‘여성혐오’ 이데올로기

뜨거운 포옹

마음의 빚 

달콤쌉싸름한 소설가 

우토로 마을과 소녀상

3월에 여성의 삶을 생각한다

어떤 축제

흑인 민권운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부  신발 한 짝의 의미

소설을 읽으면 투표를 잘할 수 있다고요?

알파고와 선거

‘동물 농장’과 권력의 속성

신발 한 짝의 의미

역모가 민의가 되기까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떠나보내며

소설가 이인화의 추락과 그 이후

상처와 분열의 언어를 넘어서

선거와 프레임

심상정을 다시 읽다

대통령의 새로운 길

마음의 빚을 지우는 '택시운전사’

노무현 대통령을 기억하는 방식

언론과 권력에 관한 세 편의 이야기 


3부  레위니옹에서 온 손님 

레위니옹에서 온 손님

한국 문화를 배우는 즐거움

일상이 예술이 되는 순간

우리 모두의 김

나이 듦에 대하여

한 시대가 끝나고 있다 

이방인을 대하는 당신의 시선

‘신과 함께’ 스토리텔링의 매력에 빠지다

사람이 하늘이 되는 세상을 꿈꾸다

2019년 가을에 만난 <82년생 김지영>

사랑과 평화의 불시착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삶을 위로하고 추억을 부르는 노래들


4부  역사의 상처와 치유 

봄이 온다, 꽃이 핀다

역사적인 하루

역사의 상처와 치유

전쟁과 부끄러움

타인의 고통에 다가서기

북한의 언어와 문학 

부끄러운 문학상에 대하여

백년의 기다림-그녀들의 이야기

정치와 거짓말

무라카미 하루키와 역사의식

노근리 진실이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덕혜옹주를 다시 생각하다

고결한 삶의 방식, 독립운동

램지어 교수의 논문을 읽고


5부  사르트르와 카뮈의 묘소를 찾아서 

살인자의 내면과 소설가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걷다

기억과 망각을 이야기하다-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차학경!

아름다운 소설

그대의 고운 머릿결을 떠올리니

요산 소설을 낭독하는 시간

추리문학의 밤

결혼 제도를 심문하다

사르트르와 카뮈의 묘소를 찾아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만난 이창래 

우리 곁의 문학, 부산의 장소들

고 윤정규 소설가를 기리다

지역 문학을 향유하는 시선들


6부  공존의 방식

진짜 공부

일상을 불편하게 하는 진실

행복 정동

소설 쓰기의 윤리와 독자

노년에 대하여

외국인 유학생 시대와 다문화인식 

‘라라 오디오북’-지역 작가를 조명하다

우리 안의 디아스포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연대와 희망

공존의 방식

문화예술인 고용보험 적용에 부쳐

도서정가제, 문화 다양성을 지키는 버팀목

친환경 실천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