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핑 외 7인 지음 | 김태만 편역
쪽수 | 224쪽 |
---|---|
판형 | 148*210 |
ISBN | 978-89-6545-406-9 03820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17년 3월 13일 |
분류 | 산지니시선 02 |
*2012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도서
책소개
21세기 중국 당대(當代) 시인 8인의 시선집
시선집 『파미르의 밤』은 칭핑(淸平), 황찬란(黃燦然), 양샤오빈(楊小濱), 시촨(西川), 짱띠(臧?), 시뚜(西渡), 쟝타오(姜濤), 쟝하오(蔣浩) 등 중국 당대(當代) 시인 8인의 시를 편선(編選)하고 번역한 시집이다.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 김태만 교수가 편역을 맡아주었다. 선별한 시인 8명은 1962년생 칭핑(淸平)에서부터 1971년생 쟝하오(蔣浩)에 이르기까지 모두 60년대 이후 출생한 40대, 이른바 ‘류링호우(六零後)’ 시인들로서 우리와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며, 90년대 이후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세기를 마감하고 21세기로 진입해가는 과도기 중국 보통 시민의 삶의 편단을 이야기하는 이 시들을 통해 독자들은 현대 중국 사회를 들여다보고, 다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중국 지식인의 정신세계의 또 다른 일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중국 사이에 시인이나 시 연구자의 교류가 그다지 적은 것은 아니었지만 중국의 당대 시집이나 시 작품을 국내에 번역해 소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그런 가운데 중국의 당대 시인 8명을 선별하여 대표작 10수씩을 번역, 출간한 것은 중국의 현대문학, 특히 중국 시문학의 경향을 이해하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세심하고 엄정한 태도로 언어를 다루면서 시적으로 표현
구체적으로 시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하나같이 당대 최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할 만하다. 현실에 대한 강렬한 관심과 탁월한 상상력을 보여주면서도 당대 시가 얼마만큼 단순 간결해질 수 있는지를 확인시켜준 칭핑, 매우 자유스러운 구어적 박자로 노래함으로써 신시의 음악성에 대한 탐구를 위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황찬란, 희극적 반어를 동원해 현실을 분석적으로 드러내주는 양샤오빈, 산문과 운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듯한 글쓰기와 특히 능수능란한 경구(警句)를 통해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시촨, 제3세대 중에서도 가장 영향력 있는 시인으로 창작과 평론 모두에 성과를 보이며 넘치는 에너지와 탁월한 예술적 기량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짱띠, 고전적 극기와 절제로 영혼의 고통을 드러내면서도 내재적 수양에 희망을 걸고 있으며, 순수한 품격으로 스스로의 체험과 이상을 완벽하게 결합시키려고 시도하는 시뚜, 1970년에 출생해 예리한 통찰력과 자기억제, 냉정한 표현으로 매우 깊고도 정확하게 당대적 경험을 파악하고 있는 쟝타오, 역시 70년대 출생자 중 가장 탁월한 시인 중 하나로 동시대 시인에게서 볼 수 없는 시에 대한 경건함을 보여주는 쟝하오 등은 그 나름대로 모두 충분한 의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모험 가득한 중국 시문학의 세계 『파미르의 밤』
편역을 한 김태만 교수는 이 책의 제목을 “파미르의 밤”이라 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이탈리아 상인의 아들 마르코 폴로가 지중해를 떠난 1270년, 아직 칭기즈 칸의 몽고가 아시아의 태평양에서 대륙을 건너 유럽의 대서양까지 통일해 지배하던 시기였다. 해상 루트가 위험천만이던 당시, 바다를 포기하고 육로로 해발 7∼8천 미터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높고 험한 파미르 고원을 넘어 중국으로 향했다. 당시는 중국이 곧 세계였다. 16세 마르코 폴로는 파미르 고원을 넘어 비로소 세계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쟝하오가 친구 시뚜에게 바친 시 「파미르의 밤」은 “설산이 눈을 녹이는 온기를 불어 보낸다. / 자고 싶지 않다는 것은 깨고 싶지 않다는 것, / 검은 구름이 시끌벅적하게 산등성이를 들고 달려온다.”라고 ‘친구와 함께 별을 헤며 암흑 속의 설산 고원을 감상하던 파미르의 어느 밤’을 묘사하였다. 눈이 시리도록 찬란한 별들이 쏟아지는 고원의 밤에 잠들지 못한 채, 캄캄한 어둠 속으로 먹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떠남과 귀향을 생각했을 것이다. 마르코 폴로가 처음 도달한 그 ‘파미르의 밤’도 그랬을까? 중국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중국은 미지의 호기심에 공포가 뒤섞인 모험의 땅이었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중국의 문학 세계, 특히 시 세계는 어쩌면 더 그럴지 모른다. 그런 생각에서, 미지의 중국에 대한 모험 가득한 기대를 전달하고자, 이 시선집의 이름을 쟝하오의 시 제목을 빌려 와 『파미르의 밤』으로 정했다.
파미르의 밤
-시뚜西渡에게
별을 보러 한밤중에 자네를 깨워 끌고 나왔다.
…… 솟아라,
홀의 페르시아 카펫이 더럽고도 낡았다.
강변의 풀밭이 희미한 빛살을 흩뿌린다.
걸음을 멈춘 말馬,
풀을 씹고 있고, 등엔 낙인 자국도 없다.
자네가 나에게 북두칠성을 가르쳐 줬지,
낯선 거리, 낯익은 불빛,
우리는 여기서 태어나지 않았다.
주변의 산, 인근의 돌로 만든 도시,
모두들 이름이 있건만, 어두컴컴하여,
얼굴을 보면서 얘기할 필요는 없다.
차는 끊겼고, 오는 길이나 가는 길이나,
너와 나의 구별도 없다. 도중의 호수,
도중의 반은 알 수 없는 것들.
설산이 눈을 녹이는 온기를 불어 보낸다.
자고 싶지 않다는 것은 깨고 싶지 않다는 것,
검은 구름이 시끌벅적하게 산등성이를 들고 달려온다.
위를 보면, 베이징北京, 지앙난江南 그리고 쓰촨四川,
윤회의 발가락이 드러난다.
파미르, 타지크, 타쓰쿠얼간.(2007. 12. 18, 하이덴다오에서)
편역 : 김태만(金泰萬, TAE-MAN, KIM)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동아시아학과 교수. 부산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20세기 전반기 중국 지식인소설과 풍자정신」이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부터 한국해양대학교 국제대학 동아시아학과에 재직하면서, 중국현대문학 및 중국지역문화학 등을 강의하고 있다.
저서로 『유교문화와 동아시아의 미래』, 『변화와 생존의 경계에 선 중국지식인』, 『중국의 한류,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공저), 『영화로 읽는 중국』(공저), 역서로 『바다가 어떻게 문화가 되는가』(공역),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공역), 『그림으로 읽는 중국문학 오천년』(공역) 등이 있다. ktm2170@gmail.com
차례
서문: 영혼과 영혼을 잇는 고리-홍즈청(洪子城, 베이징대학 중문과 교수)
1. 칭핑(淸平)
공자孔子
물고기
시대의 하루
9월 26일
천성시天性詩(for friends)
신비시神秘詩
옛 기억 속의 포도밭
허무시虛無詩
세상의 어느 하루(2)
혹은 애도하거나……
2. 황찬란(黃燦然)
두보杜甫
그래, 하지만 네가 틀렸어
할머니의 묘지명墓志銘
아내가 집을 나갔다
믿음
일상의 기적
모자도母子圖
빌딩의 노래
자비경慈悲經
내가 아는 한 여자
3. 양샤오빈(楊小濱)
여女 태양을 위한 건배
포스트 투약주의
포스트 판매주의자의 주기週記
지난번 여행 : 삼행시 한 세트
패션샵 ‘헤픈 여자’
파리의 봄날
심야의 차차차
횡단보도의 즐거운 주말
노출露出
일상의 만가輓歌
4. 시촨(西川)
경의를 표하며
겨울
액운C 00024
액운 F 00202(신원불명)
액운U 20000
계율戒律
필요 없다
아는 사람
별 볼일 없는 인간
샤오라오얼小老兒
5. 짱띠(臧?)
영물시詠物詩
조지아 오키프를 기념하며
랭보를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
에곤 쉴레(Egon Schiele) 기념 협회
주하이珠海 견문록
신기유信其有 협회
웨이밍후未名湖 총서叢書
진리는 아마도 네 편에 있다 총서
오랜 세월의 근심 총서
수선사水仙史 총서
6. 시뚜(西渡)
가장 작은 말馬
죽음의 시
바다를 위해 쓴 탱고 한 곡
꿀벌
거미
매화 삼농梅花三弄
가을의 노래
무변락목無邊落木-두보杜甫
해당화
구름에 매달다-뤄이허駱一禾를 기리며
7. 쟝타오(姜濤)
나의 바그다드
시 쓰는 생활
피테쿠스의 부락部落
학교의 밤
클라이막스
강사가 된 어느 오후
푸른 언덕
울란바토르의 눈
사쿠라櫻 나무 아래서
8. 쟝하오(蔣浩)
무정시無情詩-7월 29일을 기념하며
손 가는 대로 쓴 시-진이晋逸에게
바다의 형상
11월 30일, 징원동敬文東과 헤어진 후에 쓰다
창窓
을유乙酉년 가을 어느 오후, 우용吳勇과 허신다오河心島에서 차 마시며 해오라기를 보다
새해 첫날, 온종일 내리는 눈
신시新詩
파미르의 밤-시뚜西渡에게
작은 것-SL에게
회구(懷舊)와 시선(視線), 그리고 시선(詩選)
해제: 회구(懷舊)와 시선(視線), 그리고 시선(詩選)-김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