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내 이름은 페르마타

신동욱 지음
쪽수
224쪽
판형
110*178
ISBN
978-89-6545-735-0 02670
가격
12,000원
발행일
2021년 7월 1일
분류
일상의 스펙트럼 06

책소개

예비 선생님의 못 말리는 클래식 ‘덕질’라이프
그의 일상에 스민 클래식을 발견하는 순간
당신도 이미 클래식화되어 있을 것이다.

‘제와피’와 ‘지아코’ 전에
‘바흐’와 ‘쇼스타코비치’가 있었다


여기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20대 청년이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과 호두까기인형 모음곡을 듣는 것이 진리라는 이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클래식 애호가로서의 면모를 과감하게 드러낸다. 시그니처 사운드 하면 ‘제와피’와 ‘지아코’보다 ‘바흐’와 ‘쇼스타코비치’를 먼저 떠올리고,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에 온전한 LP판을 발굴하기 위해 음반 가게를 전전한다. 여행의 피로는 온천보다 클래식 공연으로 씻어내야 한다는 이 못 말리는 클래식 애호가의 여정은 클래식이 가지고 있는 무겁고 마이너하다는 편견을 ‘클래식 덕질’로 승화시켜 버린다. 그의 ‘덕질’을 따라가다 보면 어쩌면 나도 모르는 새에 클래식 애호가가 되어 있을지 모른다.


클래식은 내 아이덴티티


클래식이 내 아이덴티티가 된 이상, 클래식 음악은 평생 나를 따라다니는 상징이자 취미가 될 것 같다. (p.16)

페르마타는 늘임표를 뜻하는 음악기호로, 음을 두세 배 더 길게 끌어 연주하라는 표시이다. 저자는 평소 자신의 급한 성격을 보완하고 여유롭게 살자는 의미로 이 기호를 자신의 닉네임으로 정했다. 자신의 삶과 성격에 늘임표가 필요하다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도 페르마타를 하나씩 선물한다.
이 책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찾아나가면 되는지,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좋아하는 것이 어떤 일인지에 대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저자의 일상 곳곳에 녹아 있는 클래식에 대한 애정은 카페에서도, 도서관에서도, 심지어 공익근무를 하는 와중에도 불쑥불쑥 튀어 나온다. 그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클래식은 자신의 취미를 찾아 가려는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 느린 일상과 다채로운 매일에 대한 가능성을 선물한다.


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저자는 교육대학교에서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육성재단 ‘엘 시스테마’가 음악을 통해 빈민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처럼 언젠가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실현하는 데에 보탬이 되려 한다. 이 책을 톺아나가다 보면 저자가 클래식 음악과 아이들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기 위해 차근차근 발을 내딛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그를 통해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깨달아 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면 자연히 클래식의 미래에 희망을 품게 된다.


클래식의 대중화가 아닌 ‘대중의 클래식화’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 저자가 바라는 것은 ‘대중의 클래식화’이다. 그를 위해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쓰고, 이렇게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 속에서 특별한 음악으로 취급되어 왔다. 편견으로 외면 받은 좋은 음악들을 일상 속으로 끌어들이려는 젊은 클래식 애호가의 노력은 클래식을 가장 낡고 오래된 음악에서 더 없이 익숙하고 부담 없는 음악으로 만들어 준다. 오늘, 그가 얼마나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지 그의 ‘덕질’ 라이프를 들여다본다면 당신은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이미 클래식화되어 있을 것이다.



시리즈 소개

‘일상의 스펙트럼’은 다채로운 빛깔로 분해되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 시리즈입니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내면의 만족을 찾아가는 사람들의 일과 삶을 이야기합니다.



첫 문장

서울 모 초등학교에서 교생실습을 하던 때였다.



책 속으로

p.13 20대 중반의 나이에 클래식 음악을 찾는 사람은 사실 흔치 않다. 심지어 주위의 나이 많은 어른들 중에도 클래식을 굳이 ‘찾아서’까지 듣는 사람을 보기는 힘들다. 이러한 이유로 클래식 음악은 내 가장 큰 아이덴티티가 됐다. 야구도 좋아하고 여행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만 나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나만큼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주위에 널려 있다. 하지만 클래식에 관해서라면? 그렇게 흔치는 않은 것 같다.


p.132 혹자는 여독을 풀기 위해 일본 여행의 마지막을 온천욕으로 마무리하라고 이야기했지만, 적어도 나는 온천보다는 음악회가 훨씬 피로를 풀기에 좋다. 지끈거리던 머리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싹 나았다. 이것이 바로 음악의 힘이다.


p.164 좋으면서도 마음 한편이 씁쓸해졌다. 우리나라에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이 이렇게 없나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이러다가 언젠가는 클래식 음반을 찾아볼 수 없는 끔찍한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집에 돌아와 노트북을 펴고 오늘 산 클래식 음반들에 대한 소개를 블로그에 주저리주저리 썼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런 것밖에 없어서 아쉽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 하다 보면 언젠가 나도 ‘대중의 클래식화’에 기여할 날이 오겠지!


p.202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갖게 되는 특별한 마음이다. 내 경우에는 당연히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연주회에 가고 싶다. 내 친구들 중 나와 연주회에 함께 가 보지 못한 친구가 없을 정도인데(혹시 있다면 앞으로 같이 가면 된다), 함께 연주회에 가는 일이 친구가 되기 위한 일종의 통과의례가 된 셈이다.


p.209 아이들에게 직접 악기를 가르쳐 주거나, 지휘자가 되어 지휘를 해 줄 수는 없더라도, 스무 평 남짓한 작은 교실에서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음악이, 그중에서도 교향악이 가진 힘과 매력을 전달하는, 클래식 음악으로의 ‘징검다리’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 어쩌면 내가 선생님이 되고 싶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p.213 클래식은 절대 특별한 음악이 아니다. 가장 오래되고 낡은 음악이며, 그렇기에 언제 꺼내 들어도 부담 없는 일상의 음악이다. 독자들에게 이 글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마음은, 다만 그것뿐이다.



추천사

신동욱을 만나면 음악이 들린다. 그는 교향곡이다. 다양한 음악을 보고 느끼고, 마음속에서 퍼즐을 맞추고, 화음을 이루게 하는 음악꾼이다. 피아노 수업 시간에 처음 만난 이 신기한 재주꾼이 대체 어떤 친구인지 궁금해서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넘겨보았던 기억이 아련하다. 피아노, 관현악, 야구, 영어, 컴퓨터, 글쓰기… 블랙홀 같은 이 친구의 능력과 열정은 어디까지인지 아직도 알 수 없다. 다만, 누구보다도 음악꾼인 그가 연주했던 베토벤 비창 소나타의 진지함과 무게감이 아직도 내 마음 한 구석에 한 조각의 감동으로 각인되어 있을 뿐이다. 세계 어느 곳에 있든 음악과 함께 있을 때 가장 완벽한 행복을 누리는, 신동욱이 들려주는 음악 이야기들은 재미와 감동을 줄 것이라 확신한다.
― 최영미(피아니스트 • 서울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교수)


클래식음악을 향유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요즘, 젊고 열정 가득한 이 클래식 애호가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클래식 애호가라, 덕분에 클래식음악의 미래에 대해 많은 희망을 품게 되었다. 음악은 단순히 연주회장을 넘어, 또 교실을 넘어 우리 모두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 이 책이 독자들과 클래식 음악 사이의 그러한 징검다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 이영완(팀파니스트 •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 음악감독)



저자 소개

신동욱


어린 시절, 오디오가 CD를 먹는 모습을 보는 게 재미있었다. 그래서 30장짜리 클래식 전집 CD를 하나씩 바꿔 끼우면서 놀았다. 그렇게 클래식 음악을 처음 만났다.
CD 넣는 재미로 클래식을 듣기 시작한 저자는 어느덧 성장하여 교향악을 특히 사랑하는 스물 여섯 살 예비 초등 선생님이 되었다. 대학 입학 후에는 글쓰기에도 재미를 붙여 서울교대 학보사 편집국장을 지냈으며, KBS 교향악단 대학생 명예 기자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았다. 이때 ‘페르마타’라는 필명을 지었다. 페르마타는 늘임표라는 뜻의 음악기호다. 평소 급한 성격을 보완하고 숨 좀 쉬면서 여유 있게 살자는 뜻으로 지었다.
클래식 음악에 대한 애정은 자랄수록 점점 커져, 오직 클래식 공연 하나만을 위해 방학마다 유럽, 미주 등지로 여행을 떠났다. 2019년부터는 전국 팔도 국내 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를 순례하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진행하기도 했다. 많은 대중들이 클래식 음악을 어렵게 느끼고 있다. 클래식은 멀지 않은 곳에, 우리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 이에 블로그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공연 관람 후기, 명반 소개 등의 컨텐츠를 개발해 꾸준히 소통하는 등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전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종적으로는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시도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실현하는 데 일조하는 선생님이 되는 것을 가장 큰 목표로 삼고 있다.



목차

내 이름은 페르마타
어쩌다 보니 클래식 애호가
CD 세 장짜리 여행
베토벤이라 불리던 초딩
1악장은 조금 긴데요
재수생의 하루는 거슈윈으로 시작된다
이건 만 원이야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음악
우리는 축복받은 청중이다
관객의 톤앤매너
악보를 사수하라
절판된 악보를 구했을 때의 기쁨이란
프로그램에도 궁합이 있다
하우스 룰을 존중해 주세요!
차마 댓글을 달지 않을 수 없는 후기
음악 속 음악
갑자기 ‘쾅!’
‘제와피’와 ‘지아코’ 전에 ‘바흐’와 ‘쇼스타코비치’가 있었다
단 사흘 만에 작품 하나가 뚝딱?
작곡가들의 미신과 징크스
북한의 교향악
참으로 영국스러운
가장 바그너답지 않아서
죽기 전 택할 마지막 음악
딱 초기 스트라빈스키까지만!
신동욱, 쳐 보세요
뉴욕에 가면 반드시 하는 일
조금 제약이 심하다
휠체어 탄 지휘자
하늘에서 내려온 소프라노
세상에서 가장 우렁찬 브라보!
어깨가 들썩들썩
굳이 거기를 가야겠어?
뜻하지 않은 연주회, 운명적인 만남
포도 향 차이콥스키
엘렌 그리모를 좋아하던 그 친구
기차역에서 만난 팀파니스트
클래식이 흐르는 카페
푸르트벵글러가 뭔가?
클래식은 프리패스
잠이 오나, 잠이 오지 않나
초등학교 1학년,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를 만나다
비행기에 타면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
이거 브람스 아니야?
추운 겨울날의 작은 휴식처
더운 여름날에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호두까기인형!
그 티켓, 다시 주세요!
사인 스타일, 연주 스타일
파바로티와 쿠렌치스
도서관 음악 섹터를 완파하리라
나만의 피날레
클래식 투수
너, 내 친구가 돼라!
참 고마운 교향악단
나는 한국형 엘 시스테마를 꿈꾼다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