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

김석환 지음
쪽수
298쪽
판형
140*210
ISBN
978-89-6545-671-1 03810
가격
16,000원
발행일
2020년 09월 10일
분류
한국에세이

책소개

남도에서 만난 사연에서 코로나19까지


기자와 방송본부장, 방송국 대표이사 등을 지내고,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김석환의 첫 번째 에세이집이다. 언론과 미디어의 이론과 실무 등에 관한 저자의 전작과 달리, 이번 책에서는 주로 남도에서 보고 듣고 느낀 이야기와 함께 4차산업혁명 시대와 최근의 코로나19 등에 관한 단상을 전한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는 고인돌 축조 당시에 관한 언급과 함께 ‘확장’의 역사를 말한다. 사람과 공간과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곧 국가의 성장과 발전으로 간주된 것처럼 인류는 인구를 늘리고 길을 확장하고 영토를 넓히면서 ‘문명’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영역을 넓혀나가는 다음 단계는 ‘연결’ 이른바 ‘네트워크’이고, ‘연결’은 다시 ‘초연결’을 지향한다.
이제 세상은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을 넘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연결로 이어지고 있으며, 많은 국가가 ‘초연결’ 세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다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의 코로나19 사태는 가장 극단적이고 부정적인 초연결 사례로 대표되는데…. 남도의 역사, 자연과 함께 펼쳐나갈 언택트(Untact) 사회의 거버넌스 시스템과 시민의식 등에 관해 서술해 나갈 본문의 내용이 새삼 궁금하다.


남도의 추억과 ICT 한국을 관통하는 레거시 미디어를 소회하다


제목에서 이미 과거와 현재, 옛것과 새것,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떠올리게 하는 『고인돌에서 인공지능까지』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과거, 옛것, 아날로그의 감성은 주로 전반부에 녹아 있다. 1부 「남도에서 만난 사연들」에서는 고려와 조선 시대 부유한 고을이었던 나주와 일제강점기의 슬픈 사연을 간직한 고흥,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도시 광주 등 남도를 배경으로 한 역사적인 사건과 그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전한다. 2부 「남도에서 만난 풍경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고인돌 유적지가 있는 화순, 일본에 천자문을 전해준 것으로 유명한 왕인박사의 출생지인 영암, 아기자기한 단풍잎으로 잘 알려진 내장산국립공원 등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글의 중반부로 가면 현재, 새것, 디지털이라는 키워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3부 「ICT 세상에는 ‘지방(地方)’이 없다」에서는 4차산업혁명과 코로나19 가운데 새로운 일상이 된 언택트(비대면) 사회에서 겪은 일들과 그에 대한 단상을 읊고, 4부 「이식된 근대, 제거된 불온」에서는 인쇄, 영상, 정보통신 등 다양한 미디어 속에 투영된 사회와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5부 「남도에서 ‘레거시 미디어’를 읽다」에서는 앞에서 다룬 주제를 종합적으로 전개한다. 남도에서 보고 듣고 경험한 이야기가 언론과 미디어,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인 저자의 시선과 함께 펼쳐진다.


언택트 사회를 살아간다는 것은


앞으로의 세계는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거라는 <뉴욕 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프리드먼의 말이 결코 과언이 아닌 것이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언택트(untact) 사회’는 이제 새로운 일상이 될 수밖에 없다. 고립된 삶이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연결이 메인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언택트(untact)’의 다른 말은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될 수밖에 없다. 교육이나 의료, 상거래, 회의, 일상적인 업무처리 등 많은 부분이 디지털 연결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세상이 되는 것이다.
_‘들어가며’ 중에서

저자는 다시, 지금까지 인류와 역사의 발전 방향이 ‘확장’에서 ‘연결’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디지털 컨택트 세상의 핵심가치는 ‘신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디지털 연결이 중심을 이루는 상황에서 이제는 상대와 서비스와 거버넌스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없으면 일상적인 생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는 과거에 미처 생각하지 않았던, 아니 미래 사회를 예측한 다양한 가설 중에서도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던 세상에 살고 있다. 고통스럽고 견디기 힘들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새로운 정책과 기술 등으로 변화하는 세상에 새롭게 적응해야 할 때다. 한국이 AC(After Corona) 사회의 표준이 되어가는 ICT 기술 시대에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더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때다.



연관 키워드

#남도 #4차산업혁명 #ICT #레거시미디어 #언택트사회 #디지털컨택트사회 #인공지능
#한국인터넷진흥원 #언론인



첫 문장

조선시대의 ‘남도(南道)’는 ‘왕궁이 있는 경기이남’을 총칭하는 단어였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11 우리는, 100년 전 조선인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한국이 AC(After Corona) 시대 세계의 표준이 되어가는 것을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ICT 기술의 발달과 민주적 정부, 성숙한 시민의식이 결합한 새로운 ‘국가사회’ 모델의 출범 말이다.


P.39 매화는 이른바 색(色), 형(形), 의(意)를 모두 갖춘 꽃이다. 그럼에도 때가 되면 매화는 훌훌 털고 계절을 따라 떠난다. 우리 삶도 그렇게 떠날 때를 알아야 하지 않을까.


P.85 전남 담양에는 그림자도 쉬어 가는 곳이라는 멋진 이름의 ‘식영정(息影停)’이 있다. 식영정 앞을 흘러가는 하천은 여름이면 배롱나무꽃으로 붉게 물든다. 그래서 배롱나무를 일컫는 자미탄(紫微灘)이라고도 했다. 국문학 사상 불후의 가사 작품 중 하나인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星山別曲)」은 바로 식영정과 이 일대의 경치를 노래한 것들이다.


P.148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나와 종교가 다르면 외세를 끌어들여서라도 타도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랑과 온유’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 다양성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그래서 같은 편이 아니면 바로 증오와 타도의 대상이 되는 곳에서 ‘혁신을 위한 경쟁과 협력’이 가능할 수 있을까?


P.159 ‘코로나19’ 사태에서 확진자의 동선을 파악해 효율적인 대응을 가능하게 한 것이 위치정보기술이다. 현재 한국의 위치정보산업 시장은 1조 8천억 원, 전대미문의 재난은 역설적으로 위치정보산업의 폭발적 성장 가능성을 확실하게 증명해주었다.


P.263-264 어둠이 가장 짙은 날인 동지를 맞아 나주 목사골 전통시장에서 팥죽 한 그릇을 하며 문득 한 생각들이다. 꽁꽁 얼어붙은 강 아래로 졸졸거리며 물이 흐르듯 어디쯤엔가 봄은 오고 있을 것이다. 제비들의 날갯짓이 그래도 희망이다.



저자 소개

김석환

 현재 한국 인터넷진흥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대학재학 중 부마민주항쟁과 12·12사태, 5·18민주화운동을 겪었다. 1983년 부산MBC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1995년 PSB부산방송으로 이직했으며, KNN 방송본부장과 대표이사를 지냈다. 상과대학을 나와 언론학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미디어와 인문학’, ‘콘텐츠 비즈니스론’ 등의 강의를 하기도 했다.
저서로 『디지털 시대 지역방송 편성』, 『스마트 시대 지역방송 생존과 저널리즘』 등이 있다.
콘텐츠와 언론기업들의 문제에서부터 산업혁명 이후의 헤게모니를 둘러싼 세계와 한국의 근현대사, 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플랫폼 등 4차 산업혁명과 ICT까지 폭넓게 관심을 두고 세상을 읽는 독자적 시야(Insight)를 가지려 노력하고 있다.



차례

들어가며


1부 남도에서 만난 사연들
천자문과 두 거인의 겸손 | 오래된 미래, ‘39-17 마중’ | 꽃이 피면 잎은 지고-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 벼슬 팔아 집안일에 쓴 고종 | 너무 쉽게 잊힌 사람들 | 미망(迷妄)을 끊어야만 건널 수 있는 곳 | 매화는 추위에 떨어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 소설 『태백산맥』과 국가보안법 |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 | 타이포그래피와 문자향서권기 | 재벌오너의 3심, 욕심과 의심과 변심 | 임권택 시네마테크에서 본 한국영화 | 세 번 죽는 죽음들 | 천지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천지자연의 글이 있다 | 달아날 수도, 미룰 수도 없는


2부 남도에서 만난 풍경들
마라난타가 와서 부처를 만나다 | 날짐승도 길짐승도 제집에서 머물거늘 | 연못으로 변한 삼국시대의 국제항 | 왕건이 탐낸 쌀 | 근대가 있는 골목 풍경-광주 양림동 | 그림자도 쉬어 가는데 | 10.27 법난(法難), 백양사의 가을 단풍 | 춘향전과 광한루, 홍종우와 김옥균 | 세 번 피어나는 고창 선운사 동백 | 4월은 잔인한 달, 기억과 욕망을 뒤섞고 | 보릿고개와 청보리밭의 경관농업 | 무등은 우열을 다투지 않는다 | 창조는 단지 연결이다 | 삼별초, 반역자와 충성스러운 신하 사이에서 | 세연정과 혹약암, 내려놓은 것과 놓지 못한 것 | ‘엄니’산에서 키웠던 변혁의 ‘꿈’ | 저수지로 변한 호남의 벽골제


3부 ICT 세상에는 ‘지방(地方)’이 없다
4차산업혁명과 부산 | 인터넷진흥원이 하는 일, 핏줄과 영양성분과 등뼈 | 범려와 자발적 노예의 길 | 총성 없는 빅데이터 전쟁, 골든 타임을 잡아라 | 북한의 국가총생산보다 많은 한국의 국방비 | 임진왜란 이후의 국력역전 가능성 | 다양성으로 만든 세계 최고의 대학 | 디지털혁신 하거나, 천천히 망하거나 | 한 싱가포르 정상회담 오찬의 BGM ‘반달’ | 움직이는 모든 것이 돈이 되는 세상 |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 | 인공지능 광주시대 비전선포식 | 구글 신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 | 투웰브 나인과 ‘정보인간’의 퇴화 | ‘코리아 디스카운트’에서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 쓰레기 봉투 뒤집어쓰고 코로나 환자 진료 | 역사의 신과 거북선, 그리고 코로나19


4부 이식된 근대, 제거된 불온
소년이 온다-광주시민은 빨갱이가 아닙니다 | 내가 누구인지는 내가 결정한다 |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은 드라마일 뿐일까? | 임금의 은혜는 가볍고 명나라 천자의 은혜가 더욱 무겁다 | 그냥 내가 널 보고 깡패라고 하면 넌 깡패야 | 다시는 종로에서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 진짜가 나타났다 | 일본 영화 <신문기자>-기사와 소설 사이 | 트로트 열풍을 바라보는 또 다른 생각 | 모든 살아있는 문화는 불온하다 | 약육강식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 대형 고인돌이 더 위대한 문화유산인가? | 혁명은 더 이상 위협적이지 않을 때 비로소 칭송받는다


5부 남도에서 ‘레거시 미디어’를 읽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 소유자’의 자유 | 오피스텔 세 채가 1억 원인에 불과한 혁신도시 | 호소카와 농장에서의 단상 | 아, 시골 내려가셔야죠 | 이토치호(伊藤致昊)의 독립운동 유해론 | 한반도 분단은 일본 ‘항복전술’의 산물 | 누가 이익을 보지(Qui Bono)? | 데이터 회사가 받은 ‘올해의 광고상’ | 제비가 오면 봄도 멀지 않았다 | 진실이 바지를 챙겨 입기도 전에 거짓말은 지구를 반 바퀴 돈다 | 포퓰리즘-보통 사람의 요구와 바람을 대변하려는 정치사상과 활동 | 일단 때리고 보는 ‘코로나19’ 보도 | 미적대지 말고 적극적으로 돈 풀어야, 위기 극복 뒤엔 기회 온다 | G20 화상회의의 경제적 효과 보도는 왜 없을까 | ‘공정’은 ‘공정’하지 않다 | 광주 무등산 노무현길 | 스핀 오프(spin off)와 견지망월(見指忘月) | KBS광주의 혁명적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