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근 지음
쪽수 | 25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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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8*210 |
ISBN | 978-89-6545-525-7 03810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18년 6월 20일 |
분류 | 출판/편집 |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책소개
‘이상한나라의헌책방’주인장의 유쾌한 이반 일리치 실천기와
좌충우돌 행복한 헌책방 일화를 담았다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주인장이 이반 일리치의 책을 읽고 자신의 삶과 책방 운영에 적용해본 흥미로운 실천기가 담겨 있다. 더불어 11년 동안 헌책방을 운명하면서 겪은 재미난 에피소드와 일본 헌책방 고수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기 전 IT기업에서 일했는데 일상화된 야근과 개인 시간 없이 오로지 일에 매여 살아야 했다. 과도한 체중 증가와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해 몸의 균형은 헝클어졌고, 급기야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른다. 방황하던 끝에 우연히 만난 이반 일리치의 책들을 읽고 ‘생활’의 중요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는 멀리 떠나지 않고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 시스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자립할 수 있을지 궁리하며 자신만의 생활 리듬을 만들어 간다. 저자가 행한 이반 일리치의 사상은 일상이 파괴되고 몸의 리듬을 무시한 채 일에 매달려 사는 현대인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된다. ‘삶’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에서 벗어나 우리의 생활을 점검하고 자립할 수 있게 궁극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반 일리치가 알려준 생활의 리듬과 자립
재미난 일화 중 하나는 저자가 IT회사를 그만두고 대형 헌책방에서 일할 때 이야기다. 창고를 정리하다 보니 책을 단단하게 묶어주는 밴딩머신이 버려진 채 놓여 있었다. 직원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처음에는 도구가 있으면 편할 거라고 판단해서 구매했지만 책을 묶기 위해 기계가 있는 쪽으로 책을 가져와야 했단다. 기계는 크고 무거워 쉽게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없었고 책을 가져오는 노동과 수고가 책을 묶는 노동보다 훨씬 더 힘들어 아무도 그 기계를 쓰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일리치는 인간을 도와주기 위해 만든 기계가 오히려 인간을 부려먹는다고 비판했다. 저자는 헌책방을 운영하면서 자신을 도와주는 기계에 의지하기보다 몸을 최대한 움직이며 컴퓨터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간소화하기로 했다. 일리치의 말대로 불필요한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삶터와 일터로 오가는 이동 시간을 줄이고 걷거나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생활 영역을 좁혔다. IT기업에 다닐 때보다 헌책방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입이 훨씬 적지만,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생활리듬에 찾은 것에 만족한다. 생활이 건강해졌기 때문에 부족함도 느낄 수 있고 그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힘도 생겼다. 저자가 따른 일리치의 생활방식과 자립은 유쾌하고 즐겁다.
헌책방 운영 쉽지 않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일반 서점을 운명하기에도 힘든 시대인데, 헌책방이라니 모두가 저자에게 걱정 섞인 질문을 던진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회사를 그만둘 용기가 대단하다는 것과 헌책방 운영하면서 먹고사는 게 가능한가였다. 이뿐인가. 헌책방을 사회적기업으로 등록해서 보조금으로 운영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는 사람. 책방에 와서 막무가내로 설교하는 사람, 대중 시집을 귀중한 자료라고 비싸게 파는 사람 등 애잔하기까지 한 일화를 읽으며 편안해 보였던 헌책방 운영이 만만하지 않음을 느낀다.
그래도 저자는 즐겁다고 말한다. 헌책을 매입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희소가치가 높은 책을 찾아다니다가 운 좋게 발견하면 보람차고 기쁘다. 어떻게 하면 헌책방 운영으로 자립할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하고 사람들과 즐거움을 나누는 일에 주저하지 않는다. 심야책방을 열어 잠 못 드는 사람들을 헌책방에 모은다. 괜찮은 디저트도 준비하고 함께 공연도 듣고 이야기도 나눈다. 최근에는 헌책방 안에 제본공방을 열어 책을 수선해주는 일도 한다. 이 책은 11년 동안 저자가 헌책방에서 벌인 재미난 실험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웃다 보면 어느새 저자가 보낸 희로애락이 담긴 추억들이 따뜻하게 마음을 적신다.
일본 진보초 헌책방 거리 탐방기와 헌책방 고수들의 인터뷰
세계 최대 헌책방 거리, 일본 진보초 헌책방 축제에 다녀와 생생한 헌책방 탐방기를 전한다. 우리나라도 인천의 배다리, 서울의 청계천, 부산의 보수동 헌책방 거리가 있지만 1980년대 이후 빠른 속도로 헌책방들이 줄고 들고 있다. 일본도 인터넷의 발달, 대형 헌책방 프랜차이즈의 등장 등 다양한 매체의 등장으로 헌책방의 인기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진보초 헌책방 거리의 상인들은 함께 모여 어려움을 헤쳐 나갈 방법을 고민했다. 저자는 헌책방 주인답게 진보초만의 헌책방 운영과 상인협회의 노력을 잘 정리했다. 일본 헌책방 전문가들을 만나 직접 인터뷰한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일본 헌책방을 찾아 기행문을 쓰는 작가 중 ‘진보초계 라이터’라는 별명을 가진 오카자키 다케시 씨를 만나 헌책방을 거닐면서 일본 헌책방의 역사를 듣는 귀중한 시간을 가진다. 헌책방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이케가야 이사오 씨를 만나 헌책방이 가지는 의미를 되새긴다.
책속으로/밑줄긋기
p.13 지금까지 말한 것은 내 계획의 절반 정도다. 앞으로 실천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물론 회사에 다닐 때보다 돈은 더 적게 번다. 그렇지만 건강해졌기 때문에 병원에 갖다 주는 돈이 줄었고 다른 씀씀이도 확실히 줄어서 몸으로 느끼는 체감경제로 보자면 회사생활 할 때보다 훨씬 부유해졌다.
p.58~59 무언가 잘못된 것일까? 아니, 지금 나는 무척 잘하고 있다. 라고 힘주어 말하련다. 가만 생각해보면 지금 헌책방 일꾼으로 지내는 삶은 타성에 젖은 게 아니라 내 나름의 생활을 꾸며가고 있는 중이다.
p.65 우리들은 모두 다 자기만의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우주이다. 너와 내가 같을 수 없으며 어떤 공동체도 사람들을 한 방향으로 만 나아가게 만들면 안 된다. 크리슈나무르티는 “진리는 길이 없는 대지(大地)”라고 했다. 나는 이 대지 위 어느 곳에 헌책방을 만들었고 지금은 생각에 잠겨 근처 이곳저곳을 산책하고 있을 뿐이다.
p.82~83 어떤 사람은 시골이나 지방 도시로 가면 임대료와 생활비가 저렴하니까 일터와 삶터를 옮기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나는 이 실험을, 힘이 닿는 한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해보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이곳이 인간의 자립을 방해하는 최고의 시스템을 갖춘 공간이기 때문이다. 실험장으로는 최적이 아닌가 싶다.
p.172 세계 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진보초 헌책방 거리의 상인들은 함께 모여 이 어려움을 헤쳐나갈 방법을 고민했다. 진보초 고서축제는 이미 1960년대부터 해오고 있었지만 새로운 콘텐츠가 없다면 앞으로 이곳의 상황도 어찌 될지 알 수 없었다. 이에 고서협회와 진보초 상인연합회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와는 다른 진보초 고서축제를 기획하기 위해 힘을 합쳤다.
저자 / 역자 소개
윤성근
어릴 때부터 헌책방 주인이 되는 것을 꿈꿨지만 벤처열풍이 불던 시절 대학에서 컴퓨터를 전공했고 오랫동안 IT회사를 다녔다. 서른 즈음에 회사를 그만두고 출판사와 헌책방 직원으로 일하다 2007년에 ‘이상한나라의헌책방’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열어 지금까지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보고 들어서 이해하는 것보다는 몸으로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좋아하는 학자 이반 일리치의 사상을 이해하고자 헌책방에서 생활하며 실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이상한나라의헌책방』, 『심야책방』, 『헌 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 『나는 이렇게 읽습니다』 등이 있다.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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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리치가 헌책방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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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헌책방에서 일어난 수상한 사건
책과 사람에게 배우는 헌책방 공부
박원순 서울시장 집무실 디자인 후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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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이불여일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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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책방 옆 제본공방
3. 일본 책고수들의 가르침
헌책방 주인장의 일본 진보초 고서축제 탐방기
헌책방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의 두께
방 하나에 책이 4톤, 일본 헌책방 마니아 서재를 엿보다
책 고수들의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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