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원 지음
쪽수 | 25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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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8*210 |
ISBN | 978-89-6545-510-3 03810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18년 5월 11일 |
분류 | 음식에세이 |
*2018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선정도서 *2020 우수환경도서
책소개
당장 보따리 싸서 시골 가 살겠다는 사람이
무더기로 나타날까 걱정스럽다”- 윤구병 | 농부 철학자
사계절 가득 담은 밥상에서부터
철 따라 이어지는 산살림, 들살림까지!
깊은 산골, 하얀 집에서 펼쳐지는 알콩달콩 행복 이야기
서른을 훌쩍 넘겨 서울 생활을 접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외딴 산골에 첫 발을 디딘 용감한 부부가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오래전부터 꿈꿔온 길을 용감하게 나선 혜원네 부부의 이야기는 페이스북과 브런치를 통해 전해졌고 얼굴도 모르는 많은 이들로부터 응원과 찬사를 받았다. 혜원 씨의 귀촌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는 시골에 내려온 첫날부터 써내려간 일기와 그간 페이스북에 남긴 이야기들 가운데 알토란들을 고르고 엮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순서대로 총 4부로 구성돼 각 계절별로 산골짜기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맛깔나게 그려내고 있다.
“과연 여기에서 살아낼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 조혜원 씨는 시골에서의 떨리는 첫날밤을 이렇게 회상한다.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빈집에서 시작한 산골살림. 걱정 반, 설렘 반으로 시작한 자연과 함께하는 삶은 벌써 햇수로 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산골의 봄여름가을겨울을 온몸으로 맞이하며 철따라 이어지는 산살림, 들살림에 푹 빠져 있는 혜원 씨, 그녀의 자연 예찬은 오늘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자연 예찬 양념으로 살짝 버무린
산골 혜원의 '먹고사는' 이야기
산 밑에 자리한 새로운 삶의 터, 혜원 씨는 그곳에서 자연의 사계절을 오롯이 보내며 자신만의 산살림, 들살림을 꾸려나간다. 그녀의 산골살림에는 입안 침을 고이게 하는 제철 음식 이야기들이 한 가득이다. 봄을 알리는 봄나물에서부터 기운 나는 한여름 시골밥상, 풍성하고 귀한 가을 먹거리, 든든한 김장과 메주까지. 거기에 절로 난 냉이, 쑥부쟁이, 고들빼기를 뜯고 고사리, 머위, 취 같은 산나물을 무치며 맛있는 선물을 주는 자연에 대한 끝없는 예찬이 이어진다. 저자는 ‘평생 안 할 것만 같던 살림살이’라 이야기하며 백 포기 넘는 김장에서부터 메주를 띄워 만든 각종 장들에 이르기까지 직접 먹을 음식들을 하나하나 제 손으로 만들어나간다. 식탁에 오르는 음식 중 어느 하나 허투루 여길 것이 없다. 작은 종지에 담긴 간장 하나에도 길고긴 시간과 수많은 노동이 담겨 있음을 지켜보며 ‘먹고 산다’는 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주말농장 한번 해본 적 없는 혜원네 부부,
좌충우돌 소농으로 거듭나다
작은 텃밭이지만 나도 엄연히 농사꾼이다. 땅과 지구를 살리고 지켜갈 고귀한 소농! _ p.60
씨 뿌리고, 김매고, 거두고. 작은 일 하나까지 손이 가지 않는 게 없는 농사일. 무엇보다 비와 바람과 햇빛의 도움이 있어야만 하는 일이기에 노동의 땀방울은 자연에 대한 감사함으로 영근다. 이 책 속에는 소농으로 살아가는 젊은 부부의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하루 종일 텃밭에서 쇠뜨기와 씨름하고, 고라니의 당근밭 습격 덕(?)에 이른 당근 수확을 하기도 하며, 벌레 먹은 배추를 보며 꽃다발보다 예쁘다고 감탄 아닌 감탄을 하기도 한다. 조금은 서툴고 어설프지만 자연을 통해 배워나가는 삶을 통해 보석처럼 빛나는 생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제대로 된 농부라면 망사배추를 보면서 애가 타야 맞을 텐데. 이걸 어째, 난 저 모습이 꽃처럼 아름답고 꽃보다 더 멋지게 보이니. 자연이 만든 예술작품 아니겠나! _ p.184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에 나오는 농사일들은 한 편의 재미난 놀이처럼 보인다. 서툰 농부의 손으로 열매를 맺는 농작물들을 바라보는 경이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온몸으로 자연과 호흡하며 일궈나가는 노동이 어찌 고단하지 않겠냐마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에서 오는 행복과 평온이 일렁인다. 혜원네 부부가 먹을 만큼만 짓는 소박한 농사 이야기를 통해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삶과 생명의 소중함까지 엿볼 수 있다.
넉넉한 자연의 품속에서
“잘 먹고, 잘 잤다!”
바쁘다. 월화수목금금금에다 이틀에 한 번 꼴로 반복되는 야근까지. 책상 앞, 가득 쌓여가는 커피잔처럼 이 바쁨과 피로는 풀릴 틈을 보이지 않고 쌓여만 간다. 밤이 돼도 꺼지지 않는 편의점의 불빛을 보며 ‘잘 먹고 잘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다.
밥 먹고 짐 정리하고 9시 반쯤 누움. 역시나 바로 잠들었다 _ 혜원 씨의 일기 중에서
『이렇게 웃고 살아도 되나』의 여는 글을 통해 혜원 씨는 산골짜기에 온 첫날과 둘째 날의 일기를 전한다. 깜깜한 산골의 밤과 깊게 잠든 그날의 기억들을 꺼내며 마음보다 몸이 먼저 산골살이를 받아들였다고 이야기한다. 혜원 씨 역시 도시에서의 삶을 살았다. 세상을 바꾸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누구보다 바쁘게 살았던 그녀. 그런 그녀가 산골로 들어와 자연의 품에서 깊이 잠이 들었다. 그리고 자연과 함께 먹고, 일하고, 읽고, 쓰며 시간을 보낸다. 거창할 것 없는 이야기지만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산골에서 전해온 작은 행복 이야기는 너무 바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삶의 의미를 전한다. 더불어 이 책을 통해 넉넉한 자연의 품속에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작은 행복을 아낌없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속으로/밑줄긋기
p.48~49 과학이 뭐 별건가. 자연에서 벌어지는 일들 어려운 말로 써 놓은 것뿐. 자외선 지수 높다 낮다 할 거 없이 삶은 고사리 하루 만 말려보면, 등짝을 쏘는 뜨거운 햇볕 받으며 한 시간만 밭에 있어보면 저절로 알게 되는걸. 농사짓는 할매 할배들 그리고 땀 흘려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들 얼굴이 왜 그리도 검붉게 그을려 있는지를.
p.94 뿌리부터 줄기, 잎, 열매까지 두루 몸에 좋다는 까마중. 내일부터 한 알 한 알 귀하게 따 먹어볼까. 부르면 부를수록 정이 붙는 이 풀을 날마다 보고 먹을 수 있는 것. 산골살이가 안겨준, 꼭 까마중 열매처럼 작지만 찐한 행복이어라.
p.108 농사는 제때 씨 뿌리고, 김매고, 거두어들이는 삼박자가 맞아 야 한다. 아무리 잘 지은 농사도 갈무리를 잘못하면 말짱 도루묵 일지니. “내가 왜 이러는지 몰라, 도대체 왜 이런지 몰라~♪” 나훈아 노래 ‘갈무리’는 무지 좋아하건만 농작물 갈무리는 왜 이리 서툴고 어설픈지.
p.158 정말 뼈다귀처럼 딱딱해지면 이 부실한 나부터 먹기 어려울 듯하여 말랑한 감촉이 사라지기 전에 거둔다. 가을 햇살과 바람 에 몸을 맡겨 한결 더 달콤하고 구수하고 쫀득해진 고구마 빼대기. 비닐봉지에 꾹꾹 눌러 담는다. 산골 겨울별미로 남겨야지. 맛있는 건 나눠 먹어야 더 맛있으니까.
p.182 초록빛 스러진 자리마다 문득문득 버섯들이 눈에 밟힌다. 봄부터 여름까지 싱그러움 자랑하던 꽃과 풀과 나무들. 살아 있는 많은 것들이 생을 다하는 가을 산에, 보일 듯 보이지 않을 듯 흐 르는 생명의 기운이 버섯을 타고 내 몸과 마음으로 천천히 흘러 들어온다.
p.193 멀리서 들리는 오토바이 소리에도 엄청 민감하게 짖는 우리 강아지. 하루 종일 우짖는 기계 소리에 놀란 건지 지친 건지, 그 도 아니면 어이가 없던 건지 언제부턴가 더는 짖지 않았다. 강아지한테 부끄러웠다.
p.207 그러고 보니 엄마 살아계실 때 음식 한번 제대로 해드린 적이 없네. 하늘까지 갈 수 있는 택배가 있다면, 그래서 이 김치라도 맛보여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p.217 눈 오는 날 받는 택배는 어느 때보다, 다른 무엇보다 가슴 애 타고도 찡하다. (중략) 하지만 이제는 그분들 처지를 좀 더 넉넉하게 바라볼 마음을 얻은 것 같다. 이 마음 잊지 않고 꼬불꼬불 산길과 마을길 다니느라 고생 많은, 수많은 택배 기사님들 삶도 마음도 이해하며 살아가 보련다.
p.223~224 눈 덮인 외딴 산에 온통 동물 발자국이다. 멧돼지, 삵, 토끼 발자국쯤 되려나? 그 뒤만 졸졸 따르면 신기하게도 평탄한 길 이 나온다. 동물들도 험한 곳보다 편한 길을 좋아하나 봐. 고요한 산길이 참 좋다. 동물 천 국에 깃든 행복한 이방인이 된 기분. 봄여름 이곳저곳 에서 만났던 다람쥐, 청솔 모, 수달, 고슴도치, 족제비 들은 이 겨울을 어찌 보낼 지 궁금해진다.
p.245 내 사상의 텃밭으로 나아간다. 푸릇푸릇 작은 잎들이 납작 엎드려 있다. 민들레, 질경이, 지칭개, 냉이…. 봄이 가까워졌음을 느낀다. 풀 뽑고 씨앗 뿌리며 땅과 온몸으로 만나게 될 따스한 새봄이 어느 때보다 기다려진다.
저자 소개
조혜원
일하는 사람들의 살아 있는 글쓰기와 진솔한 삶이 묻어나는 따뜻한 이야기 나눔에 마음을 기울이면서 세상과 자연에 조금씩 눈떴다. 조금이라도 철들고 싶다는 대책 없는 바람으로 30년 훌쩍 넘는 서울 생활을 접고 2013년 외딴 산골에 들었다. 철 따라 흥미진진하게 펼쳐지는 산살림, 들살림에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지내고 있다. 작은 텃밭과 골골이 이어진 산골짜기를 벗 삼아 놀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글 쓰는 삶에 알콩달콩 재미를 느끼며 살고 있다. 파란 하늘과 햇살로 목욕한 숲 이 반기는 삶터에서 맞이하는 하루하루, 늘 고맙고 행복하다.
https://brunch.co.kr/@sangolhyewon
차례
여는 글
일기장과 ‘주경야페’로 엮은 산골 혜원 작은 행복 이야기
1장 새봄이 주는 행복
냉이국수 신세계에 빠지다
“저, 어린 봄나물이에요!”
“저 산은 내게 뜯어 가라 하네~♪”
“꽃바구니 옆에 끼고 찔레꽃 따는 아낙네야~♬”
“차도녀가 ‘차덖녀’로 등극했나이다!”
맛도 때깔도 품격 있는 자연산 두릅
고사리손 닮은 고사리순 “이 맛에 꺾지!”
‘어, 취한다’ 매혹 넘치는 취 향기
“그냥 풀만 뽑게 해주세요, 네?”
온갖 곡식 살찌우는 곡우다!
“봄나물은 배신 때리는 경우가 없네!”
산삼이라도 캐는 기분이야
“아, 짜! 근데 자꾸 손이 가”
“빨래 말리고 가는 바람 빠바밤~♬”
건강과 웃음 주는 명아주 지팡이
‘귀신새’ 이름값 톡톡히 한 호랑지빠귀
어른을 위한 행복한 자연놀이
2장 여름이 주는 행복
딸기 맛이 짭짤해요!
오디 따러 ‘오디’로 갈까?
당근밭 고라니 습격 사건!
마늘쫑 뽑기도 무침도 모두 ‘쫑!’
“감자에 싹이 나고 잎이 나서 묵찌빠!”
한동안 ‘가지가지’ 하게 생겼다
난장판에서 살아남은(?) 토마토
‘엄마야, 호박밭에 뱀 나왔다!’
매실액, 꼭지 따기가 젤 힘들어
‘시행착오님이 언젠간 답을 주시겠지?’
한여름 산골밥상의 백미
먹을 때 기쁘면 뭐든 좋은 음식!
“자연 음식 많이 많이 드셔요”
“배추도사님 무도사님께 비나이다~”
3장 가을이 주는 행복
“밤이 깊었네, 밤을 다 깠네~♬”
둥글넓적한 우리 집 복덩이들
장수댁네 박 두 개나 터진 날!
보물찾기처럼 설레는 고구마 캐기
“한두 뿌리만 캐어도 대바구니 철철~♬”
‘탁탁 타다닥’ 깨가 쏟아지는 소리
껍질부터 씨까지 다 쓰는 대봉마님
신선이 어머니에게 준 꽃 구절초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귀한 능이버섯 ‘능히’ 땄노라
“망사배추가 꽃보다 아름다워~♬”
“무시로, 김장할 때 그때 먹어요~♪”
애벌레도 산도 다 같은 생명인데…
서로 다른 마늘 싹이 더 좋아
4장 겨울이 주는 행복
달콤살벌하고 긴장 넘치는 김장
산골살림 끝판왕 울퉁불퉁 메주
부부 눈 청소단 출동!
“썰매를 타고 달리는 기분~♬♪”
동물 천국에 깃든 행복한 이방인
“된다, 도끼질이 된다!”
그리운 겨울손님과 나물밥상
“오늘도 눈 오는 밤 이 맛에 산골 사네~♬”
떠올라라, 오백 원짜리 딱 그만큼만!
‘산골새댁 사전에 노동소외는 없다!’
산골짜기 혜원 도시 금단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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