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지리산 아! 사람아 : 뭇 생명의 삶과 쉼터, 미래세대에게 빌려온 국립공원

윤주옥 지음
쪽수
260쪽
판형
148*210
ISBN
978-89-6545-443-4 03810
가격
15,000원
발행일
2017년 10월 23일
분류
한국 에세이

책소개

지리산 그 아름다움에 반하고 아픔에 공감하다!


지리산 그 아름다움에 반하고 아픔에 공감하다!’ 2017년 지리산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이해 <지리산 아! 사람아>가 나왔다. 이 책은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 윤주옥 실행위원장이 자신의 경험을 오랜 시간에 걸쳐 정리한 국립공원에 대한 보고서이자 연서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지리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애틋함과 개발에 신음하는 국립공원을 향한 분투를 담백한 문체로 드러낸다. 그리고 국립공원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역주민과 함께 자신을 가꾸는 아름다운 삶을 소개한다.


국립공원, 자연과 사람 그리고 나


1871년 미국 옐로스톤이 세계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된다. 근 100여년 뒤인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첫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올해가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이 되는 해. 자연은 미래세대에게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다. 산, 들, 바다, 식물, 동물 등 자연 환경을 잘 보존해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 국립공원은 우리의 역사, 문화, 삶이 오롯이 녹아 있기도 하다. 이 책은 국립공원의 의미와 가치를 널리 알리고, 물질만능, 약육강식의 사회, 인간중심의 오만함을 되돌아보고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있다.


83세 노인이 된 화개골 빗점소녀


“빗점에서 태어나 거기서도 살고 여기서도 살고 그랬어.” 남부군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바로 그곳. 빗점에서 태어났다는 건, 그리고 그곳에서 살았다는 건, 전쟁 전후의 혼란과 공포, 두려움을 특별히 더 치열하게 경험했다는 걸 의미했다. 지리산 호랑이라 불린 함태식 옹. 40년을 지리산과 함께한 사람이 마지막 살던 곳, 그가 없는 피아골대피소의 허전함과 쓸쓸함 들이 아련하게 묻어난다. 저자는 지리산 국립공원 안에 깊이 들어가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을 찾고, 마을 토박이 어르신들을 만나 그들의 삶과 구구절절한 사연을 듣는다. 사람냄새 물씬 맡고 싶은 이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자극하고,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는 길을 모색한다.


지리산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지리산을 구례 지리산, 산청 지리산, 남원 지리산이라 하지 않고 그냥 ‘지리산’이라 부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있는 그 어떤 산보다 크고 웅장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두에게 지리산 은 그리움과 애잔함, 고마움의 대상이다. 지리산이 없음을 상상할 수 없고, 지리산에게 받은 기운으로 매일이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지리산은 지친 우리를 포근히 안아주는 쉼터이다. 그 속에 들어가도 편안하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아도 좋다. “벼들도 지리산을 바라보며 자라서 행복하겠구나!” 저자는 지리산 자락을 걸으며 가없는 품으로 우리를 안아주는 지리산에 고마움을 전한다. 아울러 지리산 곳곳에서 피고 지는 꽃과 나무 그리고 동물들에 대한 섬세한 묘사와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은 마치 지리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 생생함을 안겨준다.


반란의 고향, 지리산을 살리는 분투기


케이블카와 댐, 산악도로 등 개발은 이젠 그만! 개발논리로 황폐화된 자연을 되돌리려면 얼마나 많은 무수한 세월이 필요할 건가? 인간의 오만과 탐욕이 부른 막개발, 난개발로 신음하는 국립공원을 살리고자 저자는 동분서주한다. 특히 저자가 사는 구례와 가까운 곳, 빨치산들의 혼이 서려 있는 반란의 고향 지리산에서 펼치는 활동을 잘 엿볼 수 있다. 지리산에 대한 하염없는 사랑, 작고 여린 체구에서 뿜어 나오는 강인한 실천력, 20년 가까이 생태환경 운동가 윤주옥이 걸어온 시간만큼 지리산은 조금이나마 덜 아플 수 있었다. 케이블카 반대, 댐 건설 반대, 산악도로 건설 반대에 이르기까지 지리산을 살리기 위한 저자의 거침없는 분투기를 만날 수 있다.


대자연의 선물 ‘위로’ ‘위안’ ‘쉼’


국립공원은 인간이 자연을 더 이상 훼손하지 않기 위해 지정한 곳이다. 이 공간에서 꽃들은 합장을 하고, 뭇 새들은 노래 부르며 찬란한 생명의 삶터를 가꾸고 있다. 알면 알수록 자연, 생태는 그 경이로움을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준다. 마을주민들과 이주민들이 모여 마을잔치를 여실하게 치러내고, 절집에서 영화제도 하며, 여성들을 위한 쉼도 진행한다. 대자연 속에서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인간의 아름다움을 찾고자 하는 노력들. 거창한 일도 아니고 지나치게 숙연하지도 않다. 작은 것에 고마워할 줄 아는 마음, 일상의 행복을 나누기 위해 저자는 된장계, 김장계, 오미자계 등을 통해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지금 여기에서’ 만들고자 한다.


 

책속으로/밑줄긋기

p.6 국립공원, 그 아름다움이 끌어들이는 그림자 : 지리산 관통도로, 계곡 내 취사, 불법 산행, 사람들의 발길에 허옇게 드러난 바위와 흙, 무단 채취, 밀렵, 댐과 케이블카, 골프장…. 국립공원은 어딜 가나 신음하고 있었다. 그 모든 게 국립공원이 아름다워서였다. 국립공원은 단지 향유해야 할 아름다움이 아니라 그 아픔에 공감해야 할 존재로 변해 갔다. 그때부터 나는 국립공원의 아픔을 생각하며 사람들을 만났다.


p.37 83세 노인이 된 화개골 빗점 소녀 : “빗점에서 태어나 거기서도 살고 여기서도 살고 그랬어.” 어머님 입에서 나온 ‘빗점’이란 단어는 나를 긴장시켰다. 남부군사령관 이현상이 최후를 맞이한 바로 그곳이었기 때문이다. 빗점에서 태어났다는 건, 그리고 그곳에서 살았다는 건 전쟁 전후의 혼란과 공포, 두려움을 특별히 더 치열하게 경험했다는 걸 의미했다.


p.100 먹고 자고 걷고 만나다 : 이 세계 절반인 여성들에게, 매일을 부엌과 화장실을 오가며 뭔가를 준비해야 하는 여성들에게, 나보다 가족을 먼저 생각하고 저녁엔 쓰러질 듯 잠에 빠지는 여성들에게 한 달에 한번, 밥할 일도, 청소할 일도, 아이 챙길 일도 없는 날을 선물해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따스하고 평화로운 지리산에서, 간소한 밥상, 따뜻한 잠자리, 여유로운 시간 속에 몸도 마음도 내려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p.134 노고단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지리산을 구례 지리산, 산청 지리산, 남원 지리산이라 하지 않고 그냥 ‘지리산’이라 부르는 이유는 우리나라에 있는 그 어떤 산보다 크고 웅장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이 땅에 사는 모두에게 지리산은 그리움과 애잔함, 고마움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지리산이 없음을 상상할 수 없고, 지리산에게 받은 기운으로 매일이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역사로 기록되기 전부터 우리 안에 존재했던 지리산은 한 번도 지리산에 오르지 않은 사람에게도, 바다 건너 먼 이국에 살고 있는 사람에 게도 늘 아련한 산이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마운 지리산이 지금 모습 그대로 우리 곁에 남아 있길,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모두의 마음이 모아지길 간절히 바란다.


p.257~258 화엄사 구층암의 위로 : 쉼, 모여야 쉴 수 있는 건 아니다. 어디에 있든, 뭘 하든, 마음이 평화로우면 그게 쉼인데 그런데 우리는 왜 모일까? 모여서 먹고, 모여서 웃고, 모여서 걸으면 왜 힘이 날까? 내 상황을 말하고, 주변의 공감을 얻고, 비슷한 상황에 대해 듣고, 그러면 마음이 열린다. 나에게 닥친 아픔과 힘듦이, 어떤 건 내 마음을 바꿔야 하고, 또 어떤 건 세상을 바꿔야만 가능한 일임을 알면서도 외면했었다. (중략) 너의 존재가 나에게, 우리에게 따뜻함일 수 있으니, 정말 다행이다.


 

저자 소개

윤주옥


환경운동연합, 환경과공해연구회 자원활동, 생태보전시민모임 정책실장 등을 거쳐 2000년부터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이하 국시모) 사무처장으로 일했다. 현재 국시모 실행위원장,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 대표, 국시모 지리산사람들 대표, (사)반달곰친구들 이사 등을 맡고 있다. 2008년 지리산 자락 구례로 귀촌해 지리산국립공원과 지역사회, 주민이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지향하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단순·소박한 삶을 꿈꾸는 그녀는, 운명처럼 다가온 지리산에 늘 감사한다.
windjuok@hanmail.net, 010-4686-육오사칠


 

차례

1장 그/그녀를 만나자
그 남자의 눈물을 보았다
간소한 삶이 주는 따뜻함
“이 아지메가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거예요?”
83세 노인이 된 화개골 빗점 소녀
산에 오르면 그는 대장이었다
지붕 위에 인생을 얹다
산에 바다를 묻다
대통령도 좋아했다던 늦가을 멧돼지 피
“국립공원, 너무하는 거 아닙니까?”
함태식, 그와 걷는 마지막 노고단 길
‘지리산 호랑이’ 함태식 선생님의 하산

2장 지리산 자락을 거닐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자라니 벼들도 행복하겠구나!
먹고 자고 걷고 마시고
봄이다, 의신옛길을 걷고 싶다
섬진강 걷기, 사막별 여행자가 되었던 날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황어들처럼

3장 뭇 생명의 삶터, 국립공원
태극종주 길에서 만난 지리산의 봄빛!
봄을 재발견한 곳, 지리산 능선에서
노고단이 우리에게 하고 싶은 말은?
신년 산행, 눈이 내릴 줄 알았다
똥이 있어 세상은 풍요롭다!
나무에게 말 걸기 1 ‘구상나무’
나무에게 말 걸기 2 ‘밤나무’
나무에게 말 걸기 3 ‘고로쇠나무’

4장 케이블카와 댐, 개발 이젠 그만!
피아골로 향하는 마음
지리산 피아골댐,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다!
이렇게 아름다운 피아골, 내년에도 걷고 싶다
찡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피아골
환경부여, 여전히 국립공원 케이블카인가!
케이블카 설치 부결, 2012년 6월 26일 그날
환경부 앞에서의 한 달, 나는 왜 여기 서 있을까?
산악자전거, 산과 숲의 입장에서 바라보자
‘걸어서 성삼재도로’

5장 함께 꿈꾸는 세상
꿈을 꾸는 된장녀, 된장남
오미자효소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미자효소, 질기고도 애틋한 인연
나에게 된장은 약이다
일도 마음도 골고루
첫 번째 ‘마실가세’, 서로에게 힘이 되어 살아내자
‘숨은샘 영화제’ 첫 상영작 <굿바이>
구층암의 쉼, 너를 위한 기도, 나를 위한 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