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슬로시티

김종목 지음
쪽수
132쪽
판형
148*210
ISBN
978-89-6545-524-0 03810
가격
12000원
발행일
2018년 6월 30일
분류
한국 시

책소개

새벽 세 시, 시를 쓰는 시간
빛을 머금은 어둠의 시간을 통해 삶을 그려내다


삶과 자연의 풍경을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김종목 시인의 네 번째 시조집 『슬로시티』가 출간됐다. 김종목 시인은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 『가을에』가 당선된 이후 1975년에 첫 시조집 『고이 살다가』를 발표했고, 이후 『모닥불』(1990년), 『무위능력』(2016년)을 출간했다. 시인은 시조뿐만 아니라 시, 동시, 수필,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시도해왔으며 지금까지 20여 권의 작품집을 선보였다. 약 30년간 이어져온 그의 글 쓰는 습관은 사물에 대한 관심과 생生을 성찰하는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새벽 6시까지 엎드린 채 글을 쓴다는 김종목 시인. 세상의 빛이 움트기 시작할 무렵, 그의 작품들이 꿈틀거리는 셈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시조집 『슬로시티』는 하루의 시작점에서 써내려간 작품 중 90여 작품을 추려서 만들어졌다. 이번 시조집을 통해 빛을 머금은 어둠을 간직한 새벽, 시인 김종목이 사유한 시간들 속에 머무는 생각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제천 수산면에서 느린 시간을 만난다
옥순봉과 청풍호로 흘러가는 맑은 시간
거기에
달팽이로 기어가는
시간을 볼 수 있다.

박달재와 더불어 열한 번째로 지정받은
슬로시티에 걸맞은 선비 같은 시간들이
바둑을
두듯 맑은 곳에
뿌리 내려 살고 있다.

_「슬로시티」 전문

온몸을 돌고 있는 피와 함께 시심詩心도 돌고 돌아
이윽고 시의 꽃으로 피어나니


김종목 시조집 『슬로시티』는 총 5부로 구성돼 덧없이 흘러가는 자연과 시간, 그리고 우리네 삶의 깊숙한 부분들을 노래한다. 김종목 시인의 작품이 어렵지 않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주 일상적인 부분이나 자연의 찰나를 포착하여 감정과 생각들을 노래하듯 써내려갔기 때문이다. 마치 삶의 일부분이 시조인 것처럼 보인다.


「꿩 소리」는 시인이 꿩 한 마리를 잡아 상자에 넣어 왔더니 죽어버린 꿩을 보고 쓴 시조다. 본문 중 ‘소리통인 꿩을 잡아 돌아오긴 했지만/어느 새/소리는 달아나고/ 빈 통만 들고 왔다’는 구절이 인상적인데, 꿩의 죽음으로 인한 작가의 감정과 일상을 통해 삶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시간과 시대의 변화로 인해 사라지고 있는 삶의 풍경들을 그린 작품도 눈여겨 볼 만하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삼성역 5」을 꼽을 수 있다. 삼성역은 남천면 사람들이 한때 자주 이용하는 역이었으나 지금은 화물만 간간이 오르내릴 뿐 지금은 제구실을 하지 못하는 역으로, 이 작품은 역과 흘러가버린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래도 이름만은 차마 버릴 수가 없어/낡은 역으로만 기우는 세월 따라/산그늘 짙은 서러움에 축 처져 늘어졌다’는 구절을 통해 구수한 사투리 소리도, 시골 장으로 향하던 어르신들의 분주한 발걸음도 사라진 역에 대한 아쉬움과 회포를 읊고 있다.


바탕을 잡는 것, 인생도 시조도 모두 이것에서 시작한다


어떻게 하면 시조를 잘 쓸 수 있을까? 이에 김종목 시인은 ‘바탕이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어떻게 쓰든 그것은 전적으로 자유이며 시인 나름대로의 개성이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시 속에는 시의 마음, 시의 결을 결정짓는 시심詩心이라는 것이 있는데, 김종목 시인은 이것이 바로 하나의 시의 바탕이 되는 작가의 개성이라고 전한다.


 김종목 시인은 이번 시조집을 통해 또 한 번 자신의 바탕을 보여준다. 평범한 사물과 일상을 따뜻한 감성과 예민한 감각을 통해 격을 높인다. 이러한 시인의 바탕은 시조집을 채우고 있는 작품의 각기 다른 소재를 하나의 결로 만든다. 이별, 그리움, 자연, 시간, 생활, 추억, 노동 등 여러 모습의 삶의 조각이 가장 자연스럽고, 감각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시인의 삶 또한 한 편의 시조를 완성하는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독자들은 시조집 『슬로시티』를 통해 작품의 결과 바탕뿐만 아니라 시인 김종목의 인생과 생각들을 고스란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소개

김종목 金鍾


1938년 일본 아이치현 가마고리 출생 (아호: 霧林, 필명: 金鍾 김향) 1972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으로 시조단에 나옴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1983년 『현대문학』지에 시 추천완료 2008년 계간 『시조월드』에 발표한 시조 「빚」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작품으로 선정됨 2016년 시조집 『무위능력』이 부산문화재단 ‘올해의 문학’에 선정됨 시조집 『무위능력』 외 작품집 227권 (미발간 203권, 발간 24권)이 있음.


-전자우편 ks0030m@nate.com
-블로그 http://blog.daum.net/ks0001



차례

서언

제1부 쑥부쟁이


꿩 소리 | 슬로시티 | 당신의 귀와 눈 | 너의 말 | 매미소리 8 | 슬픔 | 쑥부쟁이 | 삼성역 5 | 하늘이 헹군 빨래 | 카틀레어 3 | 나무의 경전 | 젊은 친구 | 어머니 18 | 거울 속의 나 3 | 바느질 | 밑바닥 인생 3 | 노동의 대가(代價) | 그림자 9 | 슬픔의 잔해 | 그리움 장미꽃처럼

제2부 원동 매화마을


귀의 배 | 내가 죽어도 | 매미소리 5 | 한목숨 사라지면 | 샐비어 꽃 13 | 원동 매화마을 | 불타는 모란꽃 | 가을 우울증 | 모과 2 | 이별주(離別酒) | 죽비소리 2 | 망자와의 이별 | 그냥 | 업(業) 2 | 슬픔의 공갈빵 | 진달래꽃 6 | 쓸쓸한 봄 4 | 여인도 | 짬뽕 | 알아도 모르는 사람

제3부 가을비


매미의 울음소리 | 기억의 서재(書齋) | 그리움의 기술 | 가을에 8 | 모란 33 | 길가 무덤 하나 | 당신의 가슴으로 | 우포늪 | 봄비 오고 난 뒤 | 게릴라 사랑 | 해당화 4 | 너의 눈은 | 가을비 7 | 초하(初夏) 서정 | 울컥울컥 | 석양 앞에서 | 구절초 | 제 머리는 못 깎는다 | 하얀 빨래 | 헛된 메아리

제4부 보내놓고


석류 8 | 헐렁한 내 인생 | 손수저 | 재개발 3 | 물의 꽃 | 보내놓고 | 악머구리 울음 | 잃어버린 나 2 | 언제가 언제인지 | 그림자 8 | 그리고 | 영원한 사랑 2 | 사는 이유 | 내 인생 2 | 노는 고역 | 거울 속의 나 2 | 보름달 3 | 빗나간 내 인생 | 동백낙화 2 | 너의 고운 눈동자

제5부 슬픔의 상징


 명의(名醫) | 슬픔의 상징 | 검은 비밀 | 산중 고요 | 모르고 사는 능력 | 푹 퍼진 기다림 | 노을 33 | 조문(弔問) | 홍매 39 | 해무(海霧) | 겨울이 새고 있다 | 잔설(殘雪) 1 | 모기 3 | 유리그릇 | 술 한 잔 | 고무줄놀이 | 11월 | 두고 내린 우산 | 아침안개 2 | 옛날의 사랑

작품에 대한 소견 - 김종목金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