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나! 테러리스트

정경환 지음
쪽수
352쪽
판형
148*210
ISBN
978-89-92235-78-5 03810
가격
15,000원
발행일
2009년 12월 14일
분류
예술문화총서 01 | 한국희국
책 소개
연극인 정경환 첫 희곡집 발간 

희곡작가이자 연출가인 정경환이 첫 희곡집을 출간했다. 극단 자유바다 예술감독이자 세명대학교 방송연예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는 정경환은 희곡 창작과 연출을 병행하고 있는 부산의 중견 연극인이다. 이번에 펴낸 희곡집 『나! 테러리스트』에는 「나의 정원」, 「달궁맨션 405호 러브스토리」, 「아름다운 이곳에 살리라」, 「나! 테러리스트」, 「태몽」, 「난난亂亂」 등 여섯 편의 희곡이 실려 있다. 여기 실린 작품 여섯 편 모두 작가가 직접 쓰고 연출해서 무대에 올린 작품들로, 자유바다 소극장, 소극장 너른, 대학로 소극장, 금정문화회관, 시민회관, 민주공원 등지에서 모두 2000년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을 해왔다.


희곡문학의 이중성-‘연극성’과 ‘문학성’

희곡문학은 ‘연극성’과 ‘문학성’이라는 이중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데, 희곡 창작과 연출을 병행하고 있는 정경환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희곡의 이중적 속성을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작품 속에 구현할 줄 아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부산지역 연극계에서 연출과 희곡 창작을 병행해오고 있는 정경환이 처음으로 희곡집을 상재하게 되었다. 그는 여타 희곡을 창작해오고 있는 연극인들과는 달리 희곡문학에 ‘연극성’과 ‘문학성’이라는 이중적 속성을 함께 아우르려고 하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 그의 희곡이 무엇보다 여타 희곡 창작자들의 작품과 차별성을 보이는 것은, 그의 희곡에는 대사회적 기능으로서의 치열한 현실인식과 아울러 관객(독자)들의 의식을 성숙시키고 변화시키려는 강한 이념이 내재해 있다는 점일 것이다. 즉, 그의 희곡에는 관객의 ‘쾌락적 기능’에 다가가려는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재미보다는, 관객(독자)의 ‘교시적 기능’에 충실하려는 현실인식으로서의 메시지가 강하게 노출되어 있다.
(연극평론가 김문홍)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단죄와 트라우마

연극의 본질적 기능이 대사회적 기능으로서의 치열한 현실인식이라고 했을 때 정경환의 작품은 그 무엇보다도 사회 · 역사적인 메시지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그의 첫 작품인 <난난亂亂>은 고려 말 위화도 회군부터 한국전쟁의 공비토벌작전까지의 역사 현장을 배경으로 잘못된 역사를 심판하고, 책임을 묻는 치열한 역사의식을 내보이고 있다. 또한 잘못된 역사의 현장은 그냥 묻히도록 놔둘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고 참회할 때만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갈 수 있음을 내비치고 있다.

표제작으로 수록된 <나! 테러리스트> 역시 오욕의 역사를 자초한 이들에 대한 단죄 형식을 취하고 있다. 2002년 8월 정경환이 직접 쓰고 연출하여 부산시립극단의 소극장 페스티벌에서 초연되었다가, 그해 금정문화회관 소극장에서 다시 공연된 이 작품은 주제의식에서 앞의 작품인 〈난난〉과 맥을 같이한다. 한국 근 · 현대사의 한 부분인 일제강점기를 통해 친일분자의 오욕의 역사에 대해 단죄하는 형식인데, 친일경찰 오갑동은 한국 현대사의 전환기 때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을 거듭해 결국 국회의원까지 올라가는 기회주의자이다. 그의 하수인이었던 윤대장은 자신의 역사적 과오를 참회하고, 극렬 친일분자였던 오갑동을 단죄한다.

그 외에 80년 5월 광주항쟁이 개인에게 끼친 트라우마를 묘사한 <나의 정원>, 5·16 군사혁명 시기부터 1970년대의 월남전 참전, 그리고 10·26 사태까지 현대사의 정치적 격변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아버지 세대가 겪은 정치적 폭력과 전쟁의 참혹한 후유증을 형상화한 <태몽> 등에서 정경환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부드러운 시선과 깊어진 연륜

한국의 근·현대사에 대한 단죄와 트라우마를 집요하게 추구하던 정경환의 직설적이고 치열한 현실인식은 2003년 4월 부산연극제 경연 부문에 참가한 〈아름다운 이곳에 살리라〉라는 작품부터 치열한 역사의 현장에서 한 발 비켜서서 ‘지금 이곳’ 우리의 삶에 포커스를 들이대면서 변모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 작품은 그해 부산연극제에서 연출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자살을 앞둔 한 연극배우의 순간적인 회상을 통해 연극예술의 존재 이유와 연극이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천착하고 있다.

2005년 12월에 공연된 〈달궁맨션 405호 러브스토리〉라는 작품에서는 더 큰 변모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이 작품은 ‘지금 이곳’ 우리의 일상의 풍경을 통해 사랑의 본질과 이별의 아픔, 그리고 인간관계의 균열을 다루고 있다. 정경환은 이 작품에서부터 일상적인 세계에 포커스를 들이대고 ‘지금 이곳’을 살고 있는 우리 주변의 인물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관조하는 변모를 보인다. 그만큼 세상과 인간을 보는 눈이 부드러워지고 연륜이 깊어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저자 소개
정경환

희곡작가, 연출가. 1963년 강원 태백 출생.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공연예술학과 졸업. 극단 자유바다 예술감독, 한국 희곡작가협회 편집위원, 세명대학교 방송연예학과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부산연극제 희곡상을 2회 수상하였고, 부산연극제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차례
희곡집을 내면서

나의 정원
달궁맨션 405호 러브스토리
아름다운 이곳에 살리라
나! 테러리스트
태몽
난난亂亂

해설_김문홍 질곡의 한국 근·현대사에 대한 단죄와 트라우마
공연리뷰_백로라 ‘정원’의 ‘구멍’으로 스며드는 폭력의 기억과 상흔
작가후기_정경환 연극은 나의 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