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현주 지음
쪽수 | 14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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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27*188 |
ISBN | 978-89-6545-431-1 03810 |
가격 | 10000원 |
발행일 | 2017년 7월 28일 |
분류 | 한국 시 |
책소개
유년과 현실의 대비를 지나 진정한 자아를 찾는 모험
산지니시인선 014 윤현주 시집 『맨발의 기억력』이 출간됐다. 기자 출신으로 다양한 현장에서 삶을 부대껴온 윤현주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이번 시집은 부박하고 비루한 현실 속에 처한 사회적 자아를 돌아보고 진실한 나를 찾기 위한 여정을 담고 있다. 유년과 고향을 주된 매개로 하여 때 묻지 않은 지난날의 순수한 경험들을 되새긴다. 또한 기억의 조각들로 이뤄진 유년 시절을 통해 현재의 나를 비춘다. 윤현주 시인에게 유년은 시적 원천이지만 안주할 위안의 공간으로 지속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비루한 현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의 기제로 재귀적 반복의 양식이 된다.
혼탁한 현재를 밝히는 유년이라는 순수한 불빛
‘늙은 누이야/아직도 기억하고 사는가’ (「푸른 강냉이 시간의 윤슬」 중에서)
의식이 분화되지 않는 유년은 사실 말할 수 없는 기억의 세계이다. 시인이 기억하는 것은 경험의 잔상들이며 이로써 유년은 재구성된다. 가난과 상처가 있는가 하면 사랑과 행복의 기억이 공존한다. 유년의 이미지들은 시인의 현재를 반추하게 한다.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삶을 대비함으로써 바라는 자아에 대한 기대를 강화한다. 유년은 “세월이 가뭇없이 흘러도/끝내 젖지 않는 비의 맹점에/환한 기억의 등불”(「우산 속의 마른 기억」에서)과도 같다. 때론 상처로 고통을 환기하고 콤플렉스로 사고의 진전을 가로막기도 하지만 존재의 등불이 되어 내면을 비추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따라서 유년은 시인의 시적 지평을 열어가는 적극적인 매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타락하고 퇴락한 사회적 자아와 대립하며 탄생한 시
‘나는 노쇠한 개, 이빨은 파뿌리처럼 뽑혔고/야성은 서리 맞은 들풀이오/어둠마저 빨려 들던 눈의 광채는 어둠에 갇혀 버렸고/ 십 리 밖 악취를 낚아채던 후각은 권력의 향기에만 민감하오’ (「기자들」 중에서)
기자가 직업인 시인이 자신의 일을 자조하고 풍자한다. 즉, 윤현주의 시는 타락하고 퇴락한 사회적 자아와 대립하는 자리에서 탄생한다.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는 내적 망명의 장소에 시가 있다. 「대추나무에 걸린 시」에서 시인은 “때늦은 등단”과 시 쓰기의 의미를 깊이 새긴다. “온몸으로 세월을 관통해야만” 한다는 의지와 더불어 “화려한 꽃의 수식 대신/태양의 뜨거운 직유와/달과 별의 은은한 은유, 그리고/뇌우의 홛달한 활유”를 얻으려 한다. 여기서 우리는 비루한 현실과 시적 망명 사이에 위치한 시인의 긴장된 입장을 상기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표제작인 「맨발의 기억력」과 「숟가락의 연애법」은 사물에 대해 세세하게 사유하고, 「헐렁한 시간」, 「모음을 파는 사내」, 「계절을 파는 여인」 등은 일상과 풍속을 관찰하고 그려낸다. 이러한 시적 과정은 나아가 「산복도로 풍경」이라는 연작시로 시적 성취를 얻는다.
저자 소개
시인 윤현주 hohoy@busan.com
경북 경산 출생. 경북대학교 영어영문학과 학사. 부산대학교 국제전문 대학원 석사. 2014년 <서정과현실> 신인상을 수상하여 등단했고, 현재 부산일보 논설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차례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임플란트 | 의자 | 젖은 눈망울 | 기자들 | 반의반 통 수박의 고독 | 사회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 대추나무에 걸린 시詩 | 물먹다 | 맨발의 기억력 | 고3 성자들 | 넥타이 | 빈방 | 어느 날의 도시 | 숟가락의 연애법 | 러닝머신 | 헐렁한 시간 | 지하철
제2부
장미와 담장 | 모음母音을 파는 사내 | 계절을 파는 여인 | 산복도로 풍경-골목 | 산복도로 풍경-파란 물통 | 산복도로 풍경-천국의 계단 | 산복도로 풍경-흔들리는 섬 | 산복도로 풍경-빨간 고무다라이 | 산복도로 풍경-벽화 | 산복도로 풍경-168계단 | 포크레인 | 포란抱卵 | 막춤 | 꽃다지 | 때밀이 여자 | 버려진 길을 딛고 삶은 일어서는가 | 호랑이 쇼
제3부
경기 동향에 관한 보고서 | 고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 누가 내 이름에 | 無所有 | 생활의 발견 | 그날 이후 | 목줄 | 우여곡절〔寺〕 | 시래기 | 아내는 낡아서 일가를 이뤘다 | 테트라포드 | 숫돌 | 천리향 설움에 젖어 | 386 따라지 | 능소화凌宵花 | 12월의 붉은 단풍나무 숲에서 | 노안老眼으로 당신을 읽다
제4부
입안에 고여 오는 얼굴 | 상어의 변주곡-돔베기 그리고 샥스핀 | 솔갈비·1 | 솔갈비·2 | 푸른 강냉이 시간의 윤슬 | 퇴장退藏 | 통곡 | 물메기 | 오래된 침묵 | 매실을 담으며 | 아버지 서책 | 우산 속의 마른 기억 | 아랫목 쌀밥 한 그릇 | 가덕 팽나무 | 도꼬마리 사랑 | 반어법 돌아가시다 | 즐거운 외풍
해설 | 비루한 현실과 시적 성찰-구모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