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욱 지음
쪽수 | 37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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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52*225 |
ISBN | 978-89-6545-119-8 93810 |
가격 | 20,000원 |
발행일 | 2010년 9월 30일 |
분류 | 산지니평론선 6 |
*2010 한국도서관협회 우수문학도서
책소개
미래의 시간을 요청하는 문학평론가 전성욱의 첫 번째 평론집
특이성(내면성)의 탐구를 통해 공통성(사회정의)에 이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전성욱 평론가의 평론집 『바로 그 시간』이 출간되었다. 전성욱 평론가는 2007년 봄 계간 『오늘의문예비평』을 통해 비평가의 길로 들어선 이후 현재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방면에서 비평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젊은 평론가이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낭만적으로 동경하는 모든 사유의 반대편에서 사유하는 전성욱 평론가의 글을 통해 모순으로 가득한 이 세계와 적대하면서도 새로운 세계를 꿈꾸는 젊은 평론가의 치열한 열정을 만나볼 수 있다.
비평에 필요한 것은 자기로부터의 망명
비평이란 타자와의 교섭이며 교감이다. 그러나 타자는 내가 아니므로 그 교감의 시간들은 쉽게 불화로 얼룩진다. 비평은 타자와의 어긋남, 바로 그 불일치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전성욱 평론가는 타자와의 순정한 만남을 낭만적으로 이상화하는 ‘공감의 비평’에 반대한다. 비평은 사실 소통의 중개자라기보다 갈등과 분쟁의 당사자다. 그래서 비평이란 그 공평무사의 이상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이전투구다. 사실 지금의 비평들은 타자를 향한 연민이나 공포, 환대나 멸시도 아닌 다만 자기에 대한 더없는 사랑의 표현이 되어가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비평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자애로운 사랑이 아니라 자기로부터의 망명이라고 전성욱 평론가는 말한다. 자기로부터의 망명은 곧 자기성찰(내면성의 탐구)이며 이를 통과해야만 세계에 대한 자애로운 사랑(사회정의)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에게 비평은 적대 속에서도 환대와 연대를 꿈꾸는 일종의 정치적 실천인 것이다.
비평가로서 해야 할 일-자유에 대한 ‘서술’과 ‘주장’ 사이에서 ‘이행’을 촉구하는 것
비평은 소설이나 시에 대해 이차적으로 존재한다. 비평은 무엇에 대한 논평으로서만 존재하는 글쓰기다. 그러나 비평은 스스로 창작이라는 자의식을 키워 예술로 대우받기를 바랐다. 그리고 어느 순간 작가의 죽음 위에서 모든 글쓰기는 인용의 직물이 되었고, 드디어 비평은 일차적인 것으로 비약했다. 그러나 이제 비평은 다시 이차적인 자리로 되돌아와 성실한 독자의 자리를 회복해야 한다.
비평은 적대로 정의되는 정치적인 것의 한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글쓰기다. 그러므로 비평은 그 자체로 그렇게 아름다운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문학은 이 진부하고 야비한 일상에서 자유를 이행함으로써 아름다움에 도달하는 놀라운 언어적 실천이다. 그리고 자유의 이행을 촉구하는 그 세속적인 다툼 속에서 벌어지는 언어적 실천이야말로 깊은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문학의 자유란 김수영의 말처럼 “자유의 서술도 자유의 주장도 아닌 자유의 이행” 그 자체다. 바로 그 서술과 주장 사이에서 이행을 촉구하는 것, 그것이 비평가로서 해야 할 가장 큰 일이자 소명이라고 전성욱 평론가는 말한다. 그에게 비평이 실천해야 할 자유의 이행이란, 건조한 구호나 화려한 수사를 넘어 언어의 마술적 힘을 일깨우는 것이라는 점에서 세상의 진부함을 견디는 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소수적인 것의 참된 의미를 일깨우는 평론집
이 평론집은 주류적인 담론에서 눈길을 주지 않았던 소수적인 문학들의 탐구를 통해 다수적인 것의 횡포를 부각시키는 동시에 소수적인 것의 참된 의미를 일깨우고 있다.
1부 ‘지역과 세계’는 일종의 총론으로 오늘의 우리 문학이 처한 조건과 맥락을 살펴본 글들이다. 자본주의의 심화가 가져온 세계체제의 변환 속에서 국지적 변화의 다발로 드러나는 지역의 삶과 문학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2부 ‘매체와 주체’는 그 변화에 대한 사유의 연장으로 디지털 매체가 가져온 문학의 질적 변화와 새로운 주체 구성의 문제에 대해 천착한 글들을 담고 있다.
3부 ‘작가와 정치’는 정치적 독법으로 읽고 쓴 작가론들이다.
4부 ‘보편과 타자’에는 작품론을 묶었다. 형이상학적인 근원으로서의 보편은 이들 작품들을 가로지르는 핵심적인 개념이다. 보편에의 매혹과 미망이 가져온 타자들의 곤혹에 대해 사유하고 있다.
5부 ‘소설과 사회’는 일 년 동안 연재했던 소설 계간평을 한 자리에 모은 것이다. 작품이 발표되었던 당시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면서 한국소설의 유형학을 탐색하고 있다.
미래의 시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는 『바로 그 시간』
문학은 세계의 변화를 그 내용과 형식으로 표현한다. 문학의 변화를 읽고 그 변화에 대해 사유하는 것은 곧 세계의 변화에 대한 성찰과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그 시간’이라는 표제는 옥타비오 파스의 시 제목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바로 그 시간’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이지만 반드시 도래해야 할 미래의 시간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그 시간은 현실성의 시간이 아니라 잠재성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그 미래의 시간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다. 그러므로 전성욱 평론가의 비평은 바로 그 시간의 도래에 대한 강력한 요청과 촉구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종언과 파국의 풍문으로 소란스런 이행의 시기다. 여기 실린 글들은 그 급박한 변화에 대한 사유를 통해 모순 가득한 이 세계와 적대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꿈꾸고 있다. 또한 모든 비루한 인간마저도 자기의 삶 속에서 세상과 적극적으로 교섭할 수 있다는 희망을 피력하고 있다.
이 책은 주로 소설을 읽고 쓴 글들로 채워져 있다. 소설은 잡스럽고 난삽하여 그 이름 자체에 천한 태생의 흔적이 새겨져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소설은 이 세계의 어떤 비천함에 대해 가장 위대한 증언을 제공한다. 그러므로 이 책이 세계의 비천함을 견디며 사는 모든 이들에게 읽혀 그 비천함과 맞설 수 있는 사유의 촉발을 불러오기를 저자는 바라고 있다.
이 책은 전성욱의 첫 책이다. 아무도 문학평론을 읽지 않는 시대에 책은 외롭다. 외로움이 얼마나 깊어야 새 언어가 견디지 못하고 탄생되어 나올까. 그가 한국의, 아니 세계의 작가들에게 꼭 필요한 문학평론가가 되기를 바란다. 한 명의 올바른 문학평론가가 세계문학의 왜곡된 지점을 바로잡는다. 그의 글이 작가들의 정신병을 치료하기를 바란다. 작가를 사랑하고 독자를 사랑하는 그의 빛나는 글쓰기를 나는 지지한다. -김곰치(소설가)
지은이 소개
전성욱
문학평론가. 1977년 경남 합천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났다. 열두 살 때부터 지금까지 부산에서 살고 있다.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7년 봄 계간 『오늘의문예비평』을 통해 비평가의 길로 들어섰다. 지금은 몇 개의 대학에서 강의를 하며 『오늘의문예비평』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례
책머리에
제1부 지역과 세계
세계문학의 해체
추종과 배반―일본이라는 매혹과 미혹
부재하는 것의 공포, 지역이라는 유령
사랑, 그 참을 수 없는 생명정치―구체성의 보편과 지역의 문학
제2부 매체와 주체
문학의 공간―문예지의 공공성에 대하여
블로그에 소설이 어쨌다고?―동물화하는 한국소설 1
종말 이후의 문학―동물화하는 한국소설 2
제3부 작가와 정치
해석의 정치―요산 김정한론
음란한 환상―듀나론
도전으로서의 웃음―김종광과 이기호의 소설들
유죄로서의 욕구, 이론과 신념 사이의 비평―조정환론
제4부 보편과 타자
근원적 결핍과 충족 불가능한 보충―박명호의 『우리 집에 왜 왔니』
문명과 자연―한승원의 『앞산도 첩첩하고』
외로움이라는 질병―마광수의 『발랄한 라라』와 김곰치의 『빛』
수렁에 빠진 사람들―조명숙의 『바보 이랑』
제5부 소설과 사회
지옥에서 보낸 한철―소설과 사회 1
개발과 눈물―소설과 사회 2
몰락하는 세계, 구축하는 소설―소설과 사회 3
폭력의 현실과 악몽의 문학―소설과 사회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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