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핑위안 지음 | 이종민 옮김
쪽수 | 44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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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52*225 |
ISBN | 978-89-6545-214-0 94820 |
가격 | 30000원 |
발행일 | 2013년 5월 16일 |
분류 | 크리티카& 04 |
책소개
세계 정상에 올라선 중국소설, 어떻게 읽을 것인가?
『붉은 수수밭』 등으로 유명한 중국의 소설가 모옌이 201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이로써 중국은 프랑스 국적의 가오싱젠을 포함해 벌써 두 명의 노벨상 수상작가를 배출한 셈이다. 그러나 점점 높아지는 중국소설의 인기와는 반대로 한국에서 중국소설을 어떻게 비평하고 수용할지에 대한 연구는 미미했다.
20세기 중국문학에서 소설은 발걸음이 가장 견실하고 성과가 가장 컸던 예술형식이다. 몇십 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중국소설은 고대소설에서 근대소설로 신속하게 변화하면서 세계 문단에 루쉰, 라오서, 마오둔, 바진, 선총원 등의 소설 대가와 많은 예술 작품을 선사했다. 중국소설의 근대화 과정을 고찰하는 일은 매력적이지만 “소설의 근대화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비롯한 일련의 과제에 답하기는 쉽지 않다. 베이징대학교 사상 최초로 30대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또한 최초로 30대 교수(중문학과)가 된 저자 천핑위안은 『중국소설의 근대적 전환』을 통해 “몇 개의 구두점을 수입하는 것도 큰 전쟁”이었던 나라의 소설을 기꺼이 탐구하고자 했다.
전통에서 창조로, 중국 근대소설의 발전을 이룬 두 합력(合力)을 밝힌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 논리에서 벗어나 인간학적인 가치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를 상상하는 ‘80년대 지식인’으로서 천핑위안은 관습적이고 교조적인 연구풍토를 비판하며 변화하는 시대의 감각에 맞는 새로운 연구경향을 추구한다. 그리하여 사상 위주의 기존 ‘이념비평’에서 벗어나 다양한 층차에서 문학의 변화와 그 속에 내재된 시대정신을 해석할 수 있는 체계 비평을 시도한 결과물이 바로 『중국소설의 근대적 전환』이다.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은 위상을 전이시키는 두 가지 합력(合力)에 기초한다’는 이론구상은 바로 본서의 진정한 핵심이며 논술을 전개하는 기본적인 이론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략) 이 이론구상은 서양소설의 유입으로 인해 중국소설이 영향을 받아 변화가 발생하고, 문학구조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이동하는 과정 중에 전체 전통문학의 양분을 흡수하여 변화가 발생한다는, 위상을 전이시키는 두 가지 합력의 공동작용을 강조하는 것이다. 서양소설의 수입이 제일의 동력임을 인정하지만 중국소설의 위상 전이에 끼친 전통문학의 영향도 마찬가지로 매우 심원한 것이다.-제8장 결론 중중국 근대문학의 발전에 영향을 미친 두 가지 거대한 합력(合力)인 서양소설의 유입과 전통문학의 계승을 균형 있게 분석한 이 책에서 저자는 ‘전통의 창조적 전화’와 ‘근대화’라는 개념을 부각하며 중국소설이 전통의 창조적 전화를 통해 근대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한다. 특히 근대화의 문혁 시기의 억압을 향한 반발에서 기인한 개념으로, 저서를 집필할 당시 중국의 유일한 세계문학이었던 소련문학의 굴레에서 벗어나 서구세계의 문학을 수용하거나 중국 사회주의 문학의 이념적 폐쇄성을 넘어 자유롭고 다양한 문학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만하다.
1부 「서양소설의 계발과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에서는 중국소설의 서사시간·서사시점·서사구조의 변화양상을 각각 다루었는데, 그중 서사시간 연구의 대상을 장르에 따라 정치소설, 탐정소설, 애정소설로 분류해 분석한 점이 특히 흥미롭다. 제라르 주네트나 츠베탕 토도로프 등 익숙한 서양식 이론에서 벗어나 중국소설 고유의 서사 구조와 시점 등을 파악하는 일은 분명 이 책의 유의미한 성과로 기록될 것이다. 2부 「전통문학이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에 미친 영향」에서는 전통의 창조적 전화(轉化) 양상과 유형, 소화·일화 등 소설로 유입된 전통 문체, 서양소설이 도입되면서 비로소 생겨난 일기체·편지체 소설, 중국 문학의 유서 깊은 두 전통인 사전(史傳)과 시소(詩騷)를 다루었다. 또한 저자는 연구 범위에 속하는 작가들을 활동시기에 따라 ‘신소설가(1898~1916년에 주로 활동)’와 ‘5·4소설가’(1917~1927년에 주로 활동)로 분류하고 책 전반을 통해 각 장에 주제에 부합하는 그들의 작법과 작품을 고루 열거하였는데, 이 두 작가군을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또다른 두 합력으로 여겨도 좋을 것이다.
“나의 관심은 언제나 살아 있는 문학의 역사이다”
『중국소설의 근대적 전환』은 저자 천핑위안의 베이징대학교 박사학위 논문 「中國小說敍事模式的轉變」의 번역본으로, 연구와 비평의 경계를 허물고자 한 산지니의 '크리티카&' 총서 네 번째 책이다. 이 논문을 통해 천핑위안이 1991년 국가교육위원회 및 국무원 학위위원회가 선정하는 ‘뛰어난 공헌을 한 중국박사학위 수여자’로 선정되었을 정도로 그 가치가 뛰어난 저작이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문제의식은 동서양이 조우하여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 ‘근대’ 문학을 해명하는 것이다.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을 연구대상으로 삼고 편의적으로 구조주의 서사학 이론을 사용하지만, 그의 목적은 서사학 이론을 빌려 중국소설사의 변천을 해석하고 형식주의 비평을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 문학은 ‘의미 있는 형식’이라는 시각을 통해 문학형식 속에 투영된 당대의 문화의식과 시대정신의 의미를 밝혀내고자 한다. 또한 “문학의 내부연구와 외부연구를 접목하여, 순수형식적인 서사학 연구를 문화배경에 주목하는 소설 사회학 연구와 결합시키고, 아울러 이를 위해 필요한 많은 자료를 준비하는” 계기로 삼으려 했다.
이 책의 목표는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을 일으키는 숨겨진 문화적 논리를 밝혀 근대소설이 탄생하게 된 이행기적 상황을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그 미래적 가능성을 서사학적 측면에서 제시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이론적인 문제를 대상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읽는 동안에는 오히려 현실적 긴장감이 느껴진다. 또한 연구대상인 근대소설이 당대(當代) 소설과 시간적 거리가 멀고 수준 또한 상당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20세기 소설이 발전하는 맥락을 다양하게 분석하여 당대 소설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
글쓴이 소개
저자 : 천핑위안(陳平原)
1954년 광저우 차오저우(潮州) 출신. 광동의 산골에서 하향 체험을 하다가 1977년에 중산대학 중문과에 입학하여 1982년에 졸업하였다. 1984년에 동 대학 대학원에서 문학석사학위를 취득하고, 1987년엔 베이징대학 대학원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박사학위 취득 후 베이징대학 교수로 부임하였으며, 일본 도쿄대학과 교토대학, 미국 컬럼비아대학, 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 영국 런던대학, 프랑스 동방언어문화연구원 및 타이완대학에서 객원교수를 역임했으며, 30여 종의 저술을 집필하였다.
역자 : 이종민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밭대학교 중국어과 교수를 거쳐 현재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북경수도사범대학 교환교수, 홍콩 링난대학 방문학자, 중국현대문학학회와 현대중국학회 이사 및 『중국의 창』 편집인을 역임하였다. 저서로 『근대 중국의 문학적 사유 읽기』, 『글로벌 차이나』, 『한국과 중국, 오해와 편견을 넘어』(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 『진화와 윤리』,『천연론』(공역), 『중국소설서사학』,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공역) 등이 있다.
차례
차례
제1장 서론
1부 서양소설의 계발과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
제2장 중국소설 서사시간의 변천
제3장 중국소설 서사시점의 변천
제4장 중국소설 서사구조의 변천
2부 전통문학이 중국소설 서사양식의 변천에 일으킨 작용
제5장 전통의 창조적 전화(轉化)
제6장 전통 문체의 소설 유입
제7장 사전(史傳)전통과 시소(詩騷)전통제8장 결론
부록
부록1. 소설의 서면화 경향과 서사양식의 변천
부록2. 시사(詩史)를 말한다—중국시가의 서사기능을 겸하여 논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