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지음 | 강문구 옮김
쪽수 | 32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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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27*188 |
ISBN | 978-89-92235-09-9 03300 |
가격 | 13,000원 |
발행일 | 2007년 3월 15일 |
분류 | 중남미사 |
책 소개
지난 해 7월 장출혈로 입원해 수술을 받고 건강위독설에 휩싸인 바 있는 카스트로는 최근 차베스가 진행하는 라디오 방송에 전화 출연하는 등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듯 보인다. 체 게바라와 함께 그랜마호를 타고 쿠바에 상륙하여 1959년 혁명을 성공시킨 지 48년. 체 게바라는 1967년 볼리비아에서 사망하면서 쿠바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위대한 전설이 되었지만 피델 카스트로는 수많은 암살 기도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살아서 쿠바를 이끌고 있다. 이 노혁명가의 어디에서 이와 같은 불굴의 의지가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마요르-살아 있는 신화인 것이 당신의 특권인가? 당신은 죽은 후에도 계속 신화로 남을 것인가?
카스트로-나는 신화가 아니다. 미국 정부가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당신이 말하는 신화로 나를 변모시켰다. 만약 내가 살아 있는 신화라면 그것은 미국의 무수한 암살시도 실패 덕분이다. 하지만 물론 나는 죽은 후에도 계속 신화로 남을 것이다. 그러한 막강한 제국에 반대해서, 그렇게 오래 투쟁해 온 족적을 없애버리는 것이 실제로 가능하겠는가?
(유네스코 전 총재, 페데리코 마요르 사라고사와의 인터뷰 중에서)
제3세계 고독한 노혁명가의 절절한 외침
이 책은 2000년 1월에서 2001년 11월까지 피델 카스트로가 세계를 향해 외쳤던 연설과 대담 모음집이다. 48년 동안 쿠바를 이끌어 오고 있으며, 사회주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는 노혁명가의 절절한 외침이다. 베네수엘라, 파나마, 쿠바, 미국 등에서 행한 연설로서 2000년 유엔에서 개최된 밀레니엄 정상회담, 200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Durban)에서 개최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회의에 참가해서 행한 획기적인 연설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전 유네스코 총재와의 대담을 통해 오늘날 쿠바와 쿠바혁명의 의미에 대해서 토로하고 있다. 유엔 등에서 행한 연설에서는 제3세계에 만연한 에이즈, 빈곤, 죽어가는 아동의 비극, 인종차별, 테러위기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피력하고 있으며, 21세기 유엔은 소수 선진국의 입장만을 대변할 것이 아니라 세계 전 인류 공존을 위한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전쟁, 인종차별, 경제적 불의에 반대하며
2000년 9월 8일에는 뉴욕 할렘에 있는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연설하는데 전쟁, 인종차별, 경제적 불의에 대해서 구체적인 통계 수치를 들어가며 비판한다. 밀레니엄의 새로운 세기로 들어가는 이 시기에 세계인구 1/3이 빈곤상태에 처해있고, 하루 3만 명의 어린이가 질병으로 죽어가고, 해마다 200만 명이 에이즈로 죽어간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세계 가장 부유한 나라 미국에서도 심각한 사회문제가 존재한다고 일갈한다. 미국 총인구의 14%가 빈곤선 이하의 생활을 하고, 4300만 명은 의료보험도 없고, 3000만 명이 문맹이고, 상위 1%가 전체 부의 36%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국가 내 혹은 국가간 빈부격차의 심화와 확산을 야기하는 소비주의 모델을 통해서는 인류의 발전은커녕 존재조차도 위협당하게 될 것이고, 이런 것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유엔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유엔의 기본 역할은 새로운 세기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전쟁뿐만 아니라 저발전, 기아, 질병, 빈곤, 인간의 삶에 필수적인 자연환경 파괴 등으로부터 세계를 구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전 인류의 각성이 절실합니다. 너무 늦기 전에 시급히 방안을 찾아야만 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인류의 운명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진정으로 정당하고 의미 있는 법칙을 찾으려는 꿈을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불가능을 위한 투쟁이 오늘날 우리를 단합시켜 주는 이 조직의 목표여야만 한다고 확신합니다!
테러리즘, 전쟁 반대에 전 세계가 단합해야
피델 카스트로는 또한 현재의 세계 경제·정치 질서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미디어 조작과 미국 헤게모니가 판을 치는 이러한 암울한 시대에 피델 카스트로의 음성은 반드시 회자될 필요가 있는 제3세계의 목소리다. 9·11테러 직후에 행한 연설에서는 테러리즘과 전쟁, 이 두 가지에 반대해서 전 세계가 단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발생한 2001년 9월 11일 테러주의자의 공격뿐만 아니라, 발발 직전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전쟁에 직면하여 정의와 평화를 요구하는 외침이다.
오늘날 테러리즘이, 그 뿌리 깊은 기원과 경제적·정치적 발생 요인들, 또 생존과 관련된 원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 위험하고 윤리적으로 옹호될 수 없는 현상임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미국민에게 닥친 인간적·정신적 피해, 무고한 시민 수천 명이 예기치 못하게 죽은 충격-그 이미지가 세계를 뒤흔들었습니다-이 야기한 분노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누가 이익을 보았습니까? 그들은 극우세력, 가장 퇴보한 우익세력들입니다. 그들은 세계에서 점점 고조되는 저항을 분쇄하고, 지구상에 아직 남아있는 모든 진보세력을 청산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한 행동을 조직하거나 부추기는 세력은 그 누구든 간에 커다란 오류, 엄청난 불의, 가공할 범죄를 저지른 것입니다. 하지만 이 비극은, 정의의 이름으로, 특이하고 기이한 이름의 ‘무한한 정의(Infinite Justice)’-나중에는 ‘작전, 지속적 자유(Operation Enduring Freedom)’로 바뀌었다-라는 작전으로, 그만큼 무고한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하게 될 전쟁의 빌미로 이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막 시작하려 하는 기이한 성전(?)에 참여하는 현실의 적들, 혹은 가상의 적들에 대해 생각해 볼 때, 나는 어느 쪽 광신주의가 더 강력한지 도저히 판단을 내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9·11테러 후 2001년 9월 22일 아바나에서 행한 연설에서...)
피델 카스트로에 대하여
피델 카스트로는 1926년 쿠바 동부의 조그만 마을에서 태어났다. 1945년 아바나대학 법학과에 입학하였고, 졸업 후 변호사가 되었다. 바티스타 독재정권에 항거해 1953년 산티아고 몬카다 병영을 습격하지만 실패하여 체포된 후 재판에서는 스스로를 변호하고, “역사가 나에게 무죄 판결을 내릴 것이다.”라는 유명한 최후진술을 한다. 1955년 멕시코로 망명한 후에도 혁명 활동을 계속하고, 1956년 체 게바라를 만나 그와 함께 그랜마호를 타고 쿠바에 상륙한 후 시애라마애스트라 산맥을 중심으로 치열한 게릴라전을 치른다. 1959년 1월 혁명군은 드디어 수도 아바나에 입성한다. 혁명 성공 후 총리에 취임하여 토지개혁을 실시하는 등 사회 개혁을 단행하고, 이후 국가평의회 의장이 되어 현재까지 쿠바를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상품이 화폐에까지 등장하는 쿠바
냉전이 끝나고, 사회주의가 붕괴하는 와중에 쿠바도 중대한 위기를 겪었다. 특히 소연방에 의존적인 경제 구조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사회 경제의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경제 구조의 조정에도 성공하여 비교적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외자 유치를 통한 경제 발전도 서두르고 있는데 현대중공업도 현재 쿠바에 진출해 있는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쿠바 수도 아바나 인근 레글라 공장에 이동식 발전설비를 짓고 있는데 이곳에 카스트로가 직접 방문하여 직원들을 격려한 적도 있고, 이 발전설비는 쿠바 신지폐에도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쿠바와의 관계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까지 공식적인 외교관계는 수립되지 않았으나, 1996년부터 우리 기업들이 아바나에서 개최되는 국제박람회에 매년 참가하고 있으며, 2005년 9월에는 KOTRA 아바나 무역관이 문을 열었다. 우리와 쿠바 사이에 여하간 해빙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음은 분명하다. 우리나라는 쿠바와 수교를 맺지 못한 미국, 이스라엘과 더불어 3개국에 속한다. 미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되, 쿠바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화해와 평화의 물결에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좌파 도미노현상이 계속되는 라틴아메리카
통상 미국의 뒤뜰(Backyard)로 묘사되던 중남미대륙에 좌파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지난 해 칠레 대선 결선 투표에서 중도좌파연합의 미첼 바첼렛 후보가 중도우파연합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었다. 더군다나 2003년 아르헨티나, 2004년 우루과이, 2005년 볼리비아에서 이루어진 좌파 승리는 칠레를 시작으로 지난해 선거에서 좌파 정권의 도미노가 계속되었다. 4월 페루, 7월 멕시코, 10월 브라질(재집권), 11월 니카라과, 12월 베네수엘라(재집권)에서도 좌파가 집권을 했다. 이들 좌파집권의 물결은 급진적인 반미정권의 유형에서 유연한 실사구시형 좌파정권까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서구 사회주의권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중남미대륙에서 좌파정권이 승리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와 함께 라틴아메리카 민중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피델 카스트로의 사상에서 그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피델 카스트로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책
쿠바 방문이 자유롭게 된 이후부터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쿠바 여행기가 나와 있다. 쿠바를 방문한 사람들은 자유분방하고 낭만적이기까지 한 아바나 등지의 분위기에 놀란 표정들이다. 최근에는 농업혁명으로 유기농 성공에 대한 관심까지 더해져서 쿠바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지고 있다. 폐쇄된 공산국가의 이미지, 북한과 연상되는 이미지와 너무나 다른 쿠바에 대해 우리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카스트로의 중병설, 권력이양설까지 합쳐져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는 이 시기에 카스트로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이 책은 한국의 독자들에게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다.
강문구 _ 옮김
연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오하이오 대학에서 정치학 석사를, 뉴멕시코 대학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경남대학교 정치언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로 라틴아메리카와 한국의 정치, 정치변동, 민주화, 사회운동 등에 관해 집필해왔다.
저서로는 『포위된 혁명 : 니카라과혁명 건설 10년사의 현대적 조명』, 『자본주의 체제 하의 사회변혁운동 : 칠레혁명과 아옌데 노선연구』,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와 진로』, 『한국 민주화의 비판적 탐색』, 『연합종속적 발전이론 연구 : 까르도주의 방법론을 중심으로』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맑시즘과 기독교』, 『다시 그람시에게로』, 『라틴아메리카 정치경제학』 등이 있다.
현재 쿠바에 대한 새로운 저작 『쿠바를 다시 읽는다(가제)』를 집필 중이다.
이창우 _ 일러스트
인터넷 매채 레디앙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차례
1장 오늘날, 쿠바와 쿠바혁명의 의미에 대하여
2장 유엔의 새로운 좌표
3장 제3세계의 에이즈 비극
4장 21세기 유엔의 역할
5장 전쟁, 인종차별, 경제적 불의
6장 베네수엘라 국회연설
7장 빈곤의 현실과 아동의 비극
8장 역사와 인간에 대하여
9장 퀘벡 시 시위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10장 암울한 미래에 대하여
11장 피노체트의 재판
12장 세계화와 라틴아메리카에 대하여
13장 인종차별에 반대하며
14장 미국의 ‘대테러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