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내가 만난 인도인

김도영 지음
쪽수
260쪽
판형
152*225
ISBN
89-92235-07-5 03300
가격
13,000원
발행일
2006년 12월 27일
분류
인류학

책 소개

세계경제 중심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 


인도는 1991년 경제개방을 시작하여 꾸준한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고, 최근에는 급격한 고도성장을 이루어 중국과 함께 차세대 세계경제를 주도해 나갈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나라이다. 세계경제에서 인도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점점 증가하고 있고, 특히 IT산업에서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막강한 IT산업 우수 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게임기,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서 선두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에는 빈곤과 후진성의 상징이었던 나라가 점차 자신감을 회복하면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와 한국의 경제 관계


1974년 체결된 무역 진흥과 경제 기술 협력에 관한 협정의 보호아래 무역관계는 진행되어 왔는데, 인도경제의 개방 이후 꾸준히 강화되어왔다. 최근 몇 년간 인도경제의 발전으로 더 탄력을 받아 인도는 이제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수출입 상대국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삼성, 현대, 엘지, 포스코 등 주요 대기업들이 인도에서 생산 설비를 증대시키고 있으며, 중소기업, 관광업계, 서비스업 등 수많은 한국인들이 인도에 진출하고 있다. 인도에서 한국 공장은 흔히 발견할 수 있고, 한국 브랜드 광고판이 거리를 뒤덮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기업들은 공격적인 경영방식으로 인도에서 크게 선전하였고, 인도인들도 한국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인도 시장에서 한국 회사들은 강세를 누리고 있다.


한국 드라마 대장금이 방영되고 있는 인도 국영 TV


오늘날에는 인도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만 하더라도 2005년 기준으로 5천 명에 가깝고, 사업, 관광, 유학 목적으로 인도를 방문한 한국인은 3만 8천 명에 이른다. 또한 같은 기간 한국을 방문한 인도인은 5만 8천 명이었다. 인도 국영 TV는 지난 7월 한국드라마 <해신>을 시작으로 9월에는 <대장금>을 방영했는데 프라임 시간대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한국과 인도는 문화적으로 가까워지고 있고, 한국인과 인도인의 교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 과연 한국인들은 인도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인과 인도문화를 이해했으면...


한국인들이 이해하는 인도라는 나라는 과연 무얼까? 인도는 불교성지가 있는 곳, 영혼의 안식처, 물가가 싸서 배낭여행하기 좋은 곳, 가난하고 거지가 많은 나라 등 여러 가지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런 선입견이나 피상적인 이해는 관계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이 책은 인도 델리대학교 동아시아과 교수로 재직하며 학생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있는 김도영 교수가 19년 동안 인도에 살면서 들여다본 인도인과 인도문화에 대한 이야기다. 저자는 가능하면 더 많은 한국인들이 인도인과 인도문화를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실제적인 교역규모의 확대와 더불어 일어날 수도 있는 문화의 마찰, 민족의 마찰을 줄여서 서로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국제 정치, 경제, 문화, 교육 등 모든 면에서 더 적극적으로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한국인이 인도 땅에서 겪는 어려움은 더위를 비롯한 자연환경과 음식에서 오지만 더 힘든 일은 복잡하고 오랜 문화와 다른 사고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인도인을 상대하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사업상대자, 공장직원, 교수, 동료학생, 공무원들, 셋집주인들, 집에서 일하는 사람, 운전기사, 경비원 등 수많은 인도인들과 대면하고,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속에서 아름다운 우정의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해서 불필요한 마찰이 일어나고, 힘을 소진하고, 정신적으로 피곤해하는 경우를 보면서 저자는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불필요한 마찰은 한국 편에서 보면 한국의 힘이 소모되는 것이고, 인도 편에서 보면 외부인들이 들어와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며, 이것이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강조하고 있다.


문화를 이해하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


저자는 19년 동안 인도 현지에 살면서 네루대 교수로 재직했고, 지금은 델리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누구보다도 가까운 곳에서 인도인을 대하고, 그 속에서 인도인을 겪어보았기 때문에 인도인을 잘 이해하고 있다. 그러한 저자가 바라보는 인도인은 누구보다도 마음이 따뜻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인도인이 훌륭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태도와 현상의 이면을 알고, 부정적인 사실도 왜 그러한지를 알아야 그 이면에 흐르는 문화를 납득할 수 있게 되어 마찰을 줄일 수 있으며, 우리의 마음도 편해지고, 인도인을 친구로 얻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시간 약속이 늦어지면 왜 늦어지는지 알게 되고, ‘괜찮다’고 말하는 그 말뜻이 무엇인지를 파악하여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13개 키워드로 이해하는 인도인


▶ 지극히 종교적인 것 같은 인도인들이 돈은 무지 밝힌다. 이런 상반된 특성을 가진 인도인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

▶ UN의 공식기록에서 가장 긴 연설을 한 사람 크리슈나 메논. 그는 UN 총회에서 장장 9시간 동안 쉬지 않고 연설을 했다. 이렇게 인도인들은 말을 잘한다. 인도인들이 말을 잘하는 방법은?

▶ 한국인과 인도인은 감정표현 방식이 다르다. 다혈질인 한국인은 화, 감사, 미안을 표현하지 않는 인도인들이 이해가 안 간다.

▶ 인도인들은 거짓말도 개의치 않는다. 그렇다고 도덕과 윤리도 없는 것일까?

▶ 인도 여성들의 위치는 어떤 것일까? 아직도 여성은 결혼하면 남성을 주인으로 모셔야 하지만 델리대학교에는 배꼽티와 청바지를 입고 자가용을 몰면서 한 손으로는 이동전화를 들고 깔깔대는 여학생들도 많다.

▶ 전세계 콜센터 일의 60% 이상이 쏟아져 들어올 정도로 인도인들은 영어를 잘하는데 그 이유가 과연 영국식민지 과거 때문일까? 다른 이유가 있다면?

▶ 평소에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이 남을 잘 도와주는 사람들이 공식적인 자리를 꿰차기만 하면 권위적이 되는 이유.

▶ 아시아미술가협회 회장으로 미술가가 아닌 인도 행정직원이 선출되었다. 인도인에게 있어서 권력은 무엇인가, 왜 권력지향적인가, 그 권력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가.

▶ 몬순에서 유래한 다양한 인도미신-페스트가 퍼져도 쥐는 죽일 수 없다. 목요일에는 옷을 빨지 않는다. 고양이가 지나가면 외출을 하지 않는다.

▶ 종교와 역사에서 유래하는 관대한 성품. 소리에 관대하고, 냄새에 관대하고, 장애인에 관대하고, 손님에 관대하고, 영어를 못해도 관대하다.

▶ 외국에 가면 종교와 카스트는 네 나라에 두고 가라? 힌두교인들은 바다를 건너면 카스트의 효력이 상실된다고 믿고 있다.

▶ 접촉해서도 안 되고, 쳐다보는 것조차 금기시하던 불가촉천민들과 이제는 수영장에도 같이 들어간다. 또 깎인 수염은 오염물질로 보아 이발은 천민들의 몫이었다. 그럼 일회용면도기도 이발사에게 시켜야 하나?

▶ 인도인들은 누구보다도 자부심이 강하다. 그런 자부심 교육은 신화를 통해 뱃속에서부터 이루어지고 있다.


저자는 13개 키워드로 인도인의 성격을 설명하면서, 그러한 성격이 형성되기까지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넓은 영토에 다양한 민족이 어우러져 살면서 수천 년의 역사를 이어온 인도. 인도의 다양성은 익히 잘 알려져 있듯이 인도인들도 지극히 다양하다. 그래서 인도사람에게는 어떤 말이 진실이면 그 반대되는 말도 진실이 된다. 종교적인 듯하면서도 물질적이고, 윤리적인 듯하면서도 거짓말을 쉽게 내뱉는다. 그런 인도인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문화적인 코드로 접근해야 한다.


1857년 인도 세계를 시끄럽게 했던 세칭 ‘세포이 반란’은 정신문화 측면에서 보면 인도인의 자부심을 존중하지 않은 영국인의 무지에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영국 측에서는 ‘반란’이라 하지만 인도 측에서는 ‘제1차 독립운동’이라 한다. 우리에게 동학이 난이 아니라 혁명인 것과 같다. ‘세포이 반란’의 시작은 총탄을 싸는 기름종이에서 비롯되었다. 그 기름이 쇠기름이나 돼지기름이라서 힌두 사병에게 모욕이 된 것이다. 쇠기름은 힌두가 성스럽게 여기는 동물의 기름이요, 돼지기름은 천민도 만지기 싫어하는 오염물질이다. 결국은 온 영국 통치자들이 퇴각하는 수치를 겪으며 1년간 전쟁이 계속되었다. 인도 측 사상자는 말할 나위도 없고 영국의 희생도 엄청났다. 호미로 막을 일을 불도저로 막는 일이 되었다. 영국이 조금만 인도 문화에 조심스럽게 접근했어도 안 일어났을 비극이었다. --본문중에서


저자는 우호적인 모습으로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자부심을 존중해 주는 것이 서로 유익한 만남이 될 거라고 결론을 맺고 있다.


한편 저자 김도영 교수는 부산대학교 경제학과 주최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1월 초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도영 _ 지은이

1956년생. 고려대학교에서 중문학을 전공했다. 1988년 인도로 유학 가 현재까지 19년째 인도에서 살고 있다. 네루대학교에서 영문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1996년부터 2002년까지 네루대학교에서 동북아시아과 객원교수로 일했다. 2002년부터 현재까지 인도 델리대학교 동아시아과 객원교수로 일하며,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아직은 낯선 한국을 인도 땅에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인도 한국어를 강의하며 세 딸 모두 인도 학교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육을 받았다.



차례

종교적인 인도인·물질적인 인도인


말 잘하는 인도인


화·감사·미안을 표현하지 않는 인도인


거짓말도 개의치 않는 인도인의 윤리


인도인의 여성관


인도인과 영어교육


도움 주는 인도인·권위적인 인도인


권력지향적인 인도인


미신적인 인도인


관대한 인도인


직업과 카스트, 두 세계에서 살고 있는 인도인


오염과 순결, 갈등 속의 인도인


자부심이 강한 인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