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의술은 국경을 넘어

나카무라 테츠 지음 |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옮김
쪽수
400쪽
판형
152*225
ISBN
89-956531-2-4
가격
13,800원
발행일
2006년 2월 13일
분류
사회운동

책 소개

이 책은 저자 나카무라 테츠가 1984년 페샤와르에 부임하면서부터 페샤와르회 의료서비스(PMS) 병원을 세우기까지 17년 동안의 활동 기록이다. 처음부터 숭고한 인도정신을 가지고 일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카라코룸의 아름다운 산봉우리가 운명적으로 나를 이끌었다고 저자가 말하고 있듯이 우연한 계기로 시작한 일이었다. 시작은 우연이었지만 마음씨 착한 산악지대 양치기들에 매료되고, 평화로운 마을이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따름이었다. 파키스탄에서는 나병 진료에 진력하여 합병증 예방 샌들공방을 차리기도 한다. 아프간 난민문제가 심각했을 때는 직접 난민촌에 들어가 진료 활동을 하고, 아프간에 말라리아가 유행했을 때는 산간 오지 마을까지 돌아다니며 병자를 치료한다. 처음 부임했을 때는 이곳에서 17년을 머무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하지만 그때그때 주어진 일을 하다보니 청년 의사는 장년이 되었고, 노년을 목전에 두고 있다.

물론 모든 일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인지라 갈등도 있고, 음모도 있고, 시기와 질투도 있었지만 한상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지도 밖으로 한 발짝만 넘어가 보면 전쟁과 질병과 기아에 시달리는 지구촌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의사 나카무라 테츠는 그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 같은 지구에 살고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종교와 민족과 국경을 초월하여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

또한 평화를 실천하는 그에게 있어서는 인간의 이기심에 의한 전쟁과 폭력이 얼마나 가난한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최근 헌법개정이나 영토문제, 자위대 군사문제 등에 있어서 극우경화 움직임이 심해지고 있는 일본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비판하면서 양심적 지식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는 지구촌 한 구석에서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평화 활동을 하는 나카무라 의사의 이 활동 기록은 우리에게 평화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차례

추천하는 글 - 국경을 넘어선 의료인의 양심(김인세 부산대학교 총장, 의학박사)

한국어판 서문 - 나카무라 테츠

글을 시작하며 - 민족과 국경을 초월하여


1. 파키스탄으로 간 의사

2. 아프가니스탄 난민들

3. 악성 말라리아와 투쟁하다

4. 아프가니스탄의 오지로

5. 위기

6. 충돌

7. 격동

8. 통합병원 건설

9. 15년의 총결산

10. 또 다시 변경으로


옮긴이의 글 - 전쟁의 참화 속에서 아프간 사람들의 손을 잡으며

(이광수 부산외국어대 교수,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



저자 소개

지은이


나카무라 테츠

저자 나카무라 테츠는 1946년 일본 후쿠오카 출신으로 큐슈대학 의학부를 졸업하고, 1984년 파키스탄 북서변경주에 있는 페샤와르에 부임하여 이후 17년 동안 나병 근절계획을 중심으로 하는 빈곤층에 대한 진료에 종사해 왔다. 1986년에는 아프간 난민을 위한 의료팀을 설립하여 아프간 산간 오지에 무의촌 진료소를 세우고, 활동 영역을 아프카니스탄으로 넓혀 지역에서 무료 진료활동을 실천해 오고 있다. 2001년에는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 5개의 임시진료소를 세우고 빈곤지역 환자들을 돌보았으며, 10월에는 아프간 국내의 피난민을 위한 <아프간생명기금>을 설립하여 밀가루와 식용유의 배급 사업을 시작하였다. 9·11 테러 후 미국이 아프간을 공습하였을 때는 무력행사에 반대하여 아프간 사람들에 대한 지원을 호소하고, 아프간에 가뭄이 심각했을 때는 일본, 한국, 파키스탄의 지원을 받아 급수탑을 설치하기도 했다.

현지에서 활동하던 그는 누구보다도 평화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끼고, 일본에서 평화 헌법 9조 개정, 자위대 문제 등에 있어서 극우경화 움직임이 심해지고 있는데 대해서도 솔직하게 비판하는 등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서의 역할도 다하고 있다. 2003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였으며, 지금도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인도주의 실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옮긴이


아시아평화인권연대

이 책을 번역한 아시아평화인권연대는 전쟁 없는 평화로운 사회, 차별 없는 평등한 사회,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회, 기아와 문맹에서 벗어나는 사회,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지향하며 2003년 4월 부산에서 창립한 비정부 기구다. 아시아평화인권연대 공동대표 이광수 교수(부산외국어대)는 폐허 속에 신음하고 있는 아프간 난민 구호 사업을 위해 페샤와르에 갔다가 페사와르회 의료서비스 병원을 방문하게 되었다. No politics, No religion, No salary 3No 원칙을 지켜가며 20년이 넘게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감명을 받고, 숙연한 마음에 나카무라 의사의 책을 번역하여 한국사회에 알리기로 한 것이다.



추천사

전쟁과 폭력으로 얼룩져 있는 지구촌 한 구석에서 묵묵히 인간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고 평화를 전파해 온 의사 나카무라의 활동 기록은 우리에게 국경을 넘어선 의료인의 양심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고 있다.

아무쪼록 이 책을 통하여 독자들이 우리 주변의 문제뿐만 아니라 환경, 산업, 재난 등 범지구적인 문제에 대한 의식을 전환하고, 민족과 국경을 초월한 진정한 인도주의의 의미를 되새겨 보기를 바란다. - 김인세_부산대학교 총장, 의학박사


말라리아 치료약 키니네를 조달하기 위해 분투하는 대목에서 나는 결국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그의 난감함, 절실함에 너무도 가슴 저리게 동감했다. 90년 중반, 정말 아프가니스탄의 무자헤딘 정당이 페샤와르에서 각축을 벌일 때, 그는 현지인과 외국NGO들 사이의 미묘한 갈등을 겪으면서 병원을 짓는 일을 했던 것이다. 그러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을까. 더욱이 그가 경험한 아프간과 파키스탄인간의 갈등은 실은 당시 수십 개 아프가니스탄 독립운동 망명정당들이 가장 격렬하게 활동할 때였고, 그의 오른팔 샤와리도 아마도 이 열기에 함께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순진한 일본인 나카무라 테츠는 국가와 국가, 정당과 정당의 분쟁의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 숫한 마음고생을 하면서 결국 인도주의적 성취를 이룬 것이다. 독자들은 구호활동을 하는 사람이나 하는 과정 모두가 아름다울 것 같지만, 결국 전쟁과 난민이 발생하는 나라는 예의 분쟁과 투쟁, 대립과 갈등의 소용돌이 중심에 있기 때문에 결국 외국인 활동가도 이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한국 JTS 소속으로 2002년부터 3년간 아프간 난민 캠프와 카불, 바미얀 지역에서 교육 지원 사업을 해왔던 나는 그가 돌아다닌 지도만 봐도 안다. 헌신적인 NGO라 할지라도 가기 주저하는 곳을 근 17년간이나 돌아다니며 진정한 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 사람의 친구로 살아왔다. 그것만으로도 이 책은 수많은 NGO들에게 과연 헌신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파울로 프레리가 말하는 위하여(For)가 아니라 함께(With)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 능력과 인생을 나를 위해 쓰지 않고,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쓰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일깨워 준다. 이 책을 만난 것이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 유정길_에코붓다 대표, JTS(정토회) 전 아프가니스탄 카불 지원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