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수지가 만난 세계

에리카 피셔 지음 |  윤선영, 배신수 옮김
쪽수
304쪽
판형
140*212
ISBN
979-11-6861-420-8 03900
가격
22,000원
발행일
2025년 2월 25일
분류
일제치하/항일시대

책소개

이제껏 몰랐던 한국인 할아버지 서영해를 찾아가는 수지 왕의 여정.

복잡한 가족 관계를 복원하고 새로운 세계를 만나다


오스트리아에서 나고 자란 수지와 한국인 독립운동가 할아버지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수지는 어느 날, 자신이 한국 독립운동가의 손녀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버지에게도, 할머니에게도 들을 수 없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찾아 수지는 그의 흔적을 쫓는다. 수지의 할아버지는 일제강점기 프랑스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특파원으로 활동한 독립운동가, 서영해였다. 그는 총과 칼 대신 펜으로 싸운 독립운동가이자 뛰어난 언론인, 소설가였다. 

서영해는 프랑스 파리에서 엘리자베스 브라우어를 만나 짧은 결혼생활을 했다. 엘리자베스와 그 사이에는 스테판이라는 아들이 태어났지만 서영해와 그의 한국 가족들은 아들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스테판 역시 평생토록 자신의 친아버지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손녀 수지 왕은, 비엔나에서 우연히 만난 한국인 여성들을 통해 자신의 할아버지가 누구이며, 그가 한국 민족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 알게 된다. 그날 이후, 그녀는 모르고 지냈던 자신의 역사를 찾기 위해 조부모가 남긴 흔적을 따라 세계 곳곳을 방문한다.


서영해와 수지의 가족사를 통해 되살아나는 세계사


세계를 누빈 독립운동가 서영해와 예술가 엘리자베스의 발자취는 부산, 비엔나, 파리, 서울, 상하이, 류블라냐, 평양 등에 널리 퍼져 있었다. 이들의 삶을 따라갔을 뿐인데 수지는 20세기의 격동하는 세계사를 조우한다. 

서영해가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은 치열했던 한국사를 반영하며, 엘리자베스의 삶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 속에서 흔들리는 개인의 역사를 보여준다. 한 가족의 삶을 좇는 여정은 결국 역사가 개인에게 미친 영향을 되새기게 만들고, 잊어서는 안 될 세계사의 한 페이지를 돌아보게 한다.

그리고 한때 끊어졌던 가족의 역사는 수지가 그녀의 육촌 자매 서혜숙을 만나면서 다시 이어진다. 두 사람은 서영해의 고향 부산을 방문하고, 부산박물관에서 열린 서영해 기념 전시를 통해 그의 업적을 되돌아본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수지는 할아버지를 더욱 자랑스럽게 여기게 되고,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그의 정신을 깊이 새긴다. 오스트리아, 대한민국, 프랑스, 중국에 걸친 수지의 가족사에는 세계사의 질곡이 녹아 있었다.


유럽 베스트셀러 작가의 시선으로 바라본 서영해의 생애


『수지가 만난 세계』는 단순한 가족사 이야기가 아니다. 20세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역사적 탐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번역가, 그리고 여성운동가인 에리카 피셔의 역할이 컸다. 에리카 피셔의 사촌이 수지의 아버지 스테판과 결혼하며, 수지와 에리카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에리카 피셔가 『수지가 만난 세계』를 집필하게 된 것은 이러한 인연 때문만이 아니라, 서영해의 역사가 그녀 자신의 역사적 관심과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과의 연관이 전무했던 에리카는 수지와 함께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깊이 들여다보며, 그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사 또한 되새겼다. 그녀의 부모는 1933~1934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주법원 형사부에서 불법 정치 활동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이는 20세기 유럽을 뒤흔든 전체주의의 그늘을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이 있었기에, 그녀는 단순한 객관적 기록자가 아니라 깊은 공감과 통찰을 담아 『수지가 만난 세계』를 집필할 수 있었다. 또한 에리카는 “이 책은 조선을 식민지화했던 일본 제국뿐만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의 파시스트들에 맞서 싸운 자유 투사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말하며, 서영해의 투쟁이 단순히 한국의 독립운동이 아니라 세계사의 일부임을 강조했다. 따라서 『수지가 만난 세계』는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의미 있는 역사적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독립운동가 할아버지를 이어, 조선의 역사를 유럽에 알리다


할아버지와 그의 조국에 관해 거의 알지 못했던 지구 반대편의 손녀 수지의 삶은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2016년, 수지와 그녀의 자매 스테파니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한민국 독립운동 심포지엄에 참가했고, 2019년에는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행사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그리고 2023년 수지는 에리카 피셔와 함께 서영해와 그의 독립운동을 기록한 책을 오스트리아에서 출간하였다. 

이제 수지는 할아버지가 평생을 바친 독립운동과 20세기 한국의 역사를 오스트리아에 전하고 있다. 이는 조선의 유구한 역사를 알리고 독립운동의 정당성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출간한 서영해를 떠올리게 한다. 손녀 수지는 할아버지의 유지를 이어받아 21세기에도 그의 독립운동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결실이 『수지가 만난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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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 밑줄긋기                                                          

p8 서영해의 정치 인생과 마찬가지로, 그의 사생활 역시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 하지만 놀라운 것은, 그의 개인적인 삶의 일부가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에서 3·1운동 100주년 기념식이 열리기 몇 해 전, 오스트리아 비엔나 출신으로 예술사를 전공한 수지 왕이 자신의 뿌리를 찾던 중 ‘서영해’란 인물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그녀의 할아버지였다.


p46 서영해와 엘리자베스, 두 사람은 이렇게 만났다. 일시적이지만 자발적으로 조국을 떠난 사람과 어쩔 수 없이 15년 이상 프랑스 망명생활에 갇혀 있는 피난민으로 말이다. 그리고 그들은 가까워졌다. 프랑스, 특히 파리에 대한 열정이 그들 두 사람이 가진 공통점이었다.


p88 서영해는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기자가 되었지만, 언론이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금세 깨달았다. 기자로서 그는 식민지 조선의 독립운동과 일제의 점령하에 억압당하고 있는 조국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게 되었다.


p121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외교특파위원 서영해는 40개 국가의 대표단 및 기자들과 만나 끊임없이 세계와 아시아 평화에 대한 한반도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식민지 조선의 독립운동을 지원해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 민족이 바라는 평화는 결코 노예적 평화가 아니며, 자신이 마지막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일본 제국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p194 엘리자베스는 서영해를 그리워했을까? 우리는 알 수 없다. 단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두 사람이 헤어진 후, 그들 사이에 입증할 만한 서신 교환이 없었다는 것, 그리고 엘리자베스가 임신한 상태에서 비엔나로 돌아가 아들을 낳았다는 것을 서영해가 알고 있었는지에 대한 단서 역시 없다는 것이다.


p251 서영해는 황순조라는 26세의 여성을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부산에 있는 경남여자중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던 재원이었다. 서영해는 언젠가 치마저고리를 차려입고 자신과 함께 파리의 에펠탑 아래를 함께 거닐 한국 여성을 마침내 찾았다. 이것은 그가 엘리자베스와 헤어진 후 계속 꿈꿔 왔던 일이었다.


p281 남겨진 것은 유전자이다. 검은 머리, 검은색 눈에 한국 음식을 맛있어하는 두 명의 손녀 그리고 한 명의 증손녀가그렇다. 특히 수지는 할아버지 서영해의 갈색 피부를 물려받았다. 또 남겨진 것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새로운 친척들, 그리고 지금까지 서영해의 손녀 수지와 스테파니 자매가 크게 인식하지 않고 살았던, 세계 속의 또 다른 지역에 대한 관심이었다.


저자 소개                                                                    

지은이 에리카 피셔(Erica Fischer)

1943년 부모님의 이민국인 영국에서 태어났다. 전쟁 후 비엔나에서 자랐고, 비엔나 대학의 통역 연구소에서 공부했다. 비엔나 여성운동 공동 설립자로 활동했고,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작가와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 가운데 전 세계 베스트셀러는 『1943년, 베를린, 러브스토리』(Aimee&Jaguar)이다. 


옮긴이 윤선영

독일 본대학교에서 「독일어-한국어 언어접촉현상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독역서 『새벽의 나나』(Nana im Mor-gengrauen)로 공역자와 함께 2019년 제27회 대산문학상 수상했다. 2013년 가을부터 오스트리아 비엔나대학교 한국학과에 재직 중이다. 


옮긴이 배신수

독일 본대학교에서 컴퓨터 언어학과 전산학을 수학했다. AVING Network를 거쳐 오스트리아의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 <Red Bulletin> 한국어판 편집장을 역임했다. 현재 프리랜서 기자 및 독일어 통・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차례                                                              

책을 시작하며


카페 ‘아이레스’

엘리자베스, 파리에 가다

일생일대의 만남

서영해의 유소년 시절

조선의 독립을 위한 투쟁

망명

낯선 곳에서의 조선인 유학생

파리의 조선인 기자

대한민국 임시정부

서영해와 국제 정세

조선의 동화 ‘우림’, 서영해가 다시 이야기하다

이별

디디

중국과 연결되다

다그마

엘리자, 어머니 그리고 할머니

전쟁

엘리자, 예술가

대한민국으로의 귀향

불타 버린 땅

이별

남겨진 것은?

후기


감사의 말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