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상』 편집위원회 지음
쪽수 | 20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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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8*225 |
ISBN | 2765-7167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22년 10월 30일 |
분류 | 문학/사상 |
책소개
비판적 지정학으로 문학을 바라보다
고전 지정학의 한계를 넘어서
주류 담론이 지배하는 현실에 반격을 가하고, 담론의 지형을 뒤흔든다. 반년간 문예비평지 <문학/사상> 6호는 그동안 논의되지 않았던 ‘지정학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비판적 지정학의 관점에서 문학을 바라본다. <문학/사상> 6호는 개인의 감각을 넘어 지정학적 사유를 통과한 문학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 방법론과 예를 제시한다. 지정학적 사유를 경유한 새로운 문학의 해석과 생산을 위해 로컬의 신비화와 낭만화를 경계하고, 이미 고정된 지정학을 뜯어내 다시금 로컬의 이면과 특징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이러한 작업은 낡은 지정학의 ‘해석’을 넘어서 산발하는 로컬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게 만들 수 있다.
복합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문학의 가능성
구모룡은 Π비판-비평에서 복합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문학의 현실에 대해 지적하며, 당면한 위기에 대응하는 지평의 개진을 촉구한다. 이를 위하여 지정학과 문학의 관련 양상을 밝히고, 비판적 지정학, 비판적 로컬주의, 형성적 서사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윤인로는 광복 이후 반도의 지하에 숨어든 조선총독이 라디오를 통해 활동하고 선동한다는 상상력에 기반한 최인훈의 소설 「총독의 소리」를 분석하며,‘빙적이아(憑敵利我)’를 통해 드러나는 반도의 지하-지정학에 집중한다.
김만석은 페덱스로 부산에 배달된 생화학무기 탄저균에 대한 일화를 시작으로, 미군 실험이 자행되고 있는 ‘군사’도시 부산의 실상을 파헤친다. 그리고 이러한 ‘군사’도시 부산의 모습을 날카로운 인식으로 그려낸 서정인의 소설을 탐구한다.
김미정은 Ⅹ현장-비평에서 김수영이라는 문학사의 거목을 기념하고 형성하는 문학연구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며, 그를 고정된 존재로 만드는 구조와 힘에 질문의 방점을 찍는다. 이에 더해 중심의 구심력에서 벗어나 다른 장의 원리를 고안하는 상상력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정상천은 ∬동아시아에서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하여 제3세계의 눈으로 세계정세를 그린 아이만 라쉬단 웡의 『지리로 보는 세계정세』를 통해 새로운 지정학적 관점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국의 관계, 국제정치를 바라본다.
지정학과 로컬이 얽힌 직조물을 들여다보다
Σ시에는 김수형, 안희연, 이원하, 전동균, 조성래의 신작시를 수록하였다. 해당 시편들이 일상 속에 내재해 있는 사유와 감각의 미뢰를 일깨워 우리를 어제보다 더 가깝게 문학과 연결시켜주기를 기대한다. ∮소설에 수록된 강연화의 「‘더 굳’이 있던 자리」는 강이가 카페 ‘더 굳’에 이끌려 속초로 이사 온 이후 시작된 비, 재희와의 불안정한 관계를 그려낸다.
∞쟁점-서평에서는 구체적인 지역과 시대 안에서 지정학과 로컬이 얽혀 만들어진 직조물을 들여다보고, 지정학을 해체하고 재맥락화하는 시도를 요구한다.
김서라는 신혜란의 『누가 도시를 통치하는가』를 “어느 한 도시의 변화무쌍한 정치 경관을 묘사한 사례집”이라 말하며, 광주가 지닌 문화 도시와 5·18의 도시라는 정체성 사이의 갈등과 타협, 광주가 들려주는 도시 정치 이야기에 주목한다.
또한, 조장훈의 『대치동』을 통해 집값과 학군을 연결 짓게 만든 대치동의 형성 배경과 그 이면에 자리한 욕망, 대치동 안팎으로 겪는 학생들의 고통을 조망하여 한국사회에 공공연히 자리한 대치동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한다.
곽형덕은 이성혜의 『유구 한문학』을 ‘동아시아 한문학 교류사’의 측면에서 바라보고, 아직 활발히 연구되지 않은 전근대시기 유구의 공백을 메우는 작업―시사, 조선 문인과의 만남 등―을 하나하나 짚으며 톺아나간다.
이소는 부산 초량에 관한 다섯 편의 소설집 『안으며 업힌』을 읽어나가며 ‘지금 여기’와 ‘그때 그곳’을 연결하는 문학을 경유하고, 새롭게 ‘나의 공간’을 마주하는 경험을 통해 소설이 건져 올리는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한다.
첫 문장
지정학은 전쟁, 외교, 냉전체제나 제국주의가 연상되듯이 강대국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기술, 남성 엘리트들의 이론으로 여겨져 왔다.
책 속으로
이제 지정학은 정치적 기술과 연관되며 영토 전략뿐만 아니라 그 표상으로 나타난다. 또한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 세계를 보는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종족, 계급, 젠더에 따라 형성되는 서로 다른 공간 인식의 충돌을 복잡하게 살펴야 한다. 이같이 지정학은 단지 나라 사이의 경쟁을 넘어서 국지적인 영역에서 세계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복합적으로 실행되는 과정이다. _구모룡 「문학 생산을 위한 비판적 지정학」
제국=신국의 힘을 주재하고 그 통치를 집전하는 비의적 컬트·제의祭儀주의자로서의 숨은 총독. 그의 숨겨진 대지·지정地政 구획, 그 노모스 안과 밖에 관한 재량적인 개입·획정·취득을 따라 제국의 패전은 유보·지연·억지되는바, 총독의 전후는 속행되고 있는 전중·전시의 정치상태로 보전된다. _윤인로 「한반도 혹은 ‘지하-지정학’의 노모스」
가시화되지 않는 장소이자 지도에도 없는 곳으로 택배가 도착한다는 게 신기한 노릇인데, 그곳을 찾아가는 페덱스는 과연 글로벌 운송업체인가 보다. 다만, 한국 페덱스의 운송 노동자가 자신이 가져간 물건이 1그램만으로 100만 명의 인구를 죽일 수 있는 치명적인 생화학 무기인 것을 눈꼽만큼도 몰랐을 것이다. 국제협약에 따라 금지된 생화학무기를 민간운송업체가 버젓이 배달해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_김만석 「군사·(정치)경제적 복합체 도시로서 부산과 문학」
편집위원 소개
구모룡 편집인
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평론이 당선된 후 문학평론가로 활동해 왔다. 『앓는 세대의 문학』 『구체적 삶과 형성기의 문학』 『한국문학과 열린 체계의 비평담론』 『신생의 문학』 『문학과 근대성의 경험』 『제유의 시학』 『지역문학과 주변부적 시각』 『시의 옹호』 『감성과 윤리』 『근대문학 속의 동아시아』 『해양풍경』 『은유를 넘어서』 『제유』 『시인의 공책』 『예술과 생활』(편저) 『백신애 연구』(편저) 『폐허의 푸른빛』 등의 저서가 있다.
윤인로 편집주간
『신정-정치』 『묵시적/정치적 단편들』을 지었고, 『이단론 단편: 주술제의적 정통성 비판』 『국가와 종교』 『파스칼의 인간 연구』 『선(善)의 연구』 『일본 이데올로기론』 『일본헌법 9조와 비폭력』 『정전(正戰)과 내전』 『유동론(遊動論)』 『세계사의 실험』(공역) 『윤리 21』(공역) 『사상적 지진』 등을 옮겼다.
김만석 편집위원
역사적 ‘바다’와 ‘해안선’, ‘군도’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만난 혁명, 항쟁, 봉기들을 가시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서라 편집위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철학)을 수료했다. 광주·전남 일간지 <광남일보>에서 2021년 미술평론에 당선되었다. 광주의 예술가, 연구자들이 모인 '광주모더니즘' 연구공동체 일원이자, 광주에서 나고 자란 청년여성연구자. 공간정치와 지역의 문화에 대해 관심을 두고 연구하고 있으며, 광주모더니즘 안에서 멤버들에 기대어가며 겨우 지역에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배워가고 있다.
목차
≡ 『문학/사상』 6호를 내며
Σ 시
「네, 기린입니다」, 「구지가를 부르는 밤」_김수형 시인
「썰물」, 「하나의 새를 공유하는 사람들」_안희연 시인
「사랑만으로는 아름답지 않아서 오해하는 겁니다」, 「방금 마주친 바위는 유난히 까만 나의 그림자」_이원하 시인
「다대포」, 「거기, 당신들이 있어」_전동균 시인
「작은 풍경」, 「못내」_조성래 시인
Π 비판-비평
문학 생산을 위한 비판적 지정학_구모룡 문학평론가
한반도 혹은 ‘지하-지정학’의 노모스: 최인후 「총독의 소리」로부터_윤인로 『신정-정치』 저자
군사·(정치)경제적 복합체 도시로서 부산과 문학_김만석 독립연구자
∮ 소설
‘더 굳이 있던 자리_강연화 소설가
Ⅹ 현장-비평
문학사, 혹은 존재들의 박물지에 대한 상상_김미정 문학평론가
∬ 동아시아
아시아적 관점에서 바라본 국제정치_정상천 『파리의 독립운동가 서영해』 저자
∞ 쟁점-서평
광주, 그 내밀한 정치경관-『누가 도시를 통치하는가』_김서라 광주모더니즘, 미술평론가
아파트 공고문과 대치동-『대치동』_김서라 광주모더니즘, 미술평론가
류큐(유구)왕국을 중심으로 보는 동아시아 한문학 교류사-『유구 한문학』_곽형덕 명지대학교 교수
그립거나 그립지 않아서-『안으며 업힌』_이소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