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 지음
쪽수
256쪽
판형
152*225
ISBN
979-11-6861-018-7 04900
가격
20,000원
발행일
2022년 4월 29일
분류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04

책소개

필연의 바다, 우연의 바다


모든 나라의 역사서에서 다루는 주요 사건은 대부분 땅 위에서 펼쳐진다. 나라의 흥망성쇠 또한 다른 나라의 땅을 먹느냐, 내 땅이 먹히느냐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지구의 70%는 물, 바다다. 그렇기에 땅 위에서 일어나는 사건뿐만 아니라 바다에서 일어난 사건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다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04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가 나왔다.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는 우연히 또는 어쩔 수 없이 바다를 건너야 했던 사람들을 다룬 ‘우연의 바다’ 이야기로, 총 10편의 글로 구성되어 있다.


바다의 범법자, 해적의 일화 


1부 ‘바다를 횡단한 무법자들’은 해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해적은 물건을 약탈하거나 노략질을 일삼는 행위에서 나아가 체제를 뒤흔드는 요인이었다. 이 책에선 해적의 존재와 약탈 행위가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음을 살펴보고 있다.

해적왕 ‘정성공’은 청나라에 대항하여 명나라를 부활시키자는 ‘항청복명’ 활동을 하였다. 그는 대규모 병력과 5천 척의 정크 선단을 이끌어 남경을 공격하고 대만을 수복하는 등 해상왕국을 건설하였다. 이는 해적 ‘정성공’이 중국, 일본, 대만에서 영웅으로 숭배되는 계기이기도 하다.

남중국해의 약탈자 무리였던 ‘홍기방’은 근대에 들어 해상교류의 규모가 커지자 바닷길 사이에서 늘어나는 각국의 상선과 정크선을 약탈하였다. 새로운 해상권력으로 성장한 ‘홍기방’과 그들을 막기 위한 청나라의 싸움은 현재 중국과 다른 나라의 남중국해를 둘러싼 치열한 싸움을 연상케 한다.


다른 곳으로 흘러들어 간 난민과 일본인 노예


2부 ‘바다에서 생존을 구한 자들’은 타의로 떠내려온 난민들, 일본인 노예들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일본인 노예 이야기는 실증적인 연구가 부족하거나 당시 나라에서 주목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묻혀버렸다. 이는 산지니 출판사의 『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에서도 자세히 찾아볼 수 있다.

‘부산항에 입항한 베트남 보트피플’은 베트남전쟁 이후 베트남을 탈출하여 부산으로 온 2천여 명의 베트남난민 이야기이다. 탈출을 위해 배 위에서의 생활을 택한 난민, 디아스포라의 삶, 그들의 부산 정착기와 이주기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피해자인 고려인 난민을 한국으로 받아들이자는 현재의 움직임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제주목사 이익태의 『지영록』은 제주도에 표류하여 온 외국인, 표류했다가 돌아온 제주인의 이야기를 기록하였다. 그들의 표류담은 17세기 조선과 외국이 서로를 어떻게 인식하였는지, 당시 우리나라는 표류민을 어떻게 대하였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제주 바다를 건넌 난민들’에서는 바다 건너 제주를 찾아온 신화 속 인물들의 이야기부터 2018년에 제주도로 들어온 500여 명의 예멘 난민 출현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바다를 삶의 발판으로 삼았던 선원


3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자들’은 일제강점기 해양산업에 종사했던 직업인, 즉 선원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근대에 들어서 바닷길을 통한 상호 간의 연결이 가능해지고, 근대의 주체로서 상인과 선교사, 유학생에 대한 인식은 늘었지만 그 상호 연결을 가능케 한 선원에 대한 인식은 뒤늦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습선을 타고 바다를 건넌 몇몇 선원들의 종착지는 알 수 없는 땅의 무덤 속이었다. 각자 자신의 꿈을 위해 원양어선에 승선하였으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머나먼 타국에 잠든 것이다. 희생된 선원들의 묘지는 현재 라스팔마스와 테네리페, 사모아 등 7개 기지에 290여 기가 안장되어 있다. 미국령 사모아의 위령탑에는 그들을 위로하는 박목월 시인의 헌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한국 경제의 암흑기에 궁핍한 조국을 살린 선원들의 역사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 그다음 이야기


부경대학교 해역인문학 시민강좌 총서는 바다를 통한 많은 사람들의 활동과 문화교류의 양상을 소개하고 있다. 1권 『해양사의 명장면』은 교류의 장이 되어 준 바닷길에서 서로의 문명이 부딪히며 생기는 역사의 명장면을 보여주었다. 2권 『동북아 바다, 인문학으로 항해하다』는 사람과 물자의 역동적 교류와 서구 열강의 각축장이 펼쳐지던 동북아해역의 역사를 이야기하였다. 3권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Ⅰ』은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바다를 건넌 인물들의 이야기와 그 이동이 역사에 끼친 영향을 말해주었다.

이번 『바다를 건넌 사람들 Ⅱ』에 이어 5권으로 출간될 책의 제목은 ‘바다를 건넌 물건들’이다. 바다를 건넌 물건들에는 또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주목된다.



책 속으로                                                          

P. 33   14세기 왜구의 대규모 약탈은 한반도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민간의 피해가 컸을 뿐 아니라, 조운이 중단되는 등 고려의 국가재정 악화를 가져왔다. 또한 왜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이성계를 필두로 하는 신흥무인세력이 성장하였다. 결국 고려의 재정적 궁핍과 신흥무인~신진사대부의 결탁은 고려에서 조선으로 왕조가 교체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던 것이다. -「왜구가 한반도에 미친 영향」 중에서-


P. 160   보트피플(Boat People)의 어원은 원래 강이나 바다에서 배를 띄워 그 배 안에서 사는 사람들을 뜻하는 말이었으나, 베트남전쟁 이후부터는 공산화되어 가는 베트남을 떠나 주로 배를 타고 해로를 통해 국외로 탈출하는 난민을 지칭하는 의미가 되었다. 보트피플은 1973년부터 속출되었으며 1975년에서 1978년 사이에 정점을 찍었다. 정치인, 관료와 같은 상류층들은 미국이 철수한 1973년부터 남베트남이 패망하는 1975년까지 베트남을 탈출해 보트피플이 되었으며 그 수가 어림잡아 80만 명이나 되었다. 그리고 중월전쟁 또한 베트남에서 보트피플이 많이 발생한 계기가 되었다. -「보트피플의 발생 배경」 중에서-


P. 243-244   선원들은 각자 자신의 꿈을 위해 원양어선에 승선하였으나 이들은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머나먼 타국에 잠들었다. 라스팔마스와 테네리페, 사모아(Samoa) 등 7개 기지에 318기의 선원 묘지가 안장되었으나 현재에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총 28기의 묘지를 이장하여 290기가 해외에 남아 있다. 미국령 사모아의 위령탑에는 순직 선원들을 위로하는 박목월 시인의 헌사가 새겨져 있다. -「선원들, 고국의 품으로 돌아와 잠들다」 중에서-



저자 소개                                                          

부경대학교 인문한국플러스사업단 엮음

정영현 부산대학교 사학과 강사

최낙민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HK교수

김경아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이상원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서광덕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교수

안재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학예연구사

공미희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김준표 제주대 탐라문화연구원 학술연구교수

권경선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HK연구교수

주현희 부경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HK연구교수



목차                                                             

책을 펴내며 


1장 바다를 횡단한 무법자들

왜구, 고려의 바다에 나타나다

해적왕 정성공(鄭成功), 대만의 아버지가 되다

남중국해의 약탈자, 홍기방과 해적들


2장 바다에서 생존을 구한 자들

대항해시대 바다를 건넌 일본인 노예

목숨과 맞바꾼 동아시아인의 세상 구경

어서 와, 제주도는 처음이지?-17세기 제주목사의 제주도 2년살이 르포 『지영록』

부산항에 입항한 베트남 보트피플

제주 바다를 건넌 난민들


3장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자들

근대를 잇는 사람들-일제강점기 조선의 선원들

실습선을 타고 바다를 건넌 선원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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