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수밍 지음 | 강중기 옮김
쪽수 | 55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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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52*225 |
ISBN | 978-89-6545-647-6 94100 978-89-6545-329-1(set) |
가격 | 45,000원 |
발행일 | 2020년 3월 27일 |
분류 | 중국근현대사상총서 008 |
책소개
중국문화의 특수성에 비추어 인류사회를 통찰하다
중국 사상가이자 현대신유학의 창시자 량수밍이 ‘과거의 중국을 인식하여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자’라는 구호 아래 중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술한 책이다. ‘사상에 근거하여 행동하는 인물’이라는 량수밍 자신에 대한 평가에 가장 적합한 저술로, 인류 사회와 문화에서 중국사회와 문화가 지니는 의의를 중국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해명한다.
동아시아출판인회의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동아시아 100권의 책’에 량수밍의 『중국문화요의』를 선정했고, 책은 근대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저작으로 손꼽힌다.
량수밍은 책에서 크게 중국문화의 범위, 중국인의 가정, 집단생활과 서양인, 중국인의 집단생활 결핍, 중국의 윤리본위 사회, 도덕에 의한 종교의 대체, 중국 민족정신의 소재, 계급대립과 직업분화, 중국의 국가적 특수성, 통치의 원리와 치세, 혁명과 산업혁명의 결여, 인류문화의 조숙, 문화조숙 이후의 중국에 대해 말하고 있다.
근대화로 서구의 생활양식이 빠르게 유입되던 시기, 량수밍은 동서 문화 비교의 시야에서 중국과 서양의 생활 방식의 차이를 논한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집단생활 측면에서 중국은 윤리를 근본으로 하는 사회이고, 도덕이 종교를 대체했으며, 서양과 같은 계급적 대립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책은 중국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밝혀내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인류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바탕으로, 중국사회와 문화가 인류사와 인류 지성사에서 지니는 보편적인 의미를 규명하고 있다.량수밍이 분석한 중국문화와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
『중국문화요의』는 문화 개념을 정의하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문화 개념은 좁은 의미에서부터 넓은 의미까지 다루고 있어 실제로 전통 중국사회에 대한 총체적인 분석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 개념 정의에 이어 중국문화의 강한 개성으로 독자성, 특수성, 시간적 유구성, 포용성, 공간적 광대성, 정체성, 영향력의 일곱 가지를 들고 있다. 사실 이런 특성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량수밍은 이들을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 및 중국인의 특성과 연관 지어 상세히 설명한다. 이는 문화를 하나의 전체로 보고 그것을 관통하는 근본정신을 탐구하려는 량수밍의 연구방법에 기인한다.
다음 량수밍은 중국 전통사회의 특징으로 열네 가지를 든다. 넓은 영토와 많은 인민, 여러 민족의 동화와 융합, 유구한 역사, 지식·경제·군사·정치 외에 위대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분명하게 얘기하기 어렵다는 점, 장기간 변화 없는 사회와 정체된 문화를 가졌다는 점, 종교가 거의 없는 사회라는 점, 가정생활이 가장 중요한 사회생활이라는 점, 학술이 과학으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 민주·자유·평등 같은 요구가 제기되지 않고 법제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 도덕이 특히 중시된다는 점, 천하국으로서 일반적인 국가 유형과 다르다는 점, 군대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점, 효의 문화, 은사라는 독특한 존재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중국인의 특성으로는 열 가지를 꼽는다. 이기심, 근검절약, 예절의 중시, 화평문약, 지족자득, 보수성, 애매모호함, 인내심과 잔인성, 끈기와 탄력성, 원숙함 등이 그것이다. 량수밍이 중국사회에서 근 100년 동안 일어난 형세를 다룬 이 책은 1940년대 집필이 완성되어 1949년 출간되었다. 그러나 2020년에 읽어도 현재 중국사회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량수밍, 중국에 대한 인식이 마오쩌둥과 달라
량수밍은 새로운 중국사회 건설 방안을 두고 마오쩌둥과 대립각을 세웠다. 량수밍과 마오쩌둥 사이에는 국가정책에서 농업과 공업, 농민과 공인의 처우에 대한 견해의 차이가 있었는데, 량수밍은 서양의 계급 대립 사회와 달리 중국은 계급이 결여된 직업분화 사회라고 인식했다. 마오쩌둥이 정통 마르크시즘과 달리 노동자 대신 농민을 중국혁명의 주력으로 삼기는 하였지만, 마르크시즘의 역사유물주의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처럼 보이는 량수밍의 견해를 마오쩌둥은 도저히 인정할 수 없었던 듯하다.
책에서는 량수밍이 일정 부분 마르크시즘의 연구방법을 수용하고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그러나 인류 사회와 문화에서 경제가 중요하지만, 이는 결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며 인간의 정신이 더 중요한 요소라고 보는 것이 량수밍의 기본 입장이다. 역사에 만약은 없지만, 마오쩌둥이 아닌 량수밍의 사회 인식 방식이 당시 통용되었더라면 지금의 중국은 어떻게 달라졌을지 상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량수밍의 사상 유산, 인간과 인류 사회에 대한 근본적 통찰
책이 중국사회와 문화의 특수성을 설명하는 것에만 의의를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니다. 량수밍은 이전의 저술 『동서 문화와 철학』(1921)에서도 그랬던 것처럼, 이 책에서도 인류 보편의 차원에서 중국을 고찰한다. 량수밍은 인류사회에 3대 문제가 있다고 보는데, 인간과 자연계의 관계 문제[人對物]와 인간과 인간의 관계 문제[人對人] 그리고 자기 자신과의 관계 문제[人對自己]가 그것이다. 그의 사상 유산은 과거 중국과 오늘날 중국을 이해하고 인류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키는 교두보가 될 것이다.
첫 문장
문화는 우리의 생활이 의지하는 모든 것이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17 우리는 태어나서는 아무 능력도 없고, 모든 것을 다 후천적으로 학습해야 할 수 있다. 이에 모든 교육시설도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문화의 전파와 부단한 진보도 여기에 달려 있다. 따라서 문자·서적·학술·학교 및 그와 관련된 일들도 당연히 문화이다.
P.62 중국은 줄곧 산업혁명을 거치지 않은 농업국가였다. 중국의 전통적 풍교와 예속은 분명히 농업사회에 적응하려는 것이었다. 더욱이 2,000년의 문화에 변혁이 적은 것은 그 사이에(경제적 토대와 그 상부구조 사이에) 고도의 상호적응성이 있어서 상하좌우가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었음을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 모든 풍교와 예속이 이런 경제에 의해 결정되고 형성되었다고 추단할 수 있는 이유는 없다. 반대로 중국의 생산도구와 생산방법이 2,000여 년 동안 산업혁명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이 그 풍교와 예속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
P.79 만일 과거 중국인에게 “개인주의”라는 말을 하면 하루 종일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생활경험상 원래 그런 문제가 존재하지 않아서 의식에서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십 년 동안 서양 근대사조가 유입되었지만 오늘날 중국인 중의 99%가 아직도 그것을 자사자리의 대명사로 여기고 그 원리를 알지 못한다. 이는 중국과 서양의 사회구조가 확연히 다르다는 명백한 증거다.
P.213 한 사회에서 토지가 일부의 수중에 장악되고 다른 사람들이 경작의 임무를 맡으면, 생산의 소득을 후자보다 전자가 더 많이 향유한다. 그렇다면 일종의 착취관계가 형성된다. 중세 봉건지주계급이 농노에 대해 그러하다. 또 근대 공업생산은 공장의 기계설비와 떠날 수 없다. 가령 한 사회에서 그 설비가 일부의 수중에 장악되고 다른 사람들이 조작의 수고를 떠맡으면, 생산의 소득을 전자가 후자보다 더 많이 향유한다. 그러면 또한 일종의 착취관계가 형성된다. 근대의 산업자본 계급이 노동자에 대해 그러하다.
P.464 중국과 서양을 서로 대조해보면 왜 그렇게 치우치게 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어찌 유독 중국과 서양만 치우쳤겠는가. 세계 각지의 문화가 서로 다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바로 갖가지 다른 편향에서 나온 것이다. 반드시 지리·종족·역사 등의 조건이 다른 점에 대해서 말할 수 있지만, 결국 다 열거할 수는 없다. 모든 문화는 다 단지 외적인 조건에 적응한 것이 아니라 창신이요, 위대한 문화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P.515 2천 년 동안 중국사회에는 단지 소극적인 안정의 국면만 있었을 뿐 애초에 적극적인 통치의 실질은 없었다. 정치상 통치와 피통치의 쌍방이 형성되지 않은 것과 경제적으로 착취와 피착취의 쌍방이 형성되지 않은 것이 일치한다는 사실은 중국사회에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음을 증명해준다. 계급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서 착취가 없고 통치가 없었다는 것은아니다. 계급 없는 평등한 사회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계급대립’과 상반되는 중국 사회구조는 ‘직업분화’라는 개념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저자 소개
저자 량수밍(梁漱溟, 1893~1988)
현대신유학의 창시자이자, 향촌건설운동을 전개한 사회활동가이고, 중국민주정단동맹 대표로서 국공합작을 주선하는 등 제3세력 지도자로 활약한 정치활동가이다. 중학 졸업 학력으로 베이징대학에서 7년 동안 강의한 후 사직하고 사회활동에 투신했다.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될 때까지 학술공동체운동과 교육사업 및 향촌건설운동에 종사하는 한편, 1940년대부터는 국민당과 공산당의 중간에서 조정을 꾀하는 제3세력의 지도자로 활동하였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후에 마오쩌둥의 요청으로 농촌지역을 시찰하고 소감을 발표하기도 했다. 1953년 정협 상위 확대회의에서 과도시기 총노선을 논할 때 중국공산당 노선에 대해 농민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라고 비판함으로써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이후 수년 동안 량수밍에 대한 대대적인 비판운동이 전개되었으며, 문화대혁명이 끝날 때까지 사실상 정치적 숙청상태가 지속되었다. 문화대혁명 기간에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은 량수밍은 1980년대에 정치적 학문적으로 복권되었다. 전집 8권이 4년여에 걸쳐 발간되고 기념문집과 연보 및 평전, 연구서와 연구논문 등이 잇달아 간행되었으며 그를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가 개최되는 등 량수밍에 대한 학문적 조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주요 저술로 『중국문화요의』(1949) 외에 『동서문화와 철학』(1921), 『향촌건설이론』(1931), 『중국민족 자구운동의 마지막 깨달음』(1932), 『인심과 인생』(1984) 등이 있다.
역자 강중기(姜重奇, Kang Jung-ki)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동양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대학교 철학사상연구소 선임연구원, 한림대학교 한림과학원 HK연구교수,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수석연구원을 지냈으며, 서울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해왔다. 현재 인하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중국근현대철학 및 한국근대철학사상이다. 저서로 『동양고전 속의 삶과 죽음』(공저), 『중국문명의 다원성과 보편성』(공저), 『마음과 철학-유학편』(공저), 『양수명 <동서 문화와 철학>』, 『21세기의 동양철학』(공저), 『황종희 <명이대방록>』, 『조선 전기 경세론과 불교 비판』 등이 있고, 역서로 『음빙실자유서』(공역), 『관념사란 무엇인가(Ⅰ·Ⅱ)』(공역), 『천연론』(공역), 『동서 문화와 철학』 등이 있다. 「근대 이행기 중국의 유교 연구-장즈둥과 량수밍을 중심으로」, 「근대 중국에서 미신의 비판과 옹호-량치차오와 루쉰을 중심으로」, 「현대 중국의 유교 논쟁」, 「양수명의 유학관-양명학을 통한 선진유학의 재해석」 등의 논문을 썼다.
차례
자서
신판 자서
1장 서론
1. 중국문화의 범위
2. 중국문화의 강한 개성
3. 중국문화의 특징
4. 참고와 입증의 자료
2장 중국인의 가정
1. 펑유란의 해석
2. 펑유란의 설에 대한 반증
3. 문화의 형성과 그 개성
4. 단계관과 유파관
5. 이전의 견해를 서술하고 이제까지의 논의를 마무리함
3장 집단생활의 서양인
1. 중서사회의 비교
2. 중서문화의 분수령
3. 기독교와 집단생활
4. 중세 유럽사회
5. 근대사회의 맹아
4장 중국인의 집단생활 결핍
1. 서양인의 장점과 중국인의 단점
2. 중국인의 집단생활 결핍
3. 단체와 가족의 상호 배타성
5장 중국의 윤리본위 사회
1. 윤리본위의 정의
2. 윤리와 경제의 관계
3. 윤리와 정치의 관계
4. 중국윤리의 종교적 기능
5. 윤리본위의 중점
6장 도덕에 의한 종교의 대체
1. 종교의 정의
2. 중국에서 종교의 위상
3. 주공 교화의 비종교성
4. 도덕에 의한 종교의 대체
5. 주공의 예
6. 윤리에 의한 사회의 조직
7장 이성 - 인류의 특징
1. 이성의 정의
2. 두 종류 이치와 두 종류 착오
3. 중국 민족정신의 소재
8장 계급대립과 직업분화
1. 계급의 정의
2. 중국의 계급 결여
3. 직업분화의 정의
9장 중국의 국가적 특수성
1. 중국의 국가적 특수성
2. 국가의 형성과 계급통치
3. 중국 봉건의 해체
4. 중국 정치의 특수성
5. 서양 정치 진보의 원리
10장 통치의 원리와 치세
1. 중국 사회구조
2. 향내적으로 힘쓰는 인생
3. 중국문명의 이채
4. 중국문명에서 사인의 작용
5. 통치의 원리와 치세
11장 일치일란의 순환과 혁명의 결여
1. 주기적 동란
2. 혁명의 결여
3. 산업혁명의 결여
12장 인류문화의 조숙
1. 중국에 민주가 결여된 이유
2. 인권자유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
3. 민치제도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
4. 인류문화의 조숙
13장 문화조숙 이후의 중국
1.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이유
2. 이성의 발달과 이지의 부족
3. 순환에 빠져 진보하지 못함
4. 중국문화의 5대 병폐
14장 결론
1. 특징을 고찰해서 얻은 결론
2. 민족성의 형성원인
해제 : 인류사에서 본 중국문화의 특수성과 보편성_강중기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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