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동아시아 엑스포의 역사

하세봉 지음
쪽수
480쪽
판형
152*225
ISBN
9788965455783 94910
9788992235877 (세트)
가격
35,000원
발행일
2019년 2월 11일
분류
문명/문화사
*2019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도서

책소개

동아시아 엑스포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와 분석
"박람회는 근대성의 거대한 호수였다."


한국에서는 2012년 여수박람회가 열렸고, 2020년에는 두바이 엑스포가 열린다. 2025년 세계박람회 개최지로는 오사카가 선정됐다. 박람회를 유치하고 개최하는 데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용이 들지만 여전히 세계 각국은 박람회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한편으로는 박람회가 예전 같지 않고 방문하는 관광객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박람회가 가지는 경제적 효과에 의문을 제기한다. 박람회는 언제부터 시작했고 지금 시대에 박람회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이 책은 1851년 런던 박람회부터 2012년 여수박람회까지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박람회의 변천사를 다룬다. 문명과 과학의 박람회 시대, 오락과 소비주의의 박람회 시대, 이데올로기의 박람회 시대, 환경생태의 박람회 시대로 나눠 박람회의 역사를 다룬다. 박람회는 근대성의 집약체로 볼 만큼 인간 문명의 진보와 발전, 기술과 과학, 국가와 민족 등이 응축된 이벤트였다. 이 거대한 이벤트를 통해 시대상황을 들여다보고 박람회를 통해 동아시아의 역사를 비춰본다.


세계 박람회의 흐름 속에서 보는 동아시아 박람회의 역사


박람회가 역사적으로 꽃피었던 시기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이다. 1851년 최초의 박람회였던 영국의 런던박람회는 자국의 과학기술과 문명을 세계인에게 알리는 자리였다. 박람회의 상징 건물로 유리로 된 거대한 수정궁을 짓고 수천 명의 관광객을 끌어 모아 세계의 이슈가 되었다. 영국에 경쟁의식을 느낀 프랑스는 1889년 파리박람회 때 지금까지도 프랑스의 상징이 되고 있는 에펠탑을 세웠다. 유럽의 박람회는 미국에 자극을 주었고 미국 역시 신흥국가로서 자국의 산업을 홍보하는 거대한 이벤트로 박람회를 개최했다. 당시 박람회는 자국의 문명과 과학을 위시하는 장으로 심화되었다. 이후 박람회는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오락과 흥행을 겸비한 소비주의의 박람회로 변모하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에는 국가보다는 거대 기업이 박람회에 대거 뛰어든다. 점차 생태 환경 문제가 대두되면서 박람회의 주제 역시 환경생태로 변화한다.
박람회는 타국에서 개최되는 박람회를 참고해서 자국의 박람회를 기획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동아시아 박람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열렸던 박람회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은 세계 박람회의 흐름을 정리하면서 동아시아 박람회 역사의 대한 이해를 높인다.


동아시아의 박람회에 대한 다양한 분석과 시각을 정리


저자는 동아시아 박람회에 대해 시대상황과 함께 개최지가 가지는 특징을 설명한다. 동아시아에서 박람회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근대적 의미의 첫 박람회는 1877년 도쿄에서 열린 제1회 내국권업박람회로 꼽는다. 19세기까지 일본은 서구의 박람회를 모방하고 수용했지만, 20세기에 들어오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박람회를 스펙타클하게 꾸밀 산업적, 재정적 바탕을 보유하게 되었고 청일전쟁으로 타이완을 식민지로 보유하면서 제국으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중국은 일본과 대조적으로 박람회의 필요성에 동감하지 못해 1910년에 가서야 처음으로 난양권업회라 불린 박람회가 난징에서 열렸다. 조선에서 개최된 박람회의 효시는 1907년의 경성박람회였는데, 통감부가 기획하고 서울에 거주하던 일본상인을 앞세워 행정기관이 동원되어 개최되었다. 이후 조선의 식민지 시대 박람회는 조선물산공진회가 박람회 개최를 명분으로 경복궁을 헐고 훼손한 역사가 있다. 타이완 역시 일본의 식민지였지만 일본 본토와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조선에서 열렸던 박람회와는 다른 성격으로 개최된다.
저자는 박람회에서 사용된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전시품, 사진, 포스터 등 시각적 매체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박람회의 정보가 어떻게 전달되고 해석되는지 분석한다. 또한 동일한 전시에도 관람객의 국가 상황마다 다르게 인식되는 현상을 흥미롭게 다룬다.
박람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기획과 자본이 투입된다. 여기에 국가와 기업의 이데올로기가 주입되기도 하고 이와 무관하게 받아들이고 소비하는 대중들도 있다. 박람회 개최지의 명성을 높이기도 하지만 일시적인 환상에 머무를 수도 있다. 책은 동아시아 박람회의 역사를 짚으며 거대 이벤트가 가지는 빛과 그림자를 조명한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18 세계 최초의 박람회로 꼽히는 1851년 런던 박람회부터 1900년의 파리 박람회에 이르는 반세기가량 박람회는 시대의 각광을 받았다. 박람회는 일국의 문화와 세계 문명의 수준을 표현하고자 하는 데서 출발했다. 박람회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문명을 하나의 구상으로서 사람들에게 제시하는 새로운 문명의 미디어로 시작되었다.


p.87 세계박람회는 주최국은 물론 참여한 국가도 국위를 선양하기 위한 내셔널리즘이 경쟁하는 자리였고, 열강들은 경쟁적으로 새롭고 다채로운 기술문명을 전시하여 타국을 제압하고자 했다. 일례로, 1889년 파리 박람회는 철의 시대를 예고하며 그 상징으로 에펠탑을 건설했다. 이후의 영국 런던 박람회에서는 이 에펠탑보다 높은 기념탑을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투어 이전보다 규모를 확대하고, 최신, 최고로 만들고자 하는 국가 간의 상징 경쟁이 치열했던 것이 20세기로의 세기전환기 박람회였다.


p.387 일본 제3의 도시라고 자부하는 나고야시와 아이치현은 도요타 자동차가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2차 산업에 편중되어 있었고 자동차 산업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1980년대 후반 이래에 이 지역의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었다. 이에 대한 돌파구의 하나로 엑스포 개최를 구상한 아이치현은 엑스포를 도시개발의 일환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런데 자연 상태의 삼림지대로 남아 있던, 달리 말하여 지역 내에서 낙후된 지역을 박람회 부지로 삼아서 이후 신주택지를 개발하는 계기로 삼자는 발상은 주민들의 반대운동에 부딪히게 되었다.



저자 소개

하세봉


부산대학교 사학과 학부, 석사를 거쳐 「1910-30년대 上海3대기업사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부산대, 동의대, 부경대 등에서 강사 혹은 연구원으로 활동했고, 현재 한국해양대학교 동아시아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도쿄대학 동양문화연구소 외국인 연구원, 대만 중앙연구원 대만사연구소, 중산 대학 아태연구소, 푸단대학 역사지리연구소 등에서 방문학자로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박사과정에서 중국 근현대 경제사를 연구하다가, 이후 '동아시아'라는 시각으로 중국에서 동아시아 근현대사로 연구영역을 확장했다. '동아시아'라는 틀 속에서 박람회, 박물관을 소재로 연구하는 한편, 근래에는 해양사에 관심을 쏟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학계에서 생산되는 역사학 지식 자체에 대하여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저서로 『동아시아 역사학의 생산과 유통』, 『역사지식의 시각적 조형: 동아시아 박물관의 역사와 전시』, 공저로 『인류에게 왜 박물관이 필요했을까』(2013), 『근대동아시아의 공간 재편과 사회변천』, 『東亞漢文化圈與中國關係』(2005), 『海洋, 港口城市, 復地』가 있다. 역서로 『중국사의 시스템이론적 분석』(1995),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홍콩』 등과 기타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책머리에
서장 동아시아 박람회 연구의 시각과 방법
세계박람회가 걸어온 발자취
동아시아 박람회에 대한 분석 시각

1부 시선의 근대와 이미지
1장 동아시아 박람회에 나타났던 '근대'의 양상들
'근대'의 모방과 번역-일본의 박람회
'근대'의 재번역-중국의 박람회
번역한 '근대'의 복제-식민지의 박람회
'구경꾼'의 탄생
2장 20세기 전환기 박람회 속의 동아시아에 대한 시선
자아의 탐색과 발견
동아시아에 대한 의식과 시선
일본제국의 식민지 전시와 반제국주의
3장 근대 박람회에서 개최 도시와 공간의 의미
유럽 및 미국 박람회에서 중국과 일본의 이미지
도쿄 오사카와 난징의 박람회에서 자국의 이미지
경성과 타이베이의 박람회에서 공간의 상징성

2부 지역의 표상
4장 식민지 이미지의 형성과 멘탈리티
오사카 권업박람회(1903년)의 타이완관을 중심으로
타이완관 파빌리온의 정치적 상징
타이완의 전통과 풍속의 전시
오사카 권업박람회 이후 박람회 속의 타이완관
5장 모형의 제국
타이완박람회(1935년)에 표상된 동아시아
박람회 공간 속의 지역 배치
일본지역관
조선관과 만주관
남방관
6장 평화와 전쟁
나고야 범태평양평화박람회(1937년)의 로컬리티
"주쿄"의식의 성장과 박람회
"범태평양의 평화"
이미지의 중국 vs 현실의 중국

3부 근대국가와 욕망
7장 국가의 계몽과 유혹
오사카 위생박람회(1926년)에서의 신체
동아시아 박람회 속의 '위생'
박람회에서 '위생'의 계몽
인체 시각화의 문법
시각화의 동아시아적 맥락과 시각디자인업
8장 중화국화전람회(1928년)를 통해 본 상하이의 풍경
조선박람회(1929년)와의 비교
목적과 주체: 구망과 치적
축제의 분위기: '비장'과 '삼엄'
공간: 화계와 궁궐
역사와 풍경을 보는 시선
9장 박람회의 유혹과 "보따리 구경꾼"
조선박람회(1929년)와 타이완박람회(1935년)의 비교
박람회 개최의 목적과 홍보
박람회에 대한 반응과 감각
박람회 속의 상호인식과 "보따리 구경꾼"

4부 냉전시대 이후의 엑스포
10장 오키나와 해양엑스포(1975년)
해양일본과 로컬리티
개최 경과
세계최초 박람회 주제-바다
박람회장의 내부 시설과 이벤트 디자인
누구를 위한 박람회인가-지역사의 맥락
11장 상하이 엑스포(2010년)
테크노피아의 빛과 그림자
'도시'라는 주제의 선정
주제관 비평과 엑스포 비판의 목소리
각국관
상하이라는 로컬리티
12장 동아시아 엑스포와 테크노피아
국가주의로서의 엑스포
개발주의와 개최도시
테크노피아와 대중소비문화의 만남
위험사회의 테크노피아
결론 감성공학으로서의 박람회


도판출처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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