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서유기 81난 연구

서정희 지음 | 부산대 중국소설연구회 옮김
쪽수
339쪽
판형
152*225
ISBN
978-89-6545-542-4 94820
가격
20,000원
발행일
2018년 8월 30일
분류
중국고전

책소개

'재난고사'독해로 재탄생한 중국고전의 걸작 서유기


중국고전을 대표하는 걸작이자 동양 판타지의 효시로 알려진 『서유기』를 다룬 선구적인 논문이 국내에 첫 선을 보인다. 부산대 중어중문학과 명예교수 취임을 앞둔 저자 서정희 교수는 중국고전을 중심으로 비평과 집필 활동에 매진해오며 30여 편의 서유기 관련 연구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 책은 서정희 교수가 약 40년 전 대만에서 집필한 석사 연구 논문을 번역한 것으로, 저자의 독창적인 서유기 독해의 원류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저자는 서유기 모험담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81개의 재난을 중심으로 서유기 서사를 재해석하고 그 의미를 밝혀, 기상천외한 상상의 세계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과 삶의 정신을 탐색한다. 형식과 주제, 기교적 측면에서 소설 서유기의 작품성을 밝히는 등 해석의 다양성이 확보되던 시점에서, ‘81개의 재난’을 중심으로 작가 오승은의 창작 의도를 비롯한 서유기의 문학성을 밝힌 저자의 성과는 서유기 읽기의 영역을 한층 확대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번역은 부산대 중국소설연구회가 맡았으며, 대만 현지에서 발표된 『서유기 81난 연구』 원문을 부록으로 수록하였다.


서유기 81난에 담긴 '고난'의 상상력
“사부님께선 걸음마다 어려움이 있고, 곳곳에서 재난을 만나야 하시니.”


국내 대표적인 중국고전 연구자 서정희 교수는 명말의 작가 오승은(吳承恩)이 소설을 통해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펼쳐 보인 풍자와 해탈의 정신세계에 일찍이 주목하며 소설『서유기』의 함의를 드러내었다. 저자는『서유기 81난 연구』에서 신진 연구자의 특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다듬어지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사유를 통해 세월의 흐름에도 퇴색되지 않는 고전 서유기의 문학성을 탐색했다.
저자는 5장에 걸쳐 서유고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81난, 즉 삼장 일행이 대승 경전을 구하기 위해 서천으로 가는 모험의 과정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논지를 전개해나간다. 도입부에서는 81난의 의미가 먼저 고찰된다. 삼장을 비롯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으로 이루어진 취경단이 서행길에 올라 겪는 고난은 그들 스스로를 고통과 불행으로 이끄는 재난과도 같다. 저자는 취경길의 시작과 끝을 가로지르며 복잡하게 얽힌 재난고사야말로 서유기의 핵심적인 문학적 장치이자 작가 오승은의 상상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대목임을 간파하여 ‘고난’의 전개과정을 소개하며 고난의 표층뿐만 아니라 그 이면에 담긴 통찰의 의미를 먼저 제시한다.
이어 2장 81난의 구성요인과 결합방식, 3장 81난의 주요 원흉 - 요괴, 4장 81난의 기본구조에서는 본격적으로 재난고사를 분석함으로써 서유기 서사를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나간다. 동양적 상상력이 집약된 서유기의 문학성을 밝혀내는 통로로 81개의 재난을 채택한 저자의 해석이 빛을 발하는 대목은, 취경단원을 비롯한 신선, 요괴의 성격과 행위를 인간 본성의 발로로 해석한 지점이다. 저자의 통찰에 기대어 취경단이 맞닥뜨린 재난을 중심으로 서유기를 읽어나갈 때, 기상천외한 상상이 집약된 환상 모험담은 ‘삼장’이라는 나약한 한 인간이 “고난과 의문의 인생길에서 지향해야 하는 정신세계의 방향”(「저자 서문」중에서)을 그려나가는 끝없지만 유쾌한 인생길임이 드러난다. 저자의 통찰과 더불어 적재적소에 어우러진 재난고사의 원문을 발견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취경단이 오른 의문과 역경의 서행길,
해학과 유머 그 너머에 담긴 마음 닦음의 여정


국내에서 서유기는 만화 영화, 게임, TV 예능 프로그램 등 다양한 장르로 패러디되어 대중적으로 소비되는 문화 상품인 동시에, 동양적 상상력의 정수가 담긴 대표적인 고전 문학작품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한편, 대중적 인지도 및 작품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삼국지에 비하면 원전을 읽은 독자가 극히 드물 정도로 소설 서유기에 대한 관심과 해석은 여전히 열린 영역으로 남아 있다. 역자들이 강조한 대로 융의 원형비평 이론을 원용하여 취경단이 오른 고행의 의미를 분석한 이 책은 『서유기』의 문학성을 성실하게 분석한 연구서일 뿐만 아니라, 고전을 경유해 삶의 방향과 목적을 고민하고 기록한 흔적이기도 하다. 동양 모험담의 원천인『서유기』에 담긴 해학과 유머를 ‘마음 닦음의 여정’이라는 세상사의 진리로 재구성한 저자의 시각은 『서유기』를 처음부터 다시 만나는 새로운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오승은은 문학적 기교를 통해 ‘내면세계’의 체험을 ‘외부세계’로 전달하였고, 이로써 생명의 최종답안을 제시하였다. (…) 때문에 남녀노소는 물론 저잣거리 장사꾼과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이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 이가 없다. 작가는 그의 문학적 천재성에 기대어 수많은 서민 독자들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을 창작해낼 수 있었다. 그러나 『서유기』가 생명력과 매력을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었던 까닭은 문학적 성취 뒤에 숨어 있는 정신적 측면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작가는 색다르고 신기한 환상세계를 활용하여 인간본성의 깊고 보편적인 여러 측면을 독자에게 알려주었던 것이다. 우리는 『서유기』 속 탁월한 유머와 순수한 풍자를 단순하게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서유기』의 드러난 이야기 배후에 숨어 있는, 독자의 마음 깊숙한 곳을 울리는 인생철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결론」중에서


책속으로/밑줄긋기

p.22 당 삼장은 비록 중원의 땅, 중토에서 높은 덕으로 칭송받는 고승이지만 아직은 불교의 진제(眞諦)를 깨닫지 못한 범승이다. 그래서 그는 무수한 시련을 거쳐야지만 불교의 최고 경지인 열반에 들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당 삼장에게 있어 81난은 바로 마음수련을 통하여 정신적 경지를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관문인 것이다. 마음을 수행하는 이 기나긴 여정은 불경을 가지러 서쪽으로 가는 시작・중간・끝의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삼장이 이 세 단계에서 보여주는 각종 심리상태를 통해 81난의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1장 81난의 의미」부분


p.42 인간의 행위는 감정・의지・욕망 등이 교차되고 혼합되어 이루어진다. 이 세 가지 중에서 특히 욕망의 영향력이 가장 커서 인류 본래의 순수한 마음을 가리고 본연의 면목을 흐리게 하여 각종 죄악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오승은은 욕망을 재난의 최대 구성요인으로 삼았다. 감정과 의지가 사악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정확한 사고와 판단을 거치지 않으면 이 역시 각종 골칫거리의 근원이 된다. 작가는 인간 본성에 대하여 예리하게 탐구하면서 당연히 이 점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2장 재난의 구성요인 및 결합방식」부분


p.107 요괴들이 천상에서 훔쳐 온 기물들은 모두 범상치 않은 ‘특별한 물건’이라서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오승은은 재난에 사용된 신기한 무기들을 묘사하면서, ‘신성성’을 갖추게 된 세 가지 요인을 적절히 가공해 넣어 스토리에 신비한 기운을 강화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면, ‘천상형’ 요괴는 수련의 정도와 법보의 소장 여부에 따라 법력이 결정되고, ‘지상형’ 요괴는 대부분 수련의 정도에 따라 그 법력이 결정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천상형’ 요괴가 법력을 얻게 되는 경로는 ‘지상형’ 요괴에 비하여 다양한 편이다. 그래서 ‘천상형’ 요괴가 부리는 법력이 훨씬 다양하고 변화무쌍하고, 때문에 손오공은 ‘천상형’ 요괴를 상대할 때 어쩔 수 없이 더 애를 먹게 되는 것이다.
「제3장 81난의 원흉(禍首) - 요괴」부분


p.205 『서유기』 44개 재난고사는 재난의 징조・시작・연속・해결의 네 가지 순서로 구성되어 있다. 44개의 이야기 구조 분석을 통해, 작가는 이야기와 상징을 빌려 마음이 겪는 모험의 여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해내었음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재난고사의 주인공인 삼장은 81개의 고통스러운 과정을 겪으면서, 마음속 깊숙한 곳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잠재의식을 포함한 자아의 각 측면, 즉 마음속의 비교적 높은 차원의 고귀한 지혜와 비교적 낮은 차원의 정욕 등을 반드시 명료하게 비추어 봄으로써 정신세계를 조화시켜야 한다. 오승은이 창조한 삼장은 수련과정 중에 자신(자아와 잠재의식)의 진실된 모습을 통찰할 수 없어 생겨나는 두려움과 그 결과로 생겨나는 분노, 조급함, 근심 등의 감정을 자주 드러낸다. 재난 중에 나타나는 삼장의 다양한 심리반응을 묘사함으로써 인류의 깊고 보편적인 참모습을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작가의 의도인 것이다.
「제4장 81난의 기본구조」부분



저자 소개

지은이 서정희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학교 중국연구소에서 문학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중국고전소설, 중국문학비평, 중국문화 등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저술하였다. 주요저서로 『西遊記八十一難硏究』, 『兩種三遂平妖傳比較硏究』 등이 있으며 번역서로는 『근현대중국사(상)-제국의 영광과 상처』, 『근현대중국사(하)-인민의 탄생과 굴기』와 『중국사회와 서양의 물결(西潮)』 등이 있다.


옮긴이 부산대학교 중국소설연구회


유미경
북경사범대학에서 「中國近代短篇小說硏究」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중국문학 및 중국학 관련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안승웅
상해복단대학에서 「沈從文小說硏究-二十~四十年代文學進程中一個文學家的彷徨, 選擇」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중국문학 및 중국학 관련 연구와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김영옥
부산대학교에서 「海上花列傳硏究」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조교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방경의 작품을 중심으로 중국소설을 연구하고 있다.

김소정
중국사회과학원에서 「明代話本小說與運河文化」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중국과 서양의 쌍방향적 텍스트 이동과 번역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김경아
중국사회과학원에서 「淸代游幕與小說」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동의대학교 디그니타스교양교육연구소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중국문학 및 중국학 관련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전금
부산대학교에서 「包公案小說所展現的晚明市井社會研究」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영산대학교 외국어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중국법률문학 연구와 중국학 관련 교육에 종사하고 있다.

이민경
중국 북경사범대학에서 「明傳奇‘連環記’·‘古城記’·‘錦囊記’考論」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부산대학교 등에 출강하고 있으며, 중국문학 및 중국학 관련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


차례

저자 서문
들어가며

제1장 81난의 의미
1. 법문사(法門寺)에 당도하다 — 취경의 시작
2. 불경을 구하러 가는 여정 — 취경의 과정
3. 능운도 탈태 — 취경의 끝

제2장 재난의 구성요인 및 결합방식
제1절 재난의 구성요인
1. 외재적 요인
2. 내재적 요인

제2절 재난 구성요인의 결합방식

제3장 81난의 원흉(禍首)-요괴
제1절 요괴의 출신내력
1. 천상형 요괴
2. 지상형 요괴

제2절 요괴의 법력
1. 수련
2. 법보(法寶)

제4장 81난의 기본구조
제1절 재난의 징조
1. 직서식 징조
2. 상징식 징조

제2절 재난의 시작
1. 요괴와 취경단과의 충돌
2. 중생과 취경단과의 충돌
3. 신과 취경단과의 충돌
4. 취경단 일행 간의 충돌

제3절 재난의 연속
1.  죽음의 위협
2. 이기(利己), 욕망의 유혹

제4절 재난의 해결과 그 상징적 의의
1. 재난의 해결
2. 재난 해결의 상징적 의의

제5장 결론

역자 후기

부록 西遊記八十一難硏究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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