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지중해 다문화 문명

김정하 지음
쪽수
204쪽
판형
148*210
ISBN
978-89-6545-260-7 93900
가격
15,000원
발행일
2014년 09월 02일
분류
문명/문화사

책 소개

교역의 바다 지중해에서 펼쳐지는 분배와 융합의 역사


분배와 융합의 역사로 지중해 문명을 살펴본 책. 고대의 지중해는 페니키아, 카르타고, 그리스인들이 주도하던 교류의 바다였다. 로마제국의 지배하에서도 지중해는 비단, 밀, 향신료로 상징되는 교역의 통로였다. 중세 지중해는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다문화 문명의 전통을 계승하였고, 16~17세기 대서양 시대가 본격화되기 이전까지 지브롤터 해협에서 아나톨리아 고원과 인도를 거쳐 멀리 중국에 이르는 대륙까지 다문화 문명로드의 한 축을 담당하였다. 지중해가 다문화 문명의 전통을 계승하기까지는 지중해를 편입시킨 아랍-무슬림 문명이 있었다. 이 책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는 아랍과 유럽 간 교류를 흥미롭게 다뤘으며, 특히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어떻게 번역되고 다시 자국의 문화로 융화되는지도 지적 교류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한다.


실제로 지중해에 빚지지 않은 세력은 없었다. 베네치아, 제노바, 피사와 같은 이탈리아의 상공화국들도,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 반도의 아랍-무슬림도, 유대인들도, 그리고 동지중해의 비잔틴도 결코 주변과의 상호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것은 지중해 문명의 모든 세력들이 이 바다와 그 주변지역들에서 전개된 지역문명 간 교류와 접변의 주체들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_「이탈리아 르네상스에 대한 상호관계론적 해석」

문명의 활발한 교류로 이루어진 유럽의 르네상스


11세기 이후 십자군 전쟁과 예루살렘을 둘러싼 동서양의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소수의 용감한 기독교 학자들이 지식을 찾아 이슬람 세계에 발을 디뎠다. 영국인 애덜라드는 소아시아로 건너가 새로운 천문학과 수학 개념들을 배워 유럽에 전달하였고, 마이클 스콧은 아랍어를 배운 뒤 아베로에스의 책들을 번역해 기독교 세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아랍인들이 그리스어를 익혀 서구의 고대 유산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듯이, 서구인들은 아랍어를 익혀 이슬람으로부터 자신들의 문명을 역수입한 것이다. 유럽에 소개된 과학과 철학의 새로운 지식과 사상은 자유롭게 그리고 이성적 흐름을 타고 전통적인 기독교 교리뿐만 아니라 철학, 과학, 의학 그리고 다른 주제들과 접변되면서 그 폭을 더욱 확대하였다. 그 결과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르네상스가 일어났고, 이는 통상적으로 이탈리아 반도로 국한해서 생각했던 르네상스를 다변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유럽의 르네상스에 영향을 미친 이슬람 문명


아라비아 반도의 메카에서 시작된 이슬람은 이후 급속히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불과 100 년도 안 되어 서쪽으로는 비잔틴 제국의 영토였던 북아프리카를 지나 이베리아 반도의 피레네 산맥까지 그 영향을 미쳤고, 동쪽으로는 사산조 페르시아의 영토였던 지금의 이라크와 이란을 지나 중앙아시아까지 그 세력의 범위를 넓혔다. 다양한 인종이 이슬람 사회에 동화되면서 아랍어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사회 문화 전반에 참여하면서 이슬람 문명을 발전시키는 토양이 됐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슬람 문명 발전에 큰 영향을 준 것은 그리스 문명이었다.
이슬람 문명은 그리스 문명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었는데, 칼리파 알-마문 시대에 이르러 고대 서적들을 번역하기 위한 전문 번역기관으로 ‘지혜의 전당’을 바그다드에 설립했다. 여기에서 그리스의 과학, 철학, 의학 서적들이 아랍어로 번역되었고 심지어 최고의 능력을 가진 번역자들은 작업의 대가로 큰돈을 벌거나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아랍 번역가들은 아랍의 종교적, 문화적, 윤리적 가치를 고려하여 외국 작품을 원문 그대로 번역하기보다는 이슬람 사회와 조화될 수 있는 소재와 가치로 적절히 각색하였다. 이처럼 이슬람 사회에서 이뤄진 왕성한 학문 연구와 번역활동은 이슬람 문명이 폐쇄적일 거라는 시각을 뒤엎으며 새로운 시선을 안겨준다.



글쓴이

김정하


한국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시에나국립대학교 역사학(중세문헌학, 기록물관리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부산외국어대학교 지중해지역원 HK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남유럽의 전통기록물관리』, 『기록물관리학 개론』, 『서양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인드로 몬타넬리의 『로마제국사』, 마리아 아쑨타 체파리의 『중세 허영의 역사』,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치즈와 구더기』(공역)와 『실과 흔적』, 크리스토퍼 듀건의 『미완의 통일 이탈리아사』, 체사레 파올리의 『서양 고문서학 개론』, 카를로 치폴라의 『즐겁게 그러나 지나치지 않게』, 움베르토 에코의 『가짜전쟁』, 줄리오 바텔리의 『서양 고서체학 개론』이 있으며,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서문


1장 이슬람-유럽 문명의 지적 교류

1-1 이슬람 문명의 지식 형성과 발전
1-2 유럽의 지적 전통
1-3 지적 교류의 수단들
1-4 맺음말
참고문헌

 

2장 시칠리아 복수 문명권 사회의 ‘대칭적’ 정체성

2-1 지중해와 시칠리아의 프렉탈 관계
2-2 시칠리아: 지중해 문명의 요람
2-3 남성성과 여성성의 공존
2-4 고맥락 사회의 개인주의 성향
2-5 존재지향성과 행동지향성의 공존
2-6 맺음말
참고문헌

 

3장 지중해 문명의 문화 규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3-1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무엇인가?
3-2 지중해 문명세계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3-3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유형과 사례
3-4 맺음말
참고문헌

 

4장 르네상스: 이탈리아의 세속화 현상

4-1 르네상스: 지중해 다문화 문명의 배경
4-2 이탈리아 반도의 역사적 배경
4-3 왜 이탈리아인가?
4-4 이탈리아의 세속화 현상
4-5 맺음말
참고문헌

 

5장 이탈리아 르네상스에 대한 상호관계론적 해석: 지중해의 문명 간 융합

5-1 르네상스: 신화인가 역사인가?
5-2 14~16세기: 전환의 시대
5-3 ‘상호관계론적인 해석’은 무엇인가?
5-4 지중해: 동서 문명의 융합
5-5 맺음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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