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흩어진 모래 : 현대중국인의 고뇌와 꿈

이종민 지음
쪽수
320쪽
판형
152*225
ISBN
978-89-6545-235-5 94800
가격
28000원
발행일
2013년 12월 19일
분류
아시아총서 09
*2014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도서

책소개

중국인 담론과 문학작품을 통해 바라본
20세기 초 중국 지식인들의 고뇌


세계대국으로 부흥한 중국은 이제 21세기를 맞이하여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국가주석 시진핑이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비전과 정책을 준비하면서 인민의 행복을 위한 삶의 질 향상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21세기 중국몽을 논하기에 앞서 먼저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고뇌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저자 이종민 교수는 저서 『흩어진 모래: 현대 중국인의 고뇌와 꿈』을 통해 20세기 초 근대 지식인들의 중국인 담론을 들여다보고, 20세기 중국의 모습과 더불어(1부) 21세기 중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2부)에 대해 다양한 문학작품을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회적 문제로 대두하고 있는 중국의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기존 한국인들이 갖고 있는 중국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넘어 중국 사회를 공정하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각을 발견하고자 하였다.


루쉰, 타자의 거울로 중국을 들여다보다

미국 선교사 신분으로 20여 년간 중국에 머무르며 중국인의 복합적인 성격을 체계화한 아더 스미스의 저서 『중국인의 성격(Chinese Characteristics)』은 중국인의 결함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을 저술한 중국인 담론서이다. 평생 국민성 문제에 대해 성찰한 루쉰은 누군가가 아더 스미스의 『중국인의 성격』을 번역해주길 유언처럼 남겼는데, 서양인들의 중국 담론 속에 내재하는 오리엔탈리즘적 응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루쉰이 이런 유언을 남겼다는 점에 저자는 주목하였다. 이는 루쉰이 중국을 바라보는 서양인의 시각을 두고서 중국인 내부의 결함에 대한 성찰로 나아간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결국 중국인으로 살아가는 존재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점을 루쉰이 타자의 거울로서 『중국인의 성격』을 통해 사유한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량치차오, 주체는 어디에 있는가를 묻다


오늘날 구국을 논하는 자는 국민 능력의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한다. 그렇지만 국민은 양성의 객체이기 때문에 국민을 양성하는 주체가 더욱 시급하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아무리 국민을 양성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이룰 수 있는 길이 없다. 주체는 어디에 있는가? 강력한 정권이나 대다수의 백성이 아니라 사상을 지닌 중등사회에 있다._2장 「흩어진 모래에서 신민으로」, 89쪽.

근대 입헌국가 건설을 위해 고뇌하던 지식인인 량치차오는 정치소설 『신중국미래기』와 신민의 문제를 제기한 『신민설』을 통해 외부세계와 무관하게 자족적으로 살아가는 중국민이 세계열강들과 경쟁하는 모습을 꿈꾸었다. 그는 『신민설』을 통해 중국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분석한 뒤, 우수한 타 민족의 장점을 수용하여 중국인의 결함을 개조해나간다면 중국인이 국민의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인식하였다. 특히 신민이 되기 위해 새롭게 양성해야 할 덕목을 나열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공덕(公德)’을 지닌 신민의 양성에 대해 강조했다. 이는 아더 스미스가 논한 ‘공공정신 결핍’과도 상통하는 부분이며 근대 중국인들의 사회를 이끌어갈 만한 공적 주체가 부재함을 지적한 것으로, ‘흩어진 모래’처럼 구속 없이 살아가는 중국인의 방임적 자유의 문제점을 논한 것이다.


계몽의 근원적 실패, 소설 『광인일기』와 『아Q정전』

중국 대중과 계몽주체로서 신문화운동 세대 사이의 소통의 위기가 루쉰의 소설 『광인일기』에 잘 나타나 있다. 저자는 루쉰이 『광인일기』를 통해 중국의 유교사상이 지배와 피지배의 불평등한 권리를 정당화하고 공고화한다며, 이를 ‘식인의 역사’로 정의내린다. 또한 이러한 점을 중국인 국민성 중 계몽해야 할 구습으로 바라보고 있다. 한편, 소설 『아Q정전』을 통해서는 중국인의 ‘무신경함’과 ‘구경꾼 본능’ 대한 중국인의 비인간성을 비판했는데, 루쉰이 중국인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한 고뇌를 앓았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한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사회

중국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세계의 공장으로 급부상하고 있을 때, 중국의 노동자들은 변함없는 저임금을 받으며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90년대 도시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농촌과의 소득격차가 벌어지자 도시로 이주하는 농민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이 바로 농민공(農民工)이다. 특히 저자 이종민 교수는 개혁개방 이후 부자의 꿈과 군상들의 타락과정을 파헤친 소설인 위화의 『형제』를 예로 들며, 인간의 본성을 잃고 물질문명에 집착하는 중국인과 개혁개방 이후 ‘보이지 않는 손’으로 인해 어떻게 중국사회가 사회적 불평등이 조장되었는지를 면밀하게 살펴본다. 개혁개방 이후부터 경제가 성장함과 동시에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해지는 사태에 직면하면서 그동안 중국 정부차원의 다양한 민생정책이 시행되어왔지만, 저자는 단지 정책제도의 시행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민 내부의 공동체 의식이 기반이 되어야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1세기 중국몽(中國夢) 앞에 놓여 있는 거대한 도전

2008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G2로 굴기한 중국에 대해 세계는 영미식 신자유주의의 대안이 될 수 있는지를 주목하고 있으며, 칭화대학 교수 왕후이는 중국의 개혁모델이 전 지구적 차원의 공동발전 모델이 되기 위해서는 정의와 평등을 구현하는 새로운 정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특정 계급의 이익을 보호하고 인민 통치 기구로 전락한 국가기구를 비판하며 정치의 사회민주주의적 기능을 회복하자고 하였다. 이처럼 ‘중국식 사회주의 복지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21세기 중국몽의 실현 방안으로는 이를 추진할 정치적 주체와 복지 재원 마련에 달려 있다고 저자는 바라본다. 20세기에서 현재에 이르는 중국의 역사 속에서 진정한 의미의 인민 공동부유 사회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흩어진 모래』는 근대 중국지식인들의 고뇌를 넘어, 현대 중국인들이 갖고 있는 21세기 중국몽을 통해 중국 사회가 갖고 있는 현주소를 공정하게 바라보고자 하는 사유의 결과물이다.

 

글쓴이 약력

이종민


서울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한밭대학교 중국어과 교수를 역임하였고 현재 경성대학교 중국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1995년 베이징대 중문과에서 고급진수 과정을 수료하였고, 2001년에는 베이징수도사범대학 교환교수, 2009년에는 홍콩 링난대학 방문학자를 역임하였다. 2003년 중국전문잡지 『중국의 창』을 창간하여 편집인으로 활동했으며, 중국현대문학학회와 현대중국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주된 연구 관심은 중국 근현대 사회사상과 문화 분야이며 아울러 복지사회주의의 관점에서 21세기 중국의 길과 그 전망에 대해 비평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글로벌 차이나』, 『근대 중국의 문학적 사유 읽기』, 『한국과 중국, 오해와 편견을 넘어』(공저) 등이 있고, 번역서로 『진화와 윤리』, 『중국소설의 근대적 전환』,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공역), 『천연론』(공역) 등이 있으며, 시집으로 『눈사람의 품』을 출간하였다.

 

 

차례

책을 내며: ‘중국몽’을 위한 제언


제1부 중국인은 무엇이 문제인가


1장 루쉰의 유언과 아더 스미스
2장 흩어진 모래에서 신민으로-량치차오의『신민설』을 중심으로
3장 신문화운동과 개인의 탄생
4장 계몽과 소통의 위기-루쉰의「광인일기」를 중심으로
5장 구경꾼의 반란은 혁명이 아니다


제2부 중국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


6장 마오쩌둥, 농민의 힘을 발견하다
7장 인민, 안락한 삶과 해방의 꿈
8장 사회주의, 평등과 권력의 불협화음
9장 개혁개방과 발전의 위기
10장 중국, 축제인가 혼돈인가-위화의『형제』를 중심으로
11장 중국 굴기와 그 이후-왕후이의 시각을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