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골목상인 분투기 : 오늘도 행복한 자영업자를 꿈꾸다

이정식 지음
쪽수
344쪽
판형
152*225
ISBN
978-89-6545-625-4 03330
가격
16000원
발행일
2019년 10월 4일
분류
사회문제 일반
*2020 지역출판문화 활성화 지원도서

책소개

거대자본에 맞서 지역 상권을 지킨
중소상공인살리기 운동, 물러설 수 없는 싸움 그 13년의 기록


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동네에 있던 작은 슈퍼마켓을 기억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자리에는 무엇이 자리하고 있는가? 골목마다 편의점이 들어서고, 대형마트가 동네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 대기업의 자본이 골목과 동네를 잠식해 버린 것이다.
그곳에 있던 슈퍼마켓 주인들은 어디로 갔을까. 또, 그 슈퍼마켓에 납품하던 납품업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편의점의 편리함과 대형마트의 가격 경쟁력에 생업이 무너지며 그들은 사라졌고, 사람들은 이를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여겼다. 사라진 가게와 시장, 그리고 그곳의 사람들에게는 무관심했다.


그러나 골목을, 지역을, 그리고 거대 공룡자본에 스러져간 이웃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식품대리점을 운영하던 저자 이정식은 자신의 영업 관할지였던 해운대에 이마트가 들어와 매출이 반 토막이 났다. 또다시 홈플러스가 동네에 입점한다는 소식을 듣자, 더 이상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었다. 동네 상권의 몰락으로 함께 사라질 것인가, 아니면 골목까지 밀려드는 자본에 맞서 동네 상권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마주했다. 그리고 저자는 지역의 상인들과 함께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를 만들어 상인운동에 뛰어들게 된다.


평범했던 자영업자가 생업까지 뒤로하고 중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한 단식과 삭발투쟁에 나선다. 거대자본에 스러져가는 자영업자의 목소리를 듣고, 더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외쳤던 목소리가『골목상인 분투기』에 담겨있다.


당신도 자영업자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자영업자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어제는 치킨집, 오늘은 빵집….’ 하루가 멀다하고 주인이 바뀐다. 폐업 전문 용달차가 누군가에겐 마지막 희망이었을 법한 각종 집기를 나르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든다. 흔히 보는 골목상권의 모습들이다.” _김영춘 국회의원 추천사 中

우리나라 자영업자 수는 OECD 주요 회원국 중 매우 높은 편이다. 이 책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8월 기준, 25.5%로 OECD 평균인 15.9%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리나라에는 왜 이렇게 자영업자가 많은 걸까?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은 은퇴자들에게 꿈을 이룰 오아시스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번듯하면서 리스크가 낮다는 판단에 대기업 가맹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맹 본사는 오로지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혈안이 되었고, 한국은 전국에 가맹점이 22만 개가 넘는 ‘가맹점 대국’이 되어 버렸다. 결과는 가맹점주 간의 보이지 않는 경쟁만 남았다.
저자는 전국 자영업자의 사례를 들며, 그들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가감 없이 전한다. 세계 제빵 대회에서 1등을 했지만, 대형마트의 횡포에 매장에서 무방비로 쫓겨날 수밖에 없었던 파티셰, 지금은 세계적인 카페거리가 된 상권을 초창기부터 일궈온 카페 사장이 건물주의 말 한마디에 가게를 비워줘야 했던 사연, 기업형 슈퍼마켓이 들어온 후 폐업까지 하게 된 유제품 납품업자들의 이야기까지.


동네에 대형마트가 들어오면 슈퍼마켓 수십 곳이 문을 닫게 되었고, 이들이 남기고 간 미수금은 납품업자들에게 돌아와 큰 피해를 끼쳤다. 이렇게 지역 상권을 망가뜨리는 대기업의 횡포에 생업을 뒤로하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서게 된 자영업자들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땅에 자영업자의 편은 있는가


부산 이마트타운 입점을 반대하기 위해 상인들은 법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상인들은 재판정에서 고개를 숙여야 할 때가 많았다. 이마트의 음성적인 금품수수 비위 사실에도 법원의 오락가락 판결에 ‘법은 가장 보수적이다’라는 말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자영업자의 현실을 무시한 법원의 판결과 정책 결정자들의 사고는 힘센 자들의 편인 것처럼 느껴진다. 중소상인을 보호하고자 외국계 대형마트의 건축허가를 반려한 한 구청장이 구상금 판결로 아파트를 경매 처분할 상황에 놓인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처럼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상황에 부닥친 자영업자의 열악한 사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바꾸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과 그 과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위기에 처한 자영업자들의 상황 개선을 위해 거리에서, 언론에서, 청와대에서, 관련 행정기관에서 외치는 그의 간절한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가 그동안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공세 앞에 소리 없이 사라져간 이웃들에게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상도(商道)’의 공동체 정신


저자는 시대가 요구하는 협동조합에 대해 고민하며, ‘두리조합’을 시도하는 등 사회적 경제에 대한 문제 의식을 드러낸다. 그는 지역민들이 지역 상품을 소비하여 자본이 지역 외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순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더불어 지역화폐의 성공 사례인 인천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지역화폐가 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일에 중요한지 역설한다.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 지역 언론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지역민들이 지역 언론을 지켜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한다.


시장경제의 시스템 속에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이 바로 ‘상도(商道)’의 공동체 정신이라고 말한다. 자본 만능주의가 만연한 이 시대에 저자는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우리에게 여전히 지켜야 할 가치와 이웃이 그곳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정식 저자의 13년간의 상인운동 기록을 통해 전국에 700만이 넘는 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을 이해하고, 상인운동이 단순히 이익단체를 뛰어넘어 대기업 중심의 경제 시스템을 혁신하고자 하는 사회혁신운동으로서의 상인운동이라는 인식을 하게 할 것이다.



첫 문장

2006년 말부터 기업형 슈퍼마켓(SSM: Super SuperMarket)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다.


책속으로 / 밑줄긋기

p.17 “우리나라는 참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대기업이 구멍가게까지 하러 나서는데 정부는 대체 뭘 하는지 모르겠다. 비행기 만드는 대기업이 장난감 만드는 영세기업과 경쟁하려 드는데 국민들이 가만히 보고 있겠는가? 우리가 나서야 한다.” 물러설 곳 없는 싸움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_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다


p.48 그동안 단식이나 촛불집회를 해본 경험이 없는 중소상인들이 이처럼 투쟁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대형유통업체들이 편법으로 SSM을 가맹점 형태로 전환하는 등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기업 프랜들리’ 정책을 표방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SSM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_목숨걸고 쟁취해야 될 유통법과 상생법


p.108 이들이 카페거리를 일군 대가는 너무 혹독했다. 빌린 돈까지 6000만 원 정도였던 창업자금과 6년간의 노력은 한 줌의 흙보다 못했다. 보증금 1000만 원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공중에 날리게 되었으니 독이 든 성배를 마신 꼴이었다. 이들은 폐업 이후에 가게의 형체마저 없어진 모습을 보면서 실성한 사람처럼 멍하니 한참을 서 있었다고 했다. _빵을 빼앗는 사회


p.254 유통대기업 점포 개설 저지 운동만으로는 더 이상 이길 수 없었다. 우리들의 결집된 표심을 지자체 선거에서 드러내야 했다. 이사회와 확대임원회의를 통해 협회가 지난 12년간 목숨처럼 지켜온 정치적 중립 철학을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_목숨처럼 지켜온 정치적 중립성을 버리다



저자 소개

이정식


대자본에 중소상인과 자영업자의 삶이 난도질당하는 걸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식품대리점을 운영하다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를 만들어 회장을 맡은 것이 시작이었다. 부산시 중소기업 사업사전조정협의회와 부산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 위원을 맡아 골목상인의 입장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전국유통상인연합회 공동회장을 맡아 골목상권 보호 입법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현재 부산도소매유통생활사업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아 협동조합 사업과 사업조정제도를 활용한 상권보호에 힘쓰고 있다. 골목상권 보호 입법운동을 하면서 공부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뼈저리게 들었다. 늦은 나이에 한국방송통신대학교에서 법학과 공부를 시작해 경영대학원까지 마치고, 현재 부경대학교 경영컨설팅 박사 과정에 있다. 골목상인을 지키고 싶다. 또한 상인들의 생존권 요구를 뛰어넘어 서로 연대하여 사람답게 사는 사회를 만드는 상도정신을 세상에 전파하고 싶다.



차례

책을 펴내며

1장― 먹고살아야 하니까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시작하다
머리를 밀고 어머니를 만날 생각을 하니
국회도서관에 모인 상인들의 울분
‘갑’도 ‘을’도 아닌 그저 ‘병’
우리는 투명인간이 아니다
엄동설한에 촛불을 들다
백발의 상인, 무릎 꿇고 용서를 빌지만
목숨 걸고 쟁취해야 될 유통법과 상생법
산고 끝에 유통법과 상생법이 통과되다
단식이 준 소중한 열매
“대통령님 도와주세요” 슈퍼맨들의 간절한 외침
시대는 협동조합을 요구했지만
새로운 시도, 두리조합

2장― 이 땅에서 상인, 자영업자로 산다는 건


창업 권하는 사회, 이대로 괜찮을까
세계 대회 대상 파티셰도 힘든 자영업
무릎을 꿇고 대신 용서를 구해야
부채에 생을 저당 잡힌 자영업자
빵을 빼앗는 사회
대기업과도 해볼 만하다는 착각
당신도 자영업자가 될지 모른다
납품 상인들의 고달픈 삶
헤어 디자이너의 소박한 꿈이 계속되기를
식당 주방의 아내는 평생의 동반자

3장― 전국 자영업자의 이야기


망원시장 두부장수 서울시의원 되다 : 서울
나이 먹은 오뚝이, 인천 상인 조중목 : 인천
마라톤 정신으로 협동조합을 일구어라 : 수원
매장을 지키려 한 노력이 전과 딱지로 : 대전
현실정치 도전의 한계 : 광주
대리점 단체교섭권이 생존권 : 청주
명절 하루도 못 쉬는 편의점에 자율규약이라니 : 부천
대형마트 피해는 후세까지 미쳐 : 창원
함께 비를 맞아야 동지다 : 울산
40년 역사의 반송큰시장을 지키다 : 부산

4장― 법과 공무원은 우리 처지를 알까


살을 주고 뼈를 취하다
식파라치, 유통업자를 먹잇감으로 삼다
우리를 갈라놓는 대기업의 공작금
마침내 도매업을 지키다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것은 사람
입점 수단으로 탈바꿈한 상권영향평가
중소기업청이 왜 대기업 편을
건축허가 반려했다고 아파트 경매처분?
상도 외치던 다윗, 청와대에 들어가다
“대통령님 고맙습니다”

5장― 정치와 상인의 함수관계


상인 편들어주는 정당이 부담스럽다니
올바른 정치인을 선택할 때 자신의 삶이 달라진다
목숨처럼 지켜온 정치적 중립성을 버리다
“그 정도 능력이 없으면 가게 문 닫아야지”
청와대에서 골목상인 대책을 요구하다
깨어 있는 시민이 올바른 세상을 연다
대기업에 의지한 상생은 이미 그들의 상권
지역 신문·방송은 우리가 지켜야 할 자산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지역화폐
지역사회는 공무원이 하기 나름
정부별 자영업 정책

6장― 새로운 시작


굼벵이 부부의 간절한 소원
응급실에서 무릎을 꿇으며
아빠, 괜찮아요?
뒤늦은 배움, 마침내 열리는 안목
운명처럼 작은 힘을 협회에 보태다

글을 마무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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