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사회

근현대 중국 이상사회론

이연도 지음
쪽수
319쪽
판형
148*210
ISBN
978-89-6545-537-0 94150
가격
23000원
발행일
2018년 6월 30일
분류
사회사상사

책소개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중국식 사회주의’의 정치철학적 연원을 찾아서


중국 근현대 정치, 사회 철학을 연구하며 사상과 정치현실의 상호 접속에 관한 학술적 작업을 개진해온 이연도 교수의 『근현대 중국 이상사회론』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중국 정치사상의 흐름을 알기 쉽게 소개한 입문서로 중국 사회 및 학계의 움직임을 조망할 수 있는 사상적 시각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저자는 캉여우웨이의 대동사상을 시작으로 근현대 시기 중국에서 대두된 이상사회론의 정치철학적 의미를 지속적으로 규명해왔으며, 특히 중국 특유의 전통적 이상사회관의 흐름을 중심으로 ‘중국식 사회주의’에 내재한 사상사적 의미를 고찰하는 데 힘썼다. 이 책에서 저자는 기존의 문제의식을 심화, 확장하여 근대 이후 중국에서 제기된 다양한 이상사회론의 내용과 의미를 체계적으로 정리함으로써 현 중국 체제를 포함하여 근대 이후 중국의 정책 목표 기저에 흐르는 의식을 밝히는 것으로 나아간다.


장쩌민 체제의 ‘소강사회(小康社會) 건설’, 후진타오의 ‘화해사회주의(和諧社會主義)’ 그리고 시진핑(習近平) 집권 이후 제기된 ‘중국의 꿈(中國夢)’. 집권 전환 시기에 따라 채택된 이 구호들은 개혁개방 이후 중국 정부가 천명한 대표적인 정책 슬로건으로, 중국식 사회주의의 목표와 지향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정치제도적 측면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도입 및 G2부상에 따른 국가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한 이 구호들에 공통적으로 담긴 의식은 무엇일까? 저자는 근대 이래 지속되어온 ‘이상사회’에 대한 열망이 바로 현 중국 체제를 이끄는 핵심 동력임을 강조하며 책의 서문을 연다.


공상적 유토피아? 유일무이한 대규모 유토피아 실험? ‘이상사회론’으로 고찰한 중국 혁명의 역사


‘이상사회론’을 통해 근현대 중국 정치철학의 흐름을 살핀 이 책은 전공자뿐만 아니라 현 중국 문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보다 심층적으로 중국의 정치체제 및 사회현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저자는 총 9장에 걸쳐 동양의 정치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인물과 사상을 소개하여 이상사회론의 내용을 정리하였다. 이상사회 건설 의지가 정치 체제에 대한 사유로 정교하게 정립되기 시작한 근대 중국에서부터 ‘중국식 사회주의’로 요약되는 현 체제에 이르는 시기를 아우르며, 캉여우웨이, 량치차오, 장빙린, 쑨원, 량수밍, 슝스리, 마오쩌둥에서부터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에 이르는 인물들의 사상과 행보가 중국 역사의 흐름에 따라 연대기적으로 펼쳐진다.


저자는 책의 도입부에서 근대 중국에 이르러 대두되기 시작한 대동(大同)사상을 소개하며 사상에 내재한 실천성을 통해 중국 내부에서 이상사회론이 촉발된 배경과 의미를 탐색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정치, 사회 분야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온 유가 사상과의 연관성이 밝혀지며 서양의 유토피아론과 근본적 차이를 갖는 동양 이상사회론의 연원이 드러난다. 이후의 장에서는 캉여우웨이의 대동사상을 비롯, 량치차오의 이상국가론, 장빙린의 부정적 유토피아론, 쑨원의 삼민주의, 량수밍의 향촌 건설 이론, 슝스리의 외왕학, 중국식 사회주의의 모태가 된 마오쩌둥 사상이 차례로 소개된다. 각 장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사상은 연대기적 흐름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중국 특유의 전통 이상론인 대동이 진화하고 다각화되는 양상을 보여준다. 중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대동이라는 이상은 공상적 유토피아에 불과한 것일까? 중국 현대사를 휩쓴 ‘인민공사’나 ‘문화대혁명’과 같은 대규모 유토피아 실험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사상의 계보를 따라 읽어 내려가다 보면 쉽사리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만나게 된다.


중국에 잠재된 불가능한 미래,
이상사회론을 읽어야만 하는 이유


인민공사와 문화대혁명으로 대변되는 마오쩌둥의 거대한 유토피아 실험은 처참한 실패로 마감되었지만, 중국은 그 공과(功過)에 대해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 어느 나라에서 문화에 혁명이란 단어를 붙일 수 있겠는가. 단지 정제(政制)나 체제 개혁이 아닌, 생활 세계 문화 전반의 혁명을 꿈꾸었던 이 거대한 실험은 다시는 되풀이되기 힘들 것이다. 문화대혁명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지만, 그 시도가 의미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후기> 중에서

저자는 근현대 시기 중국 체제의 기저에 흐르는 이상사회론의 다양한 양상을 통해 유토피아적 사유에 내재한 긍정성을 도출하는 동시에 언제든 디스토피아로 전환될 수 있는 정치 이론의 모순 또한 놓치지 않는다. 사상을 기치로 삼아 실천된 운동과 혁명은 급진적이었지만 희생과 그늘을 동반했다. 결론에 이르러 저자가 재차 강조하듯 초월과 현실의 긴장이 동양 사상의 생명력이라면, 이상사회론에 내재된 현실 변혁의지, 실천성, 부정(否定)의 힘, 균평(均平)의 가치, 자기 각성과 윤리의식의 고양, 인민의 주관 능동성 등의 가치가 품은 가능성은 말 그대로 잠재적인 것이다. 그리고 그 잠재성은 중국 정치 현실의 향방과 더불어 비판적으로 검토되고 끊임없이 사유되어야 한다. 오늘날 중국이 우리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실재하는 한, 중국을 이끌어가는 의식형태 또한 ‘현재진행형’으로 실재하는 것임이 반복해서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속으로/밑줄긋기

p.60 그는 전통적 경전 해석 방식에 대해 도전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공자에 가탁하는 ‘탁고개제(託古改制)’의 방식을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개하였다. 한대의 유가들이 공자의 말에 가탁하여 정치·사회 제도를 제정했듯, 캉여우웨이 또한 공자를 내세워 변법의 이상을 이루려 한 것이다.

「2장 캉여우웨이의 대동사상」부분


p.118 량치차오는 자신의 사상적 입장을 수시로 바꿨으며, 스스로 ‘어제의 나를 부정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다만, 그 가운데 존재하는 위기의식과 유가 도덕주의에 대한 신념은 결코 변한 바가 없다. 량치차오가 생각한 이상적인 정치체제는 도덕과 자유를 갖춘 신민에 의해 구성된 국가이다.

「3장 량치차오의 이상 국가」부분



p.125 장빙린은 캉여우웨이와 달리 역사의 점진적 진보에 기대지 않고 인간의 의지로 역사의 비약을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 장빙린의 혁명 이론은 봉건 질서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치체제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했던 신해혁명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4장 장빙린의 부정적 유토피아론」부분



p.150 쑨원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 삼민주의의 뜻은 바로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이며, 국가는 인민이 공유하며, 정치는 인민이 공동 관리하며, 이익은 인민이 함께 누리자는 것이다. 인민은 국가에 대해, 공동으로 생산할 뿐만 아니라 어떤 일이라도 모두 함께 한다. 인민이 국가에 대해 어떤 일이라도 모두 함께할 수 있어야 비로소 진정으로 민생주의의 목적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공자가 희망한 대동(大同) 세계다.”

「5장 쑨원의 삼민주의」부분



p.190 량수밍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계급투쟁이 아닌 농민의 각성에 따른 자치와 윤리 의식의고양이 새로운 중국의 이상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추진력이 될 것이라 믿었다.

「6장 량수밍의 향촌 건설 이론」부분



p.213 그의 이상사회론은 탁고개제(託古改制)의 형식을 빌려 자신의 개혁 열망을 펼친 중국 전통 지식인의 모습을 재현하며, 동시에 현실에서 이상을 실현시킨다는 유가 유토피아의 전형을 그대로 보여준다.

「7장 슝스리의 외왕학과 이상사회론」부분



p.233 유토피아의 현실화는 비극으로 종결되었다. 협동 농장은 농민들의 생산 동기를 약화시켰고, 객관적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실험은 수천만 명이 굶어 죽은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다. 마오쩌둥이 중국 땅에 건설하려고 했던 유토피아는 그야말로 참담한 비극으로 막을 내렸다. 다만, 유토피아를 현실에서 실현시키고자 했던 그의 이상마저 잘못되었다고 비난할 순 없다.

「8장 마오쩌둥 사상」부분

 


저자 / 역자 소개

이연도(李演都)


중앙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중앙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베이징대학에서 중국 근현대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정치와 사회철학에 관한 논문을 주로 썼으며, 동서양의 유토피아 사상에 관심이 많다. 중국철학뿐만 아니라 인문학과 고전에 관한 저술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중앙대, 서울대, 강원대 등에서 동양철학과 동양윤리사상, 중국미학 등을 가르쳤으며, 고전 읽기의 즐거움을 대학 내외의 강의를 통해 전파하고 있다. 저서로는 『강유위가 들려주는 대동 이야기』(2008) 『처음 읽는 중국현대철학』(2016, 공저) 『세계를 바꾼 철학자들』(2015, 공저) 『삐뚤빼뚤 생각해도 괜찮아』(2013, 공저) 『인문치료』(2009, 공저) 등이 있으며, 역서로는 『공자전(孔子傳)』(2013) 『징비록(懲毖錄)』(2009)이 있다.



차례

서문

1장 근대 중국과 대동사상의 전환


1. 근대 중국의 ‘이상사회론’ 대두
2. 중국의 전통적 이상사회론: 대동(大同)
3. 유가 사상의 유토피아적 성격
4. 대동사상의 확산
5. 근대중국에서 대동 이상의 역할
6. 대동 이상의 한계와 문제

2장 캉여우웨이의 대동사상


1. 정치유학의 복원
2. 인(仁)과 제세(濟世)
3. 대동서: 대동 이상의 구체적 표현
4. 대동의 공리: 평등
5. 시중(時中)과 개량(改良)
6. 캉여우웨이 대동 사상의 의의

3장 량치차오의 이상국가


1. 제국에서 국가로의 전환
2. 사회진화론의 영향
3. ‘천하’와 ‘국가’
4. ‘국가’와 ‘개인’
5. 공자에 대한 입장의 변화

4장 장빙린의 부정적 유토피아론


1. 고문경학과 민족혁명
2. 공화제 수립과 5권 분립
3. 무정부주의와 불교의 결합
4. 유토피아 열기에 끼얹은 찬물

5장 쑨원의 삼민주의


1. 이상사회의 현실화
2.‘삼민주의’의 핵심 가치
3. 행동은 쉽고 아는 것은 어렵다(行易知難)
4. 국공합작과 사회주의 사상

6장 량수밍의 향촌건설이론


1. 최후의 유자(儒者) : 유가와 불가 사이에서
2. 동서문화와 철학
3. 향촌건설운동
4. 합작운동과 사유제 폐지

7장 슝스리의 외왕학과 이상사회론


1. 현대신유학의 개창자
2. 철학과 과학
3. 마음과 수양
4. 외왕학과 유토피아주의
5. 슝스리 외왕학의 비판과 의의

8장 마오쩌둥 사상


1. 마오쩌둥 사상의 내용과 역할
2. 「실천론」과 「모순론」
3. 신민주주의론
4. 인민의 주관 능동성
5. ‘중국식 사회주의’의 모태

9장 현대중국의 이상사회론

 1. 덩샤오핑 ‘중국특색사회주의 건설이론’
2. 장쩌민 ‘삼개대표이론(三個代表論)’
3. 후진타오 ‘화해사회주의’
4. 중국식 사회주의의 문제와 전망

후기
덧붙이는 글
주요 인물 소개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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