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츠라 쇼류(桂紹隆) 지음 | 권서용 외 4인 옮김
쪽수 | 3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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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52*225 |
ISBN | 978-89-92235-61-7 93170 |
가격 | 18000원 |
발행일 | 2009년 9월 7일 |
분류 | 인도철학 |
책소개
'서양의 존재론’과 ‘동양의 실천론’ 전통을 통섭하는 인도불교인식논리학
이 책은 세계적인 인도불교인식논리학의 대가 카츠라 쇼류(桂紹隆) 교수의 역저(力著)이다. 카츠라 쇼류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인도불교인식논리학이 서양사상과 동양사상을 이해하는 데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음에 주목한다. 오늘날 학문 간의 소통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학문에서 동양과 서양이 진정으로 소통하기 위해서는 물질과 물질의 만남을 넘어서 정신과 정신이 상호 융합되어야 한다. 동·서양 사상의 상호이해와 융합은 동양사상에 입각한 서양사상의 수용이나 서양사상에 근거한 동양사상의 수용과 더불어 두 사상 사이의 접점 혹은 경계에 있는 사상을 통한다면 더욱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인도사상은 서양과 동양의 경계이자 접점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상적으로는 서양사상이 존재론적 전통에 입각해 있다면 동양은 실천론(가치론)의 전통에 입각해 있는데, 이러한 서양의 존재론과 동양의 실천론 전통을 통섭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인도불교인식논리학이다. 이 책은 인도불교인식논리학뿐만 아니라 나아가 인도인의 사유방법과 사유구조 및 토론의 전통에 대해 역사적 맥락을 짚어가면서 쉽고 정확하게 기술하고 있다.
인도인의 사유방법
인도인의 종교와 사상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요가나 우파니샤드의 신비사상이 잘 알려져 있지만 인도인의 사유방법을 생각할 때 절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고대로부터 발달한 논리학 전통이다. 그 전통에는 신비주의와는 선을 긋는 합리적인 사변이 자리 잡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도에서 논리적 사고가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밝히고 있다. 인도인의 사유방법은 기본적으로 관찰에서 법칙을 도출하는 귀납법에 있으며 그러한 귀납법적 사고의 연원은 인도 문법학의 전통, 더 거슬러 올라가면 붓다가 설한 ‘연기(緣起)’의 가르침에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토론의 전통
인도인들은 말을 잘하기로 유명하다. 인도 정치가 크리슈나 메논은 유엔에서 장장 9시간이나 연설을 해서 세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인도인들은 절대 말로는 상대방에게 지지 않는다. 인도인들이 토론을 좋아하고 토론에 뛰어난 것이 최근의 일은 아니다. 고대 인도에서 자나카 왕은 바라문들을 궁정에 불러 모아 상금을 걸고 토론대회를 열기도 했으며, 학자들 혹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논쟁은 일상적인 것이었다. 때로는 목숨을 건 토론대회가 열리기도 했고, 청중을 앞에 두고 하는 공개토론회에서 패배하면 대론자에게 제자의 예를 올릴 것이 요구되기도 했다. 이러한 토론대회에는 엄격한 규칙이 적용되었으며, 주장과 반대주장, 제안, 논증을 함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논리에서 벗어나면 패배가 선언되었다. 이러한 토론의 전통은 정치한 인도논리학의 발전을 가져왔다.
파니니 문법학
고대 인도에서는 ‘파니니 문법’으로 대표되는 문법학이 학술 연구의 모델로서 기능했다. 인도의 문법학은 베다 제식의 바른 전통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 발전한 여섯 가지 ‘베다의 보조학’ 가운데 하나인데, 인도에서는 파니니 이전에도 이미 언어에 관한 문법학적 논의가 성행했다. 그런데 파니니는 4세기 때 이미 <아슈타띠야이>라는 문법서를 기술함으로써 산스크리트어의 음운론, 형태론, 통어론에 이르기까지 정연한 문법체계를 완성했다. 이 책은 ‘대상언어’와 ‘메타언어’, ‘규칙’과 ‘메타규칙’, 언어의 ‘사용’과 ‘언급’의 구별 등 서양의 지적 전통이 겨우 백 년 전에야 의식하게 되었던 중요한 개념을 구사하고 있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는데, 이 파니니 문법학은 인도논리학, 특히 인과관계를 발견하기 위한 추리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수반’과 ‘배제’라는 귀납법의 원리에 근거한 논증형식의 발전은 디그나가의 ‘변충관계’를 거쳐서 다르마끼르띠의 아포하 이론으로 나아가는데, 이러한 인도논리학 발전의 본질은 모두 ‘귀납적 논증’이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즉, 인도인의 사유방법의 근본은 귀납법이라는 것이다.
귀납법의 원리와 붓다
저자는 인도에서 문법가들보다 더 이전에 귀납법의 원리를 의식적으로 사용한 사람은 바로 불교의 창시자 붓다라고 말한다. 붓다는 ‘무릇 어떤 존재도 원인이 없이 생기는 것은 없다’라는 연기의 이법과 인과의 도리를 깨닫고 각자(覺者)가 되었는데, 이는 인과관계를 귀납적으로 도출, 확정하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붓다야말로 인도의 합리적인 사변의 창시자이며, 붓다의 귀납법에 의한 추리는 인도의 의학이나 문법학을 비롯한 경험과학의 발달에도 유의미한 공헌을 했을 것이라고 추리하고 있다.
책의 구성
제1장 (인도에 철학은 있는가?)에서는 “철학이란 무엇인가?” 그리고 철학의 세 개의 전통(인도철학·그리스철학·중국철학)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제2장 (인도논리학의 구조)에서는 신화에서 철학으로의 흐름과 인도에서 차지하는 논리학의 영역과 논리학의 지위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다.
제3장 (인도에서 토론의 전통)에서는 제목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인도의 토론문화가 가히 독보적임을 보여준다. 일반인들은 신비주의자 라즈니쉬나 크리슈나무르티를 떠올리지만, 인도에는 이러한 신비주의 못지않게 광범위한 합리적 토론문화의 전통이 있다. 3장에는 “어떻게 토론할 것인가?”, “토론에서 어떻게 상대를 논파할 것인가?” 그리고 “토론이나 논쟁에서 무엇을 지킬 것인가?” 등이 기술되어 있다.
제4장 (귀류법-나가르주나의 반논리학)에서는 토론과 논쟁에서 핵심이 되는 것을 주로 다루는데, 특히 인간의 사고와 언어를 중점적으로 고찰하고 있다. 또한 사고와 언어에 대해서 나가르주나가 어떻게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지, 그리고 사고를 언어로 표현할 때 그 논리 속에 어떤 오류들이 포함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제5장 (인도인의 사유방법-귀납법)에서는 인도인의 사유방법 특히 디그나가로부터 출발하여 다르마끼르띠에 의해 완성된 인도불교인식논리학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인도불교사상가들이 얼마나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사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저자 : 카츠라 쇼류(桂紹隆)
1944년 시가현 출생. 교토대학 대학원 문학연구 수사과정 수료. 토론토대학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토론토대학 Ph.D., 교토대학 문학박사. 현재 류코쿠대학 교수.
논문으로 「인도논리학에서 변충관계의 생성과 발전-『차라카상히타』에서 다르마끼르띠까지」(『히로시마대학문학부기요』 제45권, 특집호1) 등 다수가 있고, 역서로 『붓다의 생애』(사따띠세 저, 공역, 입풍서방), 『법화경Ⅱ』(공역, 중앙공론사), 『깨달음으로의 편력』(상, 하)(공역, 중앙공론사)이 있다.
역자
권서용-부산대학교 철학과 졸업. 철학박사. 부산대·부산가톨릭대·인제대 강사. 논문으로 「다르마끼르띠의 인식론 연구」, 「다르마끼르띠와 화이트헤드 사상의 접점」 등이 있으며, 역서로 『무상의 철학』(산지니), 『티베트불교철학』(공역, 불교시대사) 등이 있다.
김영숙-부산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부산대 강사. 논문으로 「普照知訥의 頓漸觀 硏究」, 「이통현의 리(理)와 퇴계의 리(理)에 대한 비교 고찰」 등이 있다.
안호영-부산대 물리학과 졸업. 물리학박사. 부산대 철학과 박사과정 수료. 동의대학교 문화콘텐츠연구 전임연구원, 부산대·인제대 강사. 논문으로 「공간은 어떻게 인식되는가?-철학과 과학에서 본 공간」, 「윌슨 ‘통섭’의 전제로서 뇌과학」 등이 있으며, 저서로 『사회생물학, 인간의 본성을 말하다』(공저, 산지니)가 있다.
유리-부산대 철학과 박사과정 재학. 논문으로 「해석학의 존재론적 정초에 관한 연구」가 있다.
임성빈-부산대 철학과 박사과정 재학. 해운대고등학교 교사. 논문으로 「바가바드기타의 자아관 연구」가 있다.
차례
머리말
제1장 인도에 철학은 있는가?
제2장 인도논리학의 구조
제3장 인도에서 토론의 전통
제4장 귀류법-나가르주나의 반논리학
제5장 인도인의 사유방법-귀납법
글을 마치면서
참고문헌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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