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의 지음
쪽수 | 304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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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52*225 |
ISBN | 978-89-6545-516-5 03150 |
가격 | 25000원 |
발행일 | 2018년 5월 21일 |
분류 | 동양철학 일반 |
책소개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팍팍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 슬기롭게 건너가는 방법은 없을까?’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읽는 동양의 사유
공자와 붓다 그리고 노자. 유불도 사상 선인들이 진리를 설파하기 위해 공통으로 내세운 가치는 무엇일까? 유교가 내세운 군자(君子)의 이미지, 불교의 선(禪), 노장사상의 유유자적함은 모두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수행으로 세상살이를 강조했다. 진리는 거대한 말씀이기도 하지만 곧 사람답게 살기 위한 개인의 성찰과도 다르지 않았으며, 수행의 방식은 달랐지만 동양의 사유는 공히 깨달음의 이치를 익히는 과정으로 이해되었다.
원효스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에서 비롯하여 동양 전통 사상에서 펼쳐지는 사유들를 정리하고 강의해온 저자 김종의 교수는 대학의 생활을 정리하고 밀양 매화리에 작은 수행 공간을 마련하여 진리를 실천하며 살고 있다. 단순하지만 묵직한 타이틀이 달린『깨달음』은 학문적 수행으로 갈고닦은 동양의 사유들을 일상의 작은 실천으로 변주해낸 드문 책이다. 어지러운 세상을 건너갈 희망의 좌표로서 ‘하나(一)’의 가치를 내세운 유불도 선인들의 사상은 일상의 하루하루 속에서 과연 어떻게 드러날 수 있을까? 쉽게 읽히지만 읽을 때마다 새로운 말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책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선인의 수행과 대화,
이제는 평범한 사람들이 즐기는 무상(無常)의 미학으로 펼쳐지다
이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1부 「몸과 마음」, 2부「행복한 삶」, 3부 「선(禪)과 깨달음」, 4부「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5부「관심으로부터의 자유」를 이야기한다.
진리로서의 ‘깨달음’의 의미를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2부를 중심으로 사상의 언어인 관념어보다는 일상 속 대화에서 나눌 법한 삶의 보편적 물음들이 큰 테마로 자리 잡았다. 저자는 동양 사상의 정수가 집약된 고서의 내용을 적극 인용하고 학문적 수행으로 다져진 사유로 재해석하여 쉽게 들려준다. 특히 이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선인들의 대화와 수행적 언술이 저자의 통찰을 경유하여 현대인의 삶의 지침으로 변주되는 대목을 주목해보자.
가령 유교의 이상을 정립한 「중용(中庸)」에서 설파된 진실됨(誠)으로서의 천명, 불교의 핵심을 드러내고 있는 「금강경(金剛經)」에서 드러나는 상(相) 이치, 노자가 「도덕경(道德經)」에서 강조한 ‘무위(無爲)’사상은 ‘깨달음’이라는 세상살이의 지혜로 풀이되어 독자에게 전해진다. 심오한 영적 깨우침의 위상을 지녔던 사상의 딱딱함은 사람답게 살기 위한 일상의 기술과 만나는 순간 단순하고도 분명한 이치로 다가온다. 나아가 저자는 동양의 사유를 구성하는 ‘본성’, ‘도(道)’라는 말조차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구체적인 삶의 실감과 맞닿은 일상의 사소함과 연관된 것임을 강조한다. 이 책은, 동양의 가르침이 공히 강조하는 깨달음이란 분별과 차별을 떠나 온전함의 세계로 나아가려는 성찰의 자세로부터 비롯되며 이것이 사람다운 삶의 실현을 가능하게 한다는 단순한 이치를 일관된 목소리로 전달해준다.
서른 편의 잠언으로 변주된 ‘깨달음’의 기술,
느림과 비움으로 행복해지는 법
가설 없이 명확히 쓰인 잠언집은 인생 문제에 명료한 해답을 찾는 사람들에게 종종 한줄기 빛으로 다가간다. 근거 없는 인용으로 버무려져 순간의 위로에서 끝나고 마는 것이 아니라면, 책을 통해 처세와 처신을 익히고 배우는 것은 누구나에게 필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저자는 왜 ‘깨달음’이라는 마음 수양의 원리를 중심으로 유불도 사상의 정수가 담긴 고전의 내용을 발췌하고 해석한 것일까. 그것은 저자가 들려주는 마음의 기술이 현대인에게 처세·처신에 관한 공부의 필요성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 있다. 저자는 사상·학문적 수행으로서의 깨달음과 일상 속 깨달음은 인간의 ‘본성’을 자각한다는 점에서 동등한 위상을 가지며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의 학문적 내공으로 펼쳐지는 처신의 기술은 빠름과 불행이라는 세상의 속도와 세태에 지친 사람들에게 보다 사람답게 살기 위한 질문들을 던져줌으로써 결코 느긋하지만은 않은 능동적인 휴식의 순간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차별과 분별이 없는 세계를 지향해왔던 동양의 사유는 처음부터 인간만의 본성을 따로 정의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본성이라는 말 자체가 본성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하는데, 이는 곧 본성을 자각하는 일이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는 뜻이다. 달리 말하자면 우리의 일상에서 사소한 것 하나에도 이기적인 심성이나 물질적 가치를 대입하지 않게 되면 그것이 곧 본성을 자각하는 길, 즉 본성의 온전함을 회복하는 길이라고 한다. 괴로움과 갈등으로부터 벗어나는 방법 역시 자신의 삶을 되돌아봄으로써 본성을 자각하는 길 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
-「머리말」중에서
책속으로/밑줄긋기
p.7 공자와 붓다 그리고 노자, 이들은 모두 어지러운 세상을 건너갈 희망의 좌표로서 ‘하나(一)’를 들고 있다. 서로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이 내세우는 ‘하나’의 의미 역시 별개의 그 무엇이 아님은 분명하다. 세상은 처음부터 분별이나 차별이 있지도 않았다. 인간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 그리고 만들어진 그것에 매달려 있는 상태가 삶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서라도 그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천명이 열리는 환희를 맛볼 수 있고, 해탈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으며, 무위자연의 세상을 온몸으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p.35-36 어떤 학인이 조주(趙州)스님에게 물었다.
‘어떤 것이 도(道)입니까?’
‘저 담 너머에 있다.’
‘그런 길을 묻지 않고 대도(大道)를 물었습니다.’
‘큰 길은 장안(長安)으로 뚫려 있지.’ (「碧巖錄」)
조주스님은 편견을 버리고 온전한 눈으로 본다면, 보이는 것마다 천지만물 그 자체로서의 도이자 법칙이라고 질책하고 있다. 하지만 선입견에 매달려 있는 제자는, ‘도는 무엇이다’라고 해야 도를 정의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내가 어디선가 들은 내용과 비슷한 이야기라야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사실을 이해하기 전까지, 우리가 만나는 세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받아들이는 대상은 진정한 그 자체의 허상, 즉 우리의 생각에 의해 분리되고 나누어진 대로 이해되는 대상일 뿐이다. 달리 말하자면 여지까지 알고 있는 지식이나 관점으로는 세상을 온전하게 볼 수 없다.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선입견에 매달리지 않을 수 있는 참된 용기다.
1부「 몸과 마음」부분
p.74-75 낮과 밤이 흘러가서
인생은 어느덧 종착지에 다다르니
유한한 존재의 여정은 끝나가네.
마치 강물이 흘러가 버리듯. (「那先比丘經」)
‘나’를 앞세우게 되면 당연하게 ‘나 아닌 것’이 따라오게 된다. 그러나 그 ‘나’가 실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면 ‘나 아닌 것’ 역시 존재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내 생각’ 또한 상상으로 만든 허구의 세계일 뿐이다. 다시 말해 그 ‘나’가 스스로 만든 환상의 실체라면, 끊임없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생각 또한 이미지의 세계에 지나지 않는다.
2부「행복한 삶」부분
p.148 어떤 행자가 물었다.
‘나고 죽는 일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십시오.’
‘그대는 언제 나고 죽었더냐?’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스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모르겠거든 한번 죽어봐라.’ (「傳燈錄」 神山僧密)
세상의 모든 존재는 그 어떤 경우에라도, 근본적인 가치는 합리화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논리와는 별개로 자신의 본질에 의해 존재한다. 불교가 우리에게 일깨워주고자 하는 내용 또한 지식과 논리로 무장한 만큼 사물의 핵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사실이다.‘나’도 그렇지만 삼라만상 역시 서로 맺고 걸리는 상의적 관계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는 존재일 뿐이다. 고정된 실체 즉 일정하게 지속하는 존재라는 잘못된 생각에서 벗어나게 되면 삶이란 단지 하나의 흐름이며 나누어지지 않은 연속적인 순간임을 깨닫게 된다.
3부「선(禪)과 깨달음」부분
p.234-235 너는 나로 인해 존재하고,
나는 너로 인해 존재한다.
둘 다 알고자 하는가?
원래는 다 같은 공(空)이다. (僧璨, 「信心銘」)
아름다움(美)이 무엇인가에 대한 평가는 문화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되어왔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진실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이에게 달려 있을 뿐이다.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형태는 변하지만 아름다움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 것처럼 행복하다는 것 또한 이와 다르지 않다.
4부「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부분
p.266-267 부처도 없고 진리도 없다. 달마(達磨)는 비린내 나는 오랑캐이며, 노자(老 子)는 똥 닦는 밑씻개이고, 문수(文殊)보살 보현(普賢)보살은 똥 푸는 사람에 불과하다. 깨달음이란 굴레를 벗어난 범부의 마음에 지나지 않고, 보리와 열반은 나귀 묶는 말뚝일 뿐이다. (「五燈會元」 德山宣鑑)
절대적인 권위와 신성한 지위를 부정한다는 덕산스님의 호언장담은 궁극적 목적인 인간으로 향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표현하는 이면에는 존재의 근원에 대한 믿음, 즉 바로 지금의 삶은 온전함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라는 확신이 깔려 있다.‘나’를 무엇이라 부르던지 간에, 그것을 설명하는 수식어에는 ‘그것은 무한하고, 형체가 없고, 변함없고, 어디에나 있으며, 보이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표현이 곁들여진다. 뿐만 아니라 ‘나’ 속에는 만물에 깃들여 있는 원리로서의 ‘하나’ ‘모든 것’ ‘신성’이 있다고도 한다. 문제는 이것이 종교에서 말하는 창조주와 구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5부「관심으로부터의」부분
저자 소개
김종의
원효스님에 대한 공부가 인연이 되어 대학에서 불교와 전통사상을 강의하다 퇴직하였으며, 지금은 밀양 매화리에서 작은 법당을 짓고 부처님이 일러주신 길을 따르는 삶을 살고 있다. 저서로는 『동양의 정신세계』 『자연의 원리 땅의 이치』 『원효, 편견을 넘어서다』 『동양의 길을 걷다』 등이 있다.
차례
머리말
1부 몸과 마음
01 몸인가 마음인가
02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다
2부 행복한 삶
03 확신의 올가미
04 어떻게 살 것인가
05 느끼고 자각하라
06 마음을 다스려라
3부 선(禪)과 깨달음
07 속박으로부터 풀려나다
08 진리란 무엇인가
09 믿어야 한다고 믿는 것들
10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라
11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
12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다
13 가장 행복한 사람
14 날마다 참 좋은 날
15 따뜻한 마음으로
4부 무엇을 깨달아야 하는가
16 우리가 사는 세상
17 달과 손가락
18 옳다고 생각하면 옳은가
19 이름으로 가득 찬 세계
20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
21 삶을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랴
22 어디가 앞이고 어디가 뒤인가
23 단순하고 소박하게
5부 관심으로부터의 자유
24 이미 우리에게 있다
25 온전하게 반응하라
26 인정하되 취하지 말고 부정하되 버리지 말라
27 이 순간이 전부다
28 삶은 기적이다
29 지금 여기가 극락이자 지옥이다
30 후회도 없고 미련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