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연 지음
쪽수 | 248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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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0*205 |
ISBN | 978-89-6545-718-3 44810 978-89-6545-720-6(세트) |
가격 | 15,000원 |
발행일 | 2021년 4월 30일 |
분류 | 청소년 소설 |
*프랑스, 베트남 저작권 수출
책소개
커피 매니아 저승사자와 상큼발랄 여고생의 악령 퇴치기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지난해 『지옥 만세』를 출간한 임정연 작가의 장편소설. 여고생 선무당 혜수와 앳된 저승사자 해수가 무당과 신장으로 연결되어 고난과 어려움을 함께 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렸다. 글을 쓰는 데 장르를 고려하지 않고, 그냥 누군가 잠깐 여유시간에 꺼내 읽으며 웃고 즐거워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흥미로운 설정에 가독성이 좋아 빠르게 읽히는 이 소설은 읽는 이에게 한 번 잡았다 하면 손 떼지 못할 즐거움을 선사한다.
앳된 저승사자 해수와 여고생 선무당 혜수, 두 청춘의 발랄 케미
여자 주인공 강혜수는 할머니에게 배운 점치는 기술로 친구들의 운세를 봐주는 고등학생. 어느 날 갑자기 신열이 올라 내림굿을 하는데 근처에서 악귀를 쫓던 저승사자 정해수와 무당과 신장으로 연결되게 된다.
저승사자 정해수는 700년이 넘게 혼령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일을 해온 저승사자. 700살이 넘은 나이지만 어려서 죽은 탓에 10대의 외모를 하고 있다. 그날도 저승으로 가는 것을 거부하고 도망치는 혼령을 잡으려다 내림굿에 휘말려 강혜수의 신장이 된다. 저승사자가 신장이 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 베테랑인 정해수도 골치가 아프다. 게다가 무당도 철없는 여자 고등학생. 좋아하는 것도 하필이면 엄청나게 매운 걸 좋아하는 탓에 멋모르고 있다 지옥의 고통을 맛보게 된다.
도망간 악귀는 자신을 방해하고 잡으려는 정해수에게 앙심을 품는다. 정해수와 강혜수의 관계를 알게 된 악귀는 복수의 대상으로 강혜수를 노리게 된다. 악귀의 습격으로 죽을 고비에 처하게 된 강혜수. 하지만 정해수와 힘을 합쳐 악귀의 공격을 물리치게 된다. 복수에 실패한 악귀는 기회를 노리며 힘을 기른다. 다른 영혼을 흡수하며 힘을 기른 악귀의 습격에 강혜수의 친구와 다른 저승사자들이 당하게 된다. 그리고 강혜수의 엄마를 인질로 잡은 악귀는 혜수를 혼자 외딴곳으로 불러낸다.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신기한 이야기. 꼰대 같은 ‘청소년소설’은 가라
임정연 작가는 재미를 추구하는 작가다. 교과서 같은 스토리와 문장을 확실히 거부한다. 커피를 좋아하는 저승사자와 매운 떡볶이를 좋아하는 여고생 무당이라는 설정부터가 흥미진진하다. 혜수는 무당 집안에서 태어나 신내림을 받으면서도 별로 심각하지 않다. 할머니가 무당이라 그쪽 방향으로 나가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신장이 저승사자라 당황스럽지만 스타일이 괜찮아서 봐줄 만하다. 혜수의 친구들도 무당이나 저승사자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소설은 이승과 저승을 자연스럽게 넘나들면서 여고생 혜수와 차사 해수의 티격태격 일상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의 의미가 재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차사 일을 하는 해수는 이승의 삶을 마감한 이들을 사후세계로 인도한다. 죽음을 맞이하는 이들은 당연히 남기고 갈 것들이 아쉽겠지만 인생은 유한하고, 언젠가는 끝을 맞이해야 하는 삶의 의미를 묵묵히 전달해준다.서양에 마법사와 뱀파이어가 있다면, 우리에겐 무당과 차사가 있다
악귀는 이 소설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조선 중기 지리산 산골에서 태어난 ‘무명’은 태어나자마자 어미를 잃고 늑대의 무리 속에서 자라 숱한 살인을 저지르는데, 사후에 악귀가 되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빙의하면서 악행을 저지르고 힘을 키워 나간다. 700년 된 차사도 속수무책. 한번 시작된 악행은 점점 커져만 가고, 급기야 혜수가 타깃이 되는데, 숨 막힐 듯 흥미진진한 대결구도 속에서 티격태격하던 무당과 차사 두 주인공은 결국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하고, 한 뼘 더 성장해 간다.
연관 키워드
#청소년소설 #판타지소설 #악령퇴치기
추천사
김종광(소설가)
앳된 저승사자 해수는 여고생 선무당 혜수의 ‘신장(神將)’. 두 청춘의 발랄 케미. 드라마인 듯 웹소설인 듯 애니인 듯 장르소설인 듯. 청소년소설이 이토록 속사포처럼 읽혀도 되는 것일까? 임정연 작가는 청소년소설계의 이단아 혹은 개혁가임에 틀림없다. 교과서 같은 스토리와 문장을 확실히 거부한다. 청소년소설은 무엇보다도 청소년이 ‘빠르게 읽으면서 재미든 감동이든 맛보는 과정’임을 ‘빙의’한다!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신기한 이야기, 꼰대 같은 ‘청소년소설’을 꿰뚫어 버릴 듯.
강유정(문학, 영화평론가)
임정연 작가는 독자를 안다. 시대의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 지금, 여기의 독자가 원하는 시공간을 만들어 낸다. 임정연의 소설엔 현재가 있고, 아직 가보지 않은 미래로서의 사후세계와 그래서 할 수 있는 우리의 상상이 있다. 임정연은 다양한 장르적 변용 속에서 낯익은 소재들을 새롭게 재해석하고 흥미롭게 재배치한다. 흥미롭고도, 진지한 가상공간, 『혜수, 해수』는 그런, 임정연의 소설 공간이다.
책 속으로
첫 문장
옷을 입고 거울 앞에 섰다. 검정 슈트의 어깨를 손으로 툭툭 털었다.
P.50 방금 죽은 놈이 이걸 어떻게 알고 도망을 쳤지? 다시 위로 올라와 사내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자리에 손을 갖다 대고 기를 빨아들였다. 죽은 자의 영혼은 반드시 데려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령이 되어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힘든 하루가 될 것 같다.
P.86 “혜수는 일단 마음을 경건하게 가지고. 신장을 모시게 됐으니까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해야 할 거야. 자세한 거는 차사님이 알아 오시면 그때 얘기하기로 하자.” 엄마와 할머니는 굿으로 어질러진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곤 할머니는 무복을 벗으러 방으로 들어갔다.
P.121 “갑자기 나타나면 어떡해요?”
“뭐가?”
차사가 뚱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갑자기 나타나면 난 그쪽이 보이지만 딴 사람은 안 보이는데, 아무것도 안 보이는 데다 얘기하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냐고요?”
P.167 저승사자가 눈을 감고 미소를 띠고 커피를 음미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핸드폰 벨 소리가 울렸다. 해수 차사가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통화를 했다.
“아, 예. 정해숩니다. 아, 예. 예. 알겠습니다. 그럼 바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전화를 끊는 걸 보고 눈이 휘둥그레진 내가 물었다.
“저승에도 핸드폰 있어요?”
“다 있어. 너도 나중에 죽어보면 알 거야.”
P.212 무언가 이상한 기운을 느껴 내려와 봤더니 악귀가 여자아이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급한 마음에 여자아이의 뒤에서 뛰어들며 소리쳤다. ‘안 돼!’ 하고 소리 지르는 순간 아이의 의식과 동화가 되었다.
P.247 에필로그
어슴푸레한 불빛이 통로를 비추고 있다. 전동차가 지나가자 주위가 일순 밝아졌다가 다시 괴괴한 어둠에 잠겼다. 어디선가 벌어진 틈 사이로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규칙적이고 간헐적인 소리 사이로 사람 그림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공사 중인 지하철역을 이리저리 배회하더니 한 곳에 멈춰 섰다.
“어린 무당과 저승사자라. 재미있군. 크크크큭.”
어둡고 축축한 터널 사이로 음산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저자 소개
임정연
2003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데뷔했다. 제1회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기금, 아르코 창작기금, 한국문화예술위의 창작기금 등을 받으며 글을 썼다.
지은 책으로 단편집 『스끼다시 내 인생』, 『아웃』, 『불』 과 장편소설 『질러!』, 『런런런』, 『페어리랜드』, 『지옥 만세』 등이 있다.
목차
9월 17일 해수
9월 18일 혜수
9월 19일 해수
9월 20일 혜수
9월 21일 해수
9월 22~23일 혜수
9월 24일 해수
9월 25일 혜수
9월 26일 해수
9월 27일 혜수
9월 28일 해수
9월 29일 혜수
9월 30일 해수
9월 31일 혜수
10월 1일 해수
에필로그
작가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