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주 지음
쪽수 | 191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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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148*210 |
ISBN | 978-89-92235-26-6 73810 |
가격 | 8,000원 |
발행일 | 2007년 12월 4일 |
분류 | 꿈꾸는 보라매 01 |
*2008 대한출판문화협회 청소년도서
책 소개
좌충우돌 25살 중학교 신참교사 백일홍(닉네임-쯔모)
백일홍 선생은 같은 반 친구를 때려 문제를 일으킨 진수에 대해 고민하면서 출근하던 중, 길가에 있는 2층 건물 미로다방에서 누군가 계속 자신을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호기심에 올라가 보니 다방에는 온갖 꽃들이 피어 있고, 거기서 워머라는 초능력을 가진 인류를 만나 그들을 따라 1350년 전의 백제로 가게 된다.
쯔모와 함께하는 신비로운 역사의 세계
멸망 10일 전, 전운이 감도는 사비성에서 의자왕을 만나는 쯔모는 백제에 더 이상 가망성이 없음을 알게 된다. 돌아서 나오다가 계백이 가족들을 다 죽이고 전쟁터에 나가게 된다는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계백의 어린 아들 신을 그냥 죽게 내버려 둘 수 없다고 판단하여 신을 구하러간다. 그러다가 금지된 사랑에 빠진 궁녀 아라리와 왕의 근위병 거석의 밀회를 보게 된다. 자신과 얼굴이 똑같은 궁녀 아라리를 설득하여 사비성을 탈출한 후 매바위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다.
계백의 집에 신을 데리러 갔다가 첩자 아라리로 오인을 받고 광에 갇히는 쯔모는 신의 어머니 미소부인의 도움으로 광을 나온다. 하지만 미소부인은 계백의 뜻을 따라 죽겠다고 하고 급기야 쯔모는 곳간에 불을 질러 계백의 집안을 혼란에 빠뜨린다. 결국 아들의 죽음 앞에 마음이 약해진 미소부인을 설득, 쯔모는 신을 데리고 탈출한다.
빗발치는 화살을 피해 매바위에 도착했으나 아라리가 없다. 다시 아라리를 찾기 위해 왕의 사냥터를 찾아가고, 거기서 망나니에게 잡힌 아라리를 구해내어 다시 매바위로 오지만 이번엔 거석이 없다. 거석을 구하러 황산벌로 간 쯔모는 시체들 사이에서 거석을 발견하여 탈출하던 중 백제군의 깃발이 줄어드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한다. 거석과 아라리에게 신을 맡기고 돌아오려 하자 신이 발작을 하고 쯔모는 신의 발작하는 눈빛에서 진수의 표정을 읽는다.
아이들이 역사의 후예임을 느끼다.
누리중학교로 돌아온 백일홍 선생은 수업 중 계백의 오천결사대 이야기를 하게 된다. 계백이 가족을 죽이려는 부분에서 진수가 발작을 일으키고 진수를 진정시키면서 백제에 가서 신을 구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정신을 차린 진수는 병사들에게 계속 쫒기는 꿈 이야기를 하고 백일홍은 그때 선생님이 구해주러 가겠다고 약속한다. 교실로 돌아와 수업을 하던 쯔모는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목숨 걸고 나라를 지킨 조상들의 후예임을 새삼 깨닫고 따뜻한 눈길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행복한 수업을 한다.
현직 중학교 교사의 제자 사랑이 깃든 이야기
글쓴이 손혜주 선생님은 현직 중학교 교사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며 글쓰기 지도를 맡고 있는 저자는, 교실에서 책을 읽힐 때는 재미없다고 주눅이 들어 있다가도 운동장에서는 펄펄 날아다니는 아이들을 보면서 ‘설마 선생님이 직접 쓴 책이라면 한 번쯤 읽어보겠지.’ 하는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독서에 흥미가 없는 제자들에게 독서의 재미를 가르쳐 주고, 더불어 아이들에게 유익한 내용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판타지의 형식을 이용하고, 백제의 역사를 인용하여 글의 배경으로 삼았다.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아이들도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좋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분량이 많거나 어려운 책은 지루해서 잘 읽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재미와 지식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고 있다. 역사의 현장에 판타지적인 인물들(워머)을 개입시켜 시간을 거슬러 가는 부분들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계백의 아들 신을 구해내어 오는 장면들이 스릴 있게 진행되어 재미도 있으며 아이들의 정의감과 영웅심을 부추길 수 있다. 특히 주인공이 역사의 현장에 직접 뛰어들게 됨으로써 역사가 단순히 교과서를 암기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교과과목이나 나와 관련 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흥미 있는 나의 조상들의 이야기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글쓴이가 직접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이 원고를 읽혀보았는데, 아이들이 무척 흥미를 보이면서, 앞으로 국사 시간에 백제편이 나오면 이 이야기와 관련하여 백제 역사에 더 관심이 갈 것 같다는 반응이었다고 한다.
계백이나 의자왕은 모르면서 테세우스나 제우스는 너무나 잘 아는 아이들
우리 신화는 모르면서 그리스로마 신화는 너무나 잘 아는 아이들, 우리 역사는 모르면서 삼국지의 주인공들은 너무나 잘 아는 아이들이 우리의 현실이다. 아이들 탓이라기보다는 우리 역사에 대한 다양한 콘텐츠가 부족한 탓이다. 우리 역사를 소재로 한 만화, 인물전, 판타지 소설 등 다양한 형식의 이야깃거리가 더 많이 필요한 이유다. 글쓴이는 세상의 많은 아이들이 이 책을 읽어주기를 바라면서 다음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이 책을 썼다고 말한다.
“요즘 아이들은 우리 역사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서 ‘시간의 터널’이라는 역사 속으로 가는 판타지적 매체를 설정했습니다. ‘시간의 터널’을 통해 멀게만 생각하던 고대사회로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이 땅에 살았던 선조들을 만나 핏줄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진한 동질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백제를 다녀온 아이들이 역사 시간이 되면 문자로 보는 역사가 아니라 조상의 목소리를 듣는 역사를 체험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습니다. 우리 역사 속의 영웅인 계백이나 의자왕은 모르면서 그리스로마 신화의 영웅인 테세우스나 제우스 등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해주는 책
이 책은 짧은 이야기 속에 글쓴이의 많은 고민거리가 담겨 있다.
백제의 마지막을 지켰던 계백장군은 황산벌 전투에 참전하기 전 가족들을 모두 죽이고 간다. 많은 역사가들이 이 행위를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글쓴이는 여기에 의문을 던진다. 부모라고 해서 자식의 생명을 마음대로 다룰 수 없고, 왕이 잘못 다스린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는 생각에 이 부분을 개인의 인권과 사회적 정의라는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역사가 삼국통일의 대업을 달성한 신라의 시각을 위주로 서술되어 왔다는 생각에 고대 삼국의 뛰어난 문명국가였던 백제의 역사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미 많은 현대 사가들이 백제 역사에 대한 새로운 조명과 관련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이 시점에 이렇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소설을 통해서 어린이, 청소년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일 또한 충분히 유의미한 일일 것이다.
부적응아 진수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학교교육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학교는 단지 지식과 학력을 사고파는 곳일 뿐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며 교사, 학생, 학부모 간의 불신의 벽이 두꺼워진 현실 속에서 제대로 된 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글쓴이의 고민이 녹아들어 있다. 좌충우돌 25살 신참교사이지만 학생에 대한 사랑과 교육에 대한 열정만은 다른 누구에 못지않고, 또한 그것을 인정해주는 교장선생님이 있는 따뜻한 학교를 그리고 있다.
“교장선생님, 저에게 진수를 한 번만 더 맡겨 주십시오. 그동안 진수를 잘 파악하지 못하고 지도했습니다. 제 노력과 경험이 부족하여 이렇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어머니와 수시로 연락하고 진수와도 자주 상담하겠습니다. 급우들도 진수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득하구요. 진수에게도 잘못이 있지만 담임으로서 아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점이 더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쯔모는 계속된다
손혜주 선생은 교사로서 바쁜 학교생활 와중에도 쯔모를 주인공으로 한 판타지 소설을 앞으로도 계속 쓸 예정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는 일이 너무나 재미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은 현재 2편을 집필해놓고 있으며, 3편을 쓰고 있는 상태다. 주인공 쯔모의 이름에는 어떤 의미와 사연이 있는지 질문했더니 다음과 같은 대답이었다.
“인터넷을 이용할 때 쓰는 닉네임입니다. 절대 일본어는 아닙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신조어입니다. 하지만 그 뜻은 쯔모 4편이 나올 때쯤 공개할까 합니다.”
저자 : 손혜주
교사. 1959년생. 동아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
아이들을 자신 있게 가르치는데 10년, 진심으로 이해하고 사랑하는데 20년 이상이 걸렸다. 아이들과 마음이 통한다고 생각한 순간 다시 세대차가 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남은 10여 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대화를 하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1984년 낙동중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낙동여자중학교, 동신중학교, 충렬중학교, 동래중학교, 안락중학교를 거쳐 현재 부산 남일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promansa@hanmail.net
차례
1. 미로다방
2. 살아 있는 정원
3. 재스민 향기
4. 시간의 터널
5. 사비성
6. 계백의 아들 신(信)
7. 의자왕
8. 계백
9. 궁녀 아라리
10. 미소 부인
11. 산지기 노인
12. 황산벌의 병사 거석
13. 살아 있는 역사
14. 미래가 있는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