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2015년 겨울호 통권 99호

 
   
 
특집: 신경숙 논란 이후의 비평

발행인 : 강수걸
편집인 : 강수걸
편집주간 : 전성욱
편집위원 : 김경연, 김필남, 박형준,
손남훈, 최성희, 허정
편집장 : 양순주
쪽수 : 372쪽
판형 : 신국판
ISSN : 1228-3215
값 : 15,000원
발행일 : 2015년 11월 28일


 

책 소개

‘문제화’하지 않는 사회

신경숙 소설가의 표절로 촉발된 문단 권력 논쟁, 유명 소설가들의 표절 논쟁 등으로 문단 안팎은 올 여름 내내 시끄러웠다. 여전히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 『오늘의문예비평』은 섣부른 평가를 내리기보다 문인, 출판사, 독자라는 시스템 속에서 비평과 비평가의 몫에 대해 생각한다. 지난 가을호 좌담에서 촉발된 문제의식을 이번호에서는 비평가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밀도 있게 묻고 답하며, 더 나아가 지역에서의 비평/비평가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올해 여름 부산 문인들은 갑작스러운 비보에 눈물 흘리기도 했다. 지난 8월 17일, 故 고현철 교수는 대학민주주의 쟁취를 요구하며 목숨을 끊었다. 고인은 유서에 어떤 행동도, 말도 통하지 않는 이 시대에 충격요법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소통이 불가능한 시대라고 확신한 고인의 믿음은 어디서 기인한 것일까? 얼마 전 정부는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고시를 강행했다. 오늘날에도 용산참사와 밀양 송전탑, 강정 마을, 세월호 침몰 등의 사회적 문제가 너무 빨리 잊히고 사라져가고 있다.
문제화되지 못하고 잊혀지는 사건들, 그리고 그것들을 문제화하고자 했던 문인들을 기억하고자 99호에 <추모 특별기획>을 꾸리게 되었다. 문학적·학문적·인간적으로 존경받아 온 故 고현철, 故 하정일 평론가의 죽음을 애도한다.


<
특집> 신경숙 논란 이후의 비평

전성욱은 「익명의 비평-심층의 근대와 사상의 혼종성에 대하여」에서 신경숙 표절 논란을 문학권력, 표절, 도덕적 비난으로 단정 지을 것이 아니라 그 심층을 관통하는 한국문학의 사상적 황폐함으로 해석하기를 요청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우국」과 달리 신경숙의 「전설」이 역사에 치밀하게 개입하지 못하며 과잉되고 폐쇄적인 주관성으로 점철된 것은 한국/근대/문학/비평이 여전히 해결하지 못한 피식민성에서 기인한 것이다.
허정의 「지역, 단독성과 타자되기의 자리」는 신경숙 표절 사태 이후 한국 문학의 시스템에서 배제되었던 지역문학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역은 지금의 지배적인 삶의 양식을 성찰하고 비판하는 위치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최영철 시인의 산문에서부터 지역의 위치를 사유한다.
구모룡은 80년대 사회/역사적 전회 속에서 중심주의의 폭력과 지방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았다고 회고한다. 그는 「지역 비평의 위상에 대한 회고와 전망」에서 자기로부터 글쓰기, 멀리 보며 구체적으로 쓰기, 두껍게 쓰기라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추모 특별기획> 故 하정일, 고현철 평론가

“사유는 치열하고 행동은 유연했던” 故 하정일 평론가는 지난 5월 23일 자택에서 뇌질환으로 별세했다. 「나의 스승, 하정일」에서 박태건은 故 하정일 평론가의 연구 업적을 정리하고, 고인과의 경험담을 나눈다. 유성호는 「한국문학의 탈식민성에 대한 사유와 담론적 실천」에서 故 하정일 평론가의 학문과 비평세계를 살펴본다. 고인이 꿈꾸고 구상했던 민족문학, 리얼리즘, 근대성, 분단 자본주의, 탈식민 등의 가치 준거를 통해 한국문학의 지속적이고 고유한 속성과 지향에 대한 탐색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남겨진 우리의 과제이다.
대학의 민주화를 위해 투신한 故 고현철 교수의 갑작스런 죽음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고인과 고등학교 때부터 벗으로 지내온 동길산 시인은 「고 선생 비망록」에서 절절한 우정과 마음을 전한다. 고인의 문학세계를 짚어본 황선열은 「‘탈(脫)-벗어남’에 대한 고뇌」에서 고인의 문학이 억압과 구속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관점을 취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전통과 관습, 독재와 제국주의, 식민주의와 같은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부터 탈피하고자 했던 故 고현철 평론가의 삶과 글이 일치해 보인다.

 

 
오늘의 아시아

「중국의 LGBT 운동을 통해 보는 아시아 LGBT 운동의 고민과 딜레마」에서 나영은 LGBT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지난 20여 년간 극적인 성장과 변화를 보여온 중국 LGBT 운동을 다룬다. 중국 역사에서의 동성애와 현대 중국 사회의 LGBT 현황, 그리고 성소수자 운동의 현재를 살펴봄으로써 아시아 LGBT의 고민과 과제를 비추고 있다.
「전후 70년, 동아시아 냉전의 재검토와 평화공동체의 가능성」은 메이지 대학 정치경제학부 교수 마루카와 테츠시의 글로, 윤여일의 번역을 통해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동아시아의 냉전구조가 중국혁명의 진행과 그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반응에 의해 (재)구조화되어 왔다는 사실에 주목하여 1990년대부턴 회자되었던 동아시아 공동체 구상의 맥락을 살핀다.
중국의 진런순(金仁順) 작가와 안은주의 대담 「시대는 태양, 문학은 달빛」은 2015년 대한중국학회 추계 학술대회 “부산-상하이, 문화공동체를 위한 소통과 연대”에서 진행된 대화의 기록이다. 조선족인 진런순 작가는 2012년도에 장편 『춘향』으로 중국 소수민족문학상인 제10회 ‘준마상’을 수상하였다. 작가는 시대가 태양이라면 문학은 “달빛이며 내면의 삶”이라며, 작가의 존재 가치란 “태양의 뒷면에 있으면서 달빛이 휘영청 밝은 빛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춘화·김병철의 대담 「중국 가정문제」는 계획출산 정책과 한 자녀 정책의 역사에서 시작해 구혼난, 여성 취업에 영향을 미치는 국가 제도의 변화를 짚어낸다. 마춘화 교수는 1997년부터 중국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에 재직하고 있는 중국 가정문제 관련 최고 전문가이다. 세계 최대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인구 억제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그리고 미래의 노동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 등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세계의 역사와 지리를 다룬 근대 중국 최초의 저작 ??해국도지?? (위원 저)의 번역 연재가 이어진다. 근대 중국사회뿐만 아니라 일본의 에도 막부와 조선의 개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자료를 김태만의 정수를 살린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호에는 주해편(籌海篇) 중「전쟁을 말하다」와 「협상을 말하다」가 실렸다.

 
글로컬의 경계에서

허주영의 「공간초록, 나의 낱말들」은 공간초록의 문화적 의미와 그 이후에 대한 고민이 담긴 글이다. ‘공간초록’은 2006년 부산 교대 근처 한 주택에 문을 연 열린 공간이었다. 주인도 손님도 없는 이곳에서는 영화제나 책읽기 모임 같은 행사들이 자율적으로 이루어졌다. 현재 공간초록은 문을 닫았지만, 초록영화제는 새로운 장소들에서 여전히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주목할 만한 시선

이번 호에서는 다큐멘터리 <밀양전>, <밀양 아리랑>, <바다와 나비> 등의 감독 박배일을 조명했다. 자전산문 「현장으로 향하는 길」에서는 다큐를 만들게 된 계기, 다큐가 감독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가 등을 박배일 감독의 꾸밈없는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 김필남과의 대담에서는 다큐 <밀양전>, <밀양 아리랑> 등을 만들게 된 계기와 더불어 장애인, 환경미화원, 촛불집회 등의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 지역에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사는 것, 그리고 감독의 적극적인 실천 면면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심우일은 감독론 「너의 눈동자에 고인 나를 보다」에서 박배일 감독을 사랑을 전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정의한다. 박배일의 작업들은 우리의 일상을 불온하게 느끼도록 하고 지금까지 망각하고 있던 사건들을 재인식하게 해 세상의 불합리와 부조리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볼 기회를 마련해준다.

 
정론과 문화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본 한국사회와 의료의 자화상」을 통해 윤태호는 감염병의 유행이 사회적 상황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으며, 이번 메르스 사태가 한국 사회의 민주성, 보건의료의 공공성, 그리고 보건의료체계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음을 밝힌다. 감염병은 언제든 또 발생할 수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되지 않기 위해서 ‘준비’가 필요하다.
김해창의 「고리1호기의 폐로 결정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리1호기의 폐로 결정의 의미를 면밀하게 고찰한다. 2011년 3.11 후쿠시마핵발전소 사고를 통해 얻은 교훈 “있을 법한 일은 일어나고 없을 법한 일도 일어난다”를 강조하며, 고리1호기 폐로 결정이 났다고 해서 부울경 지역 핵발전소의 안전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킨다. 세계 최대의 핵단지가 된 고리지역은 향후 중대사고 발생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이다.


 
포커스

손남훈·김종광은 각각 함기석 시인의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와 박남준 시인의 『중독자』를 조명하고 있으며, 소설에서 최성희는 김중혁의 『가짜 팔로 하는 포옹』을, 김경연은 유익서의 『세 발 까마귀』를 다루었다. 학술에서는 이택광, 문성원이 각각 프레드릭 제임스의 『정치적 무의식』과 김상봉·고명섭의 『만남의 철학』을 통찰하였다. 차가영은 서울과 대구에서 열린 퀴어문화축제를 참관했으며, 김기만은 부산국제영화제 컨퍼런스를 취재했다.

 
장편연재비평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제3회)

<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은 중국이 지식의 차원에서 어떻게 전 세계의 연구 대상이 되었는지, 최근의 중국학 붐을 음미하면서 중국학의 역사에 대해 서술하는 연재물이다. 이번 호의 「서양의 중국학(2): 언어론적 중국학으로부터의 탈출」에서는 전통적인 서양 중국학 즉 Sinology의 방법론이었던 문헌학(philology)을 둘러싼 오해와 오용에 대해서 기술하였다. 언어를 둘러싼 민족지적 왜곡이 어떻게 서양의 중국학을 왜곡하는지 고찰하고 있다.
차례

 

차례

| 겨울호를 내면서 | ‘문제화’하지 않는 사회

특집 신경숙 논란 이후의 비평
익명의 비평 심층의 근대와 사상의 혼종성에 대하여 전성욱
지역, 단독성과 타자되기의 자리 허 정
지역 비평의 위상에 대한 회고와 전망 구모룡


추모 특별기획
故 하정일: 사유는 치열하게, 행동은 유연하게 박태건 · 유성호
故 고현철: 무딘 세상을 벼리다 동길산 · 황선열


오늘의 아시아

중국의 LGBT운동을 통해 보는 아시아 LGBT 운동의 고민과 딜레마 나 영
전후 70년, 동아시아 냉전의 재검토와 평화공동체의 가능성 마루카와 테츠시 씀 | 윤여일 옮김
대담 시대는 태양, 문학은 달빛 진런순·안은주
대담 중국 가정문제 마춘화·김병철
번역연재 『지도로 풀어 쓴 세계의 해양국가(海國圖志)』 (제4회) 위원 씀 | 김태만 옮김

글로컬의 경계에서
공간초록, 나의 낱말들 허주영

주목할 만한 시선
작가산문 현장으로 향하는 길 구헌주
대담 듣는 감독, 말하는 영화 박배일 · 김필남
감독론 너의 눈동자에 고인 나를 보다 심우일

정론과 문화
메르스 사태를 통해 본 한국 사회와 의료의 자화상 윤태호
고리1호기의 폐로 결정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김해창

포커스
‘죽음’을 도입한 시의 기하학—함기석,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손남훈
평정(平靜)의 중독자, 춤추고 노래하다—박남준, 『중독자』 김종광
사랑의 다른 형태들—김중혁, 『가짜 팔로 하는 포옹』 최성희
비루한 시대 고독한 자의 예술론—유익서, 『세 발 까마귀』 김경연
텍스트의 지층에서 정치적 무의식을 찾아내는 메타코멘터리—프레드릭 제임슨, 『정치적 무의식』 이택광
만남의 철학을 만나기—김상봉 · 고명섭, 『만남의 철학』 문성원
항쟁에서 퍼레이드로 그리고 퀴어 우주로—퀴어문화축제(서울, 대구) 참관기 차가영
부산국제영화제 컨퍼런스 취재기 김기만

장편연재비평-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 (제2회)
서양의 중국학(2): 언어론적 중국학으로부터의 탈출 최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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