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2015년 가을호 통권 98호

 
   
 
특집: 노년의 삶과 재현

발행인 : 강수걸
편집인 : 강수걸
편집주간 : 전성욱
편집위원 : 김경연, 김필남, 박형준, 손남훈, 허정
편집장 : 양순주
쪽수 : 400쪽
판형 : 신국판
ISSN : 1228-3215
값 : 15,000원
발행일 : 2015년 8월 28일


 

책 소개

문제제기가 가능한 사회를 꿈꾼다

오랜만에 한국문학 ‘이슈’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신경숙 사태’는 한국문학이 끝장났음을 알려주는 ‘확인 사살’ 같기도 했고 반대로 한국문학이 여전히 대중의 관심사에 머물러 있음을 환기하는 ‘심폐소생술’ 같기도 했다. 이 사태로 인해 문단 내외에서 다양한 의견이 촉발되었으나, 한편으로는 이러한 논의들이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다는 한계가 느껴지기도 했다. 이에 『오늘의문예비평』에서는 특별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을 통하여 ‘지역’의 관점에서 이 사태를 점검한다.
신경숙 사태가 문학 내부의 병듦(표절하기)과 건강(문제제기와 담론 확산)을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라면, 한국 사회에서 ‘노인’을 둘러싼 현상과 담론은 점점 디스토피아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다시금 살펴야 할 중요한 바로미터가 된다. 노르베르트 엘리아스는 문명화 과정에서 죽음은 위생 강박에 따라 필수적으로 배제되어 버리는 요소라고 주장했다. ‘비문명적인’ 늙음 내지는 죽음을 격리하고, 노년을 생의 한 부분에서 삭제하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하게, 노인 ‘문제’를 야기한다. 이번 가을호 <특집>은 이 ‘문제’를 상기하면서 문화예술 텍스트에서 나타나는 ‘노년’의 양상과 그 의미를 현재적인 것으로 간취하고자 했다.
<특집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
특집좌담에서는 지금까지 ‘중앙’에서는 생산되지 못한 유익하고 설득력 있는 진단과 대안을 모았다. 구모룡(평론가), 김곰치(소설가), 조갑상(소설가), 최영철(시인)은 각자의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벌어진 근본적 원인에 대한 의견과 대안을 풍부하게 제시하면서도 『오늘의문예비평』의 정체성이기도 한 ‘지역에서 바라보기’라는 근본적인 시좌를 잃지 않았다.
특히 발본적인 시스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구모룡의 의견이나 건실한 지역문학이 필요하다는 최영철의 주장은 ‘지역’을 존재론적 기반으로 삼은 데서 도출되는 담론이면서도 결코 한 귀로 듣고 흘릴 수 없는 보편적인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누가, 어디에서, 어떻게 말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더 깊은 사유의 한 지점을 포착해내었다는 점에서 이 대담은 이미 묵직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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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노년의 삶과 재현

황국명의 「문제제기로서의 노인소설」은 김원일의 연작소설 『슬픈 시간의 기억』에 나타나는 노인이라는 현상 이면의 의미층을 풍부하게 읽어냄으로써 젠더와 노인에 관한 지배적 스토리의 근본가정에 도전한다. 노인을 쓸모가 없는 사회적 짐으로 전락시키는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노인의 정체성에 관한 사회문화적 담합’이 지닌 허구성을 폭로하고 있다. 이는 날선 감식안을 바탕으로 한 제대로 된 독후감이며, 사회에 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던지는 ‘문제적 평론’이다.
김소영은「문명의 황혼, 노년을 보다」에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아무르>를 비롯한 텍스트를 통해 ‘폭력과 완숙’의 변주를 조명한다. 노년은 폭력의 주체였던 이가 완숙을 맞는, 또 청년의 폭력이 긴장의 요소가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필자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삶과 사랑의 지속 가능성을 예증하기 위해 “괄호 안에 넣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인지하며, 노년의 삶과 사랑에 대한 <아무르>의 엄정한 윤리적 질문을 마주한다. “사랑은 돌봄이기도 하지만 냉혹한 결단이기도 하다”는 저자에 말에서 우리는 전형적 이미지로서의 노인이 아닌 “사람의 노년”을 볼 수 있다.
「청년의 열정이 노년의 운명으로 주어질 때」에서 권유리야는 노년을 ‘쾌(快)의 캐릭터’로 재탄생시킨 대중문화의 ‘노인 전성시대’를 세밀하게 고찰한다. 노년을 ‘사춘기’라는 청년의 낭만적 메커니즘 안으로 던져 넣어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자본의 의도를 날카롭게 파악해낸다. 그것은 노년의 급부상과 청년의 몰락을 분절적으로 바라보기를 거부하는 필자의 통찰력의 산물이다. 젠더적 관점 또한 놓치지 않고, 노년 여성을 ‘욕쟁이할머니’ 캐릭터로 직결시키는 이 유쾌할지 모르나 차별적인 태도를 지적한다. 지금이 과연 노인 전성시대인지 필자가 되묻는 이유다.

 
오늘의 아시아

황병주의 「리콴유와 박정희, 근대의 매혹과 식민의 미혹」은 한국과 싱가포르에서 신화적 인물이 된 박정희와 리콴유를 조명한다. ‘산업화를 통한 일류국가 건설’이라는 탈식민 전략을 구사했던 두 사람은 서로가 중요한 참조대상이었을 것이다. 박정희와 리콴유의 유사점과 차이를 분석해 근대에 매혹에서 한 발짝 벗어나 식민의 미혹을 돌아볼 수 있도록 한다.
김병철은 중국의 저명한 사회학자 왕춘광을 만나 중국의 개혁개방 이후 등장한 특수계층인 ‘농민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중국 농민공 문제」에서는 많은 통계자료가 인용되지만 두 대담자는 사회 현상의 본질과 변화를 포착하려는 시선을 놓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중국의 노동 정책, 사회복지 정책, 도시화 정책 등의 유기적인 일면을 확인할 수 있으며 그만큼 중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한다.
세계의 역사와 지리를 다룬 근대 중국 최초의 저작 ??해국도지?? (위원 저)의 번역 연재는 주해편(籌海篇)으로 접어든다. 근대 중국사회뿐만 아니라 일본의 에도 막부와 조선의 개화에 많은 영향을 끼쳤던 자료를 김태만의 정수를 살린 번역으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다. 이번 호에는 「방어를 말하다」 상·하 편이 실렸다.

 
글로컬의 경계에서

강동수의 「불모의 세상에 내팽개쳐진 자의 허무」는 22년 만에 소설집 『맨밥』으로 돌아온 소설가 이복구를 조명한다. 이복구와 마찬가지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소설가인 강동수는 그간 평론이나 매스컴에서 비교적 단편적으로 다뤄졌던 작가의 이력과 세계관을 섬세하게 논하며, 이복구 작품의 가치를 찾아낸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후 등단한 이복구 작가는 긴 공백 기간 동안 야학 운동에 전념했다. 그가 담담히 구축해온 ‘고통과 환멸의 거대서사’를 파악하고, 오랜 시간 단련된 부산문학의 저력을 확인할 기회다.
올해 10월에는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된다. 조종국의 「‘부산국제영화제 사태’의 전말」은 소위 ‘부산영화제 사태’가 가감할 것 없이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보복’이라는 점을 상술하면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가 회복해야 할 본령을 상기시킨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영화제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사태의 핵심을 짚어낸다.

 
주목할 만한 시선

‘그래피티’는 대중들의 오해와 이해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예술 장르이다. 「더하기의 미학, 그래피티를 듣다」에서 부산의 그래피티 작가 구헌주는 손남훈과의 대담에서 ‘입시미술’을 가르치다가 그래피티의 길로 접어든 이야기에서부터 부산 그래피티 씬의 역사, 그리고 법과 사회적 용인의 경계를 넘나드는 그래피티의 과격성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나눈다. 김영준은 「그래피티! ‘저항의 형식’인가, ‘욕망의 형식’인가」를 통해 구헌주의 작품세계와 창작 방법 및 태도를 정치하게 살폈다. 구헌주 작가가 직접 작품에 대해 해설한 「덧붙이는 글」과 함께 읽을 것을 권한다.

 
정론과 문화

유동철의 글 「한국 복지 담론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는 점차 강조되고 있는 한국 복지 담론의 허와 실을 ‘지역’의 입장에서 살폈다는 점에서 마땅히 주목할 만하다. 특히 복지를 지역의 역량과 주민의 참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제안은 단지 제도적 테두리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의제 제기라는 의의도 지닌다.
강선학은 「상품사회의 전시언어」에서 신세계백화점에서 개최한 ‘정글파티’ 전시의 권력과 전시하는 주체의 권력과 정치를 미세하게 파고드는 한편, 자본의 욕망이 작동하는 내밀한 구도 안에서 이를 가시화함으로써, 이 전시가 본래부터 지녔던 ‘효과’의 허울을 겨냥한다. 이를 통해 예술로 은폐되는 상품의 본모습이 여지없이 드러난다. 이는 단지 특정 상품 전시장뿐 아니라 미술계, 나아가 예술계 전반의 발본적인 반성을 요청하는 것이기도 하다.


 
포커스

박혜진·이응인은 각각 정연희의 시집 『불의 정원』과 표성배의 『은근히 즐거운』을 조명하고, 소설에서 김경연은 박향의 『카페 폴인러브』를, 강희철은 조명숙의『조금씩 도둑』을 다루었다. 학술에서는 전성욱, 이성혁, 구모룡이 각각 김항의 『제국 일본의 사상』, 박훈하의 『지금, 로컬리티의 미학』, 그리고 박대현의 『우울한 것의 추락』 을 통찰력 있게 읽어낸다. 최영희는 연극 <문제적 인간 연산>을, 장슬기는 올해 열 번째로 열린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를 평했다.

 
장편연재비평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제3회)

<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은 중국이 지식의 차원에서 어떻게 전 세계의 연구 대상이 되었는지, 최근의 중국학 붐을 음미하면서 중국학의 역사에 대해 서술하는 연재물이다. 이번 호의 「서양의 중국학(1): 문헌학이라는 방법」에서는 그동안 파편적으로 왜곡되어 소개되어온 서양의 중국학을 살펴본다. 서양의 중국연구가 문헌학에 기초한 중국학과 사회과학에 기초한 중국지역연구로 나뉘는 현상에 주목하여, 한국의 중국학이 어떤 방향을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돌아볼 계기를 마련한다.

 

차례

특집좌담 신경숙이 한국문학에 던진 물음들

특집 노년의 삶과 재현
문제제기로서의 노인소설 황국명
문명의 황혼, 노년을 보다 김소영
청년의 열정이 노년의 운명으로 주어질 때 권유리야


오늘의 아시아

리콴유와 박정희, 근대의 매혹과 식민의 미혹 황병주
대담 중국 노동문제 왕춘광 · 김병철
번역연재 『지도로 풀어 쓴 세계의 해양국가(海國圖志)』 (제3회) 위원 씀 | 김태만 옮김

글로컬의 경계에서
불모의 세상에 내팽개쳐진 자의 허무—소설집『맨밥』을 중심으로 본 이복구의 문학세상 강동수

주목할 만한 시선
E-mail 대담 더하기의 미학, 그래피티를 듣다 구헌주 · 손남훈
작가산문 덧붙이는 글 구헌주
그래피티! ‘저항의 형식’인가, ‘욕망의 형식’인가—구헌주 작업에 대한 단상 김영준

정론과 문화
한국 복지 담론의 새로운 방향과 과제—지역을 중심으로 유동철
상품사회의 전시언어 강선학

포커스
작은 인간과 생태시—정연희, 『불의 정원』 박혜진
시도 삶도 좀 헐렁하게—표성배, 『은근히 즐거운』 이응인
이토록 위험하지 않은 사랑이라니—박향, 『카페 폴인러브』 김경연
소설쓰기, 그 비유의 감각에 대해서—조명숙, 『조금씩 도둑』 강희철
집요한 자기 탐문의 형식—김항, 『제국 일본의 사상』 전성욱
발생론적 질문과 얼터너티브의 모색—박훈하, 『지금, 로컬리티의 미학』 이성혁
새로운 시론을 위한 기획과 제안들—박대현, 『우울한 것의 추락』 구모룡
연산, 모성에 농락당하다—<문제적 인간 연산> 최영희
달라도 좋아! We are all Unique!—<제10회 부산국제어린이청소년영화제> 장슬기

장편연재비평-우리 안의 중국, 세계 속의 중국 (제2회)
서양의 중국학(1): 문헌학이라는 방법 최정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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