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교양으로 읽는 중국 생활 문화 2, 차의 향기

 
   
 
교양으로 읽고 그림으로 보는 중국 차문화의 모든 것
지은이 : 리우이링
펴낸날 : 2006년 7월 15일
쪽수 : 256쪽
판형 : 크라운판 올컬러 양장
값 : 25,000원
ISBN : 89-956531-8-3 04820, 89-956531-6-7(세트)


 

책 소개

세계 곳곳에서 중국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과 값싼 노동력을 통한 경제 발전은 21세기를 중국의 시대로 만들고 있다. 2005년 말 현재 국내총생산 세계 5위, 무역총액 세계 3위, 무역 흑자 세계 3위, 외환보유고 세계 2위, 최근 10년 평균 경제성장률 세계 1위 등 각종 수치가 말해주듯이 세계 경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은 문화, 교육, 관광 등 여타의 영역에까지 미치고 있다. 세계의 중국어 학습 인구는 삼천만 명을 넘어섰고, 중국교육부는 영국문화협회, 독일 괴테하우스 등을 본뜬 ‘공자학원’을 아시아와 유럽, 미주, 아프리카에 만들고 있다. 중국은 공자학원 제 1호를 2004년에 서울 역삼동에 세운바 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맨 먼저 공자학원을 세운 의미는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을 뿐 아니라 중국의 해외유학생 절반이 한국 학생일 정도로 교류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유학생들뿐만 아니라 기업의 중국진출, 관광객들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각종 언론에서는 중국 관련 기획기사로 넘쳐난다.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고, 역사적으로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중국이 현실에서도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의 실상을 아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는 중국인들의 삶을 문화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부채의 운치>, <차의 향기>, <요리의 향연>으로 구성된 이 시리즈는 일상생활 소품을 통하여 중국 문화의 향기를 느껴볼 수 있는 책으로 올 컬러 그림과 함께 중국생활문화를 소개한다. 중국인들의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차, 음식, 그리고 부채에 얽힌 문화와 역사를 통해 중국인과 그들의 문화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 제 2권인 『차의 향기』는 하루도 차 없이는 못사는 민족인 중국의 차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천 년의 오랜 역사를 가진 중국차에 대하여 깊이 있고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차의 역사에 대해 한눈에 볼 수 있게 다루고 있다.

중국 사람들의 다도 속에는 중국인들의 기질과 사상, 철학이 담겨 있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인 만큼 각 민족마다 습관도 다양하고 차를 마시는 방법도 다양하다. 이 책은 차를 즐겨 마시는 중국인들의 차가 가지는 의미와 진정으로 차를 즐기는 방법, 중국의 명차, 유명한 차에 얽힌 이야기들을 풍부한 올컬러 그림과 함께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웰빙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차의 여러 이점이 알려지면서 차에 대한 관심도 날로 늘고 있다. 더불어 차의 고향인 중국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에 여행을 갔다오는 사람들은 흔히 중국차를 선물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무슨 차이고 어떻게 마셔야 하는지 잘 모른다. 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중국차에 대한 상식은 미흡한 편이다.
보이차, 철관음, 홍차 등 중국산 발효차들의 ‘다이어트에 좋다’, ‘몸이 냉한 사람에게 좋다’ 등의 소문에 힘입어 인기가 국내 녹차를 위협할 정도이다. 비싼 중국차를 구입하고 보니 가짜라서 낭패를 봤다는 사람들도 더러 보인다. 차가 대중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중국차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차의 향기』는 다인들뿐 아니라 차에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 제 2권인 『차의 향기』는 중국 차문화의 발전사부터 차의 원산지에 대한 논란, 차이름의 변천사, 차에 얽힌 신화와 전설, 중국의 명차, 다구, 중국의 차습관까지 중국차에 대한 모든 것을 체계적이고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차는 처음에는 약용이나 식용으로 인간과 관계를 맺었다. 위진 시대 이래 세상이 어지러워지면서 문인들 사이에서는 이를 바로잡을 수 없음을 한탄하며 청담을 나누는 풍조가 생겨났는데 대부분 술자리를 통해 공리공론을 나누었다. 종일 마시고도 취하지 않는 경우는 드물었다. 이에 반해 차는 오래 마시면서도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어 청담가들은 점차 차를 즐기게 되었고 많은 다인들이 생겨났다. 요즈음은 차맛이 사람입맛에 맞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에 세계적인 기호음료로 자리잡았다.

차가 사람에게 이롭다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찻잎이 막 유럽에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어떤 이는 차가 장수할 수 있게 하는 묘약이라 했고 또 어떤 이는 이것이 사람을 해치는 독물이라 했다. 사람들의 추측에 대해 당시 스웨덴 국왕 구스타프 3세는 차와 커피의 효능과 독성을 검증하기 위해 두 형제 사형수를 실험대상으로 삼기로 결정했다. 국왕은 그들의 사형을 면해주는 조건으로 형에게는 매일 몇 잔의 차를 마시도록 하고 동생에게는 몇 잔의 커피를 마시도록 했다. 몇 년이 지나도 형제는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몸이 대단히 건강해졌고, 차와 커피는 이미 그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음료가 되어 하루라도 마시지 않으면 편치 않게 되었다. 차와 커피를 마시며 형제는 모두 장수하여 80세까지 생을 누렸다. 이로부터 스웨덴 사람들은 안심하고 차를 마실 수 있었고 차는 점차 널리 성행하기 시작했다.

차나무의 원산지는 중국이며 이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데도 한 가지 불미스런 사건이 발생한 적이 있다. 1824년 인도에 주둔하던 영국인 브루스(R.Bruce) 소령이 인도 아삼주의 사디야(sadiya) 지방에서 야생 차나무를 발견했는데, 해외에서 이를 근거로 중국이 차나무의 원산지라는 것에 대한 이의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로부터 국제 학술계에서는 차나무 원산지를 둘러싼 논란이 전개되었다. 지은이는 다른 여러 근거를 들며 중국이 차의 원산지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다(茶)’의 옛이름 ‘도’와 문학 속에서 빛나는 이름 ‘명(茗)’ 등 여러 다른 차의 이름에 대하여도 언급하고 있다.

전설 속의 신농은 기이한 인물로 수정처럼 투명한 배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음식을 먹든지 간에 사람들은 그의 위장 속을 훤히 볼 수 있었다. 그 당시 인류는 불을 사용하여 음식을 익혀 먹을 줄 몰랐다. 야생과일, 벌레와 물고기, 금수 등의 먹을거리를 모두 날것으로 먹은 탓에 자주 탈이 나곤 했다. 신농은 인류의 이러한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특수한 배를 이용하여 보이는 모든 식물을 맛보고 이 식물들의 뱃속에서 변화를 관찰했다. 그러고는 어떤 식물이 독이 없고 안전하며, 어떤 것이 독이 있어 먹을 수 없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이리하여 그는 백초(百草)를 맛보기 시작했다. 한번은 그가 푸른 나무에 싹튼 연한 잎을 맛보았다. 이 잎은 대단히 신기하여 뱃속에 들어가면 위에서 아래로, 또는 아래에서 위로 위장 곳곳을 다니며 위장 내부를 씻어주었고, 이 때문에 위장이 금방 깨끗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잎을 기억해 두었다가 ‘도(?)’라고 이름 지었다. 고증에 따르면 이 ‘도(?)’라는 글자가 현대의 ‘차’가 되었다고 한다.

중국 차문화에 대해 얘기할 때 차의 성인 경릉자 육우와 그의 저서 『다경』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육우(기원후 약 733~804년)는 일명 질(疾)이라 하고 자는 홍점(鴻漸)이며 스스로 상저옹(桑苧翁)이라 칭했고 호는 동강자(東岡子) 혹은 경릉자(競陵子)라 했다. 육우의 일생은 험난하고 전기적 색채로 가득하다. 기원후 733년의 어느 날 지적(智積)이라는 스님이 제방을 걷다가 풀숲에서 아기를 발견했다. 울고 있는 모습에 측은해진 스님은 그 아기를 안고 절로 돌아와 키우게 되었다. 육우는 어려서부터 지적 스님을 따라 자랐다. 지적 스님이 차를 즐겼던 탓에 육우는 어릴 때부터 차 달이기에 능했고 차 마시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다. 때문에 차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다경』은 국내외에 널리 알려진 세계적 명서로 그 내용이 광범위하여 다학의 각 방면을 다루고 있다. 명실상부 다도(茶道)의 백과사전이라 할 만하다. 전권은 상, 중, 하 세 권의 총 10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지원(一之源), 이지구(二之具), 삼지조(三之造), 사지기(四之器), 오지자(五之煮), 육지음(六之飮), 칠지사(七之事), 팔지출(八之出), 구지략(九之略), 십지도(十之圖) 등 대략 총 7,000자로 구성되었고 각각 차의 생산, 음용, 다구(茶具), 다사, 차의 산지 등을 기술했다.

다인들은 차맛의 진정한 음미를 위해서 찻물긷기부터 찻물음미하는 방법까지 신경을 썼다. 또한 차를 좀 더 잘 즐길수 있는 ‘분향반명(焚香伴茗,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한다)’ 등과 같은 여러 방법도 사용하였으며 차의 맛을 겨루는 투다 풍습까지 있었다.
투다(鬪茶, 차의 맛을 겨루는 것)는 종합적 기예를 감상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는데 투다는 차의 품질 감별, 찻가루 가늘게 빻기, 고형차 가루 배합, 점다(點茶, 찻가루를 잔에 넣고 끓인 물을 부어 마시는 가루차 음료법)와 격불(擊拂, 차선을 저으며 거품을 내게 하는 행위) 등의 단계를 포함한다. 각 단계를 모두 숙지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순서는 점다와 격불이고 그 절정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탕화(湯花, 뜨거운 물에 떠오르는 거품)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그래서 그 승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되는 것은 차의 색깔과 찻물의 색깔이다. 우선 차 색깔이 선명한 백색인지를 보는데 순백색이면 승으로 청백, 회백, 황백색이면 패로 평한다. 차의 색깔이 차 만드는 기술 수준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차의 색깔이 순백인 것은 부드럽고 연한 잎을 따서 제대로 만든 것이나, 푸른색을 띠는 것은 찻잎을 찔 때 화력이 약했기 때문이고, 회색빛을 띠는 것은 찻잎을 찔 때 화력이 너무 세었기 때문이다. 황색을 띠는 것은 찻잎 따는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기 때문이고, 홍색을 띠는 것은 찻잎을 말릴 때 화력이 지나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탕화의 지속 시간을 본다. 송나라 때는 주로 단병차(團餠茶, 시루에서 쪄내고 압착기에서 즙을 짜낸 찻잎을 갈아서 틀에 박아낸 차)를 마셨는데 마시기 전 먼저 다병(茶餠)을 가루로 빻았다. 가늘게 빻아 찻물을 붓고 잘 저으면 탕화가 고르게 나타나 찻잔에 입을 대어도 오래도록 그 거품이 사라지지 않는데 탕화가 일어난 후 금방 사라지면 찻잔에 입을 대기도 전에 찻물 색깔이 드러난다. 그래서 찻물이 일찍 드러나는가 늦게 드러나는가의 여부는 차의 우열을 가리는 근거가 되었다. 투다에서 찻물 색깔이 일찍 나타나면 패로, 늦게 나타나면 승으로 평가한다.

『장물지(長物志)』 제12권 ‘분향’ 부분에서는 ‘분향하여 차를 맞는’ 독특한 정취를 언급하고있다.
향과 차의 사용은 그 이로움이 대단히 많다. 세상의 시끄러움에서 벗어나 은둔하며 도덕을 논할 때 마음을 맑게 하고 정신을 기쁘게 한다. 해가 기울어 황혼을 맞을 때 휘파람 길게 한번 부는 여유를 갖게 한다. 조용한 창가에 기대어 한가로이 시를 읊고 등불 아래 책을 읽을 때 잠을 멀리 쫓을 수 있다. 친구와 마주앉아 사사로운 정담을 나눌 때 흥을 더해준다. 비 때문에 창을 닫고 식사 후 잠시 거닐 때 고독을 없애준다. 밤중에 비가 창을 두들기며 잠을 깨울 때 곁에 두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차를 가장 잘 음미할 줄 아는 사람은 그 깊은 향과 차맛을 중시하고 이를 위해 향을 피워 차를 달이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로써 지조 있는 선비들은 그 마음의 귀를 열어 차를 음미한다.

차를 즐길 때 차의 운치를 더해 주는 다구의 종류와 다구에 얽힌 전설, 선도경자 등 명품 다구에 대해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국 다구의 발전은 거친 것에서 정교한 것으로, 큰 것에서 작은 것으로, 번잡한 것에서 단순한 것으로, 고풍스럽고 화려한 것에서 아담하고 우아한 것으로 가식적인 것을 버리고 순수한 상태로 돌아가는 과정을 거쳐 왔다. 정교한 다구는 일종의 예술품으로써, 차를 달이고 음미하는 도구일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도록 해 준다.

공부차, 소유차, 삼도차, 뢰차와 같이 중국 특유의 차들도 소개한다. 중국 각 민족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차문화를 알게 하고 만드는 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서장(西藏, 지금의 티벳)은 고원지대로 기후가 한랭건조하고, 사람들은 하루 세끼를 모두 육식 위주로 하며 과일과 야채는 거의 먹지 않았다. 당나라의 문성공주는 처음 서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 생활에 익숙지 않았다. 매일 이른 아침 여종이 우유를 가져오면 그녀는 두 눈을 질끈 감았지만 먹지 않을 수 없었기에 먹고는 늘 위가 불편해 고생하곤 했다. 그래서 그녀는 한 가지 방법을 생각해냈다. 먼저 우유를 반 컵 마신 후 차를 반 컵 마시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정말로 위가 훨씬 편안해졌다. 이후 그녀는 아예 차즙을 우유에 넣어 함께 마셨는데 의식하지 않은 사이 차와 우유가 섞여 그 맛이 우유나 차 하나로 마실 때보다 더 좋았다. 이후로부터 아침에 우유를 마실 때 차를 넣었을 뿐 아니라 평소에 차를 마실 때에도 우유와 설탕을 넣게 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초기의 내차(?茶, 우유차)이다.

또한 중국의 명차에 얽힌 전설이나 유래에 대하여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다.

벽라춘의 유래에 관하여 『청가록(淸嘉錄)』에 기록이 남아 있다. 동정산에 벽라봉이 있었는데 그 석벽에 몇 그루의 야생 차나무가 자라 현지 백성들이 이를 취해 차로 마셨다. 어느 해 찻잎이 대단히 무성하게 자라 대나무 바구니에 다 담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품에도 찻잎을 따 담았다. 찻잎은 품안에서 체온을 받아 수분이 증발하며 독특한 향을 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살인향(?煞人香, 향이 사람의 정신을 잃게 한다.)’이라고 소리쳤다. 이로부터 차를 채취할 때 누구도 대나무 광주리를 사용하지 않고 품에 따기 시작했으며 이 차를 하살인향이라 불렀다. 강희 14년(1675년) 강희 황제가 태호를 유람할 때 현지 관원이 이 차를 바쳤는데, 식사 후 마시니 그 맛이 아주 좋았다. 그런데 그 이름이 우아하지 못하다 하여 벽라춘이라 이름을 바꾸게 하였다. 이는 첫째 산지를 나타내는 것이요, 둘째 차가 비취처럼 푸른빛을 띠고 모양은 우렁이 같고 봄에 채취한다는 의미이다.

제갈량은 중국 역사상 걸출한 정치가이자 군사가다. 그에 관한 일화는 셀 수 없이 많다. 주유를 세 번 화나게 한 고사(三氣周瑜), 풀로 가짜 배를 만들어 싸움에서 이긴 고사(草船借劍), 성을 비우는 계략(空城計), 적벽대전(赤壁之戰)······. 그러나 우리에게 생소한 일화가 있다. 아름다운 서쌍판납(西雙版納)에서 제갈공명이 다신(茶神) 육우를 대신하여 그 지역의 ‘다조(茶祖)’가 되었던 일이다.
운남에 위치한 서쌍판납은 아름답고도 매력적인 곳으로, 기후가 사람 살기에 적합하고 일년 내내 푸르다. 우수한 지리적 환경 덕에 셀 수 없이 많은 기이한 꽃과 나무와 진귀한 짐승들이 서식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 십대 명차 중 하나인 보이차(普?茶)의 고향이기도 하다. 서쌍판납에서 품질이 가장 좋은 보이차는 운남의 남나산(南?山)에서 생산된다. 남나산의 보이차에 관하여 감동적인 전설이 하나 있다. 삼국시대 제갈량은 맹획을 생포하기 위해 서쌍판납의 남나산에 왔었는데 병사들이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그 중 상당수가 눈병을 앓았다. 제갈량이 소식을 듣고 지팡이 하나를 남나산 군영의 바위에 꽂았다. 신기하게도 그 지팡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차나무로 변해 푸른 찻잎이 돋아났다. 그 잎을 따서 물에 우려내어 병사들에게 마시게 했더니 병사들의 눈이 모두 나았다. 이로부터 사람들은 이 차나무를 ‘공명차(孔明茶)’라 부르고 이 산을 ‘공명산’이라 불렀으며 공명을 ‘다조’로 받들었다. 오늘날까지도 이 지역 소수민족들은 ‘다조’ 공명을 기리기 위하여 공명의 생일인 음력 7월 16일이 되면 ‘다조회’를 열어 차를 마신다. 또한 달을 감상하고, 민족 전통춤을 추며 ‘공명등(孔明燈)’을 켬으로써 ‘다조’인 제갈량을 기념한다.

중국 소수민족들의 차습관과 결혼식이나 제례의식에서 차에 얽힌 풍습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옛날 남녀가 결혼을 할 때 남자측은 일정한 예물로 여자를 ‘교환’해 오거나 ‘사’왔다. 결혼은 남녀 일생의 행복과 관계된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모들은 예물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가치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거니와 더 중요한 것은 화를 없애고 복을 가져다주는 길한 물건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명나라 사람 랑영(郞瑛)은 『칠수류고(七修類稿)』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차씨를 한 번 심으면 다른 곳으로 옮겨 심을 수 없다. 옮겨 심으면 계속 살지 못한다. 그래서 여자가 청혼을 받아들이면 이것을 차를 마신다고 일컫는다. 차로서 예물로 삼은 것 또한 바로 하나만을 섬긴다는 일부종사의 의미에서 출발한 것이다.”

중국인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있다는 차관, 차관의 성행은 차가 중국인들의 일상의 한 부분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에서 차관은 특수한 장소이다. 차를 음미하고, 휴식을 취하며, 대화를 나누기 좋은 장소일 뿐 아니라 사회적 정보의 집산지이고 여러 인물들이 모이는 그야말로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이 차관에서 사람들은 하루종일 먹고 마시며 극을 보고 음악을 들으며 학문을 뽐내었던 것이다. 차관보다 좀더 저렴한 차노점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중국 민족 문예 속의 차에 대해서도 살펴볼 수 있다. 차에 얽힌 채차가(采茶歌), 채차무(采茶舞), 채차극(采茶劇)을 통해 소박한 생산과 생활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차가는 찻잎 생산, 음용이라는 문화로부터 파생되어 나온 문화현상으로 찻잎 생산과 음용이 그 구체적 형식과 내용을 갖춘 후 나타났다. 때문에 차가는 사람들의 생산과 생활 속에서의 고통과 기쁨을 직접적으로 반영했다. 차가에 넘치는 낙관주의 정신은 많은 사람들을 고무시켰고 철학적 가사는 무한한 깨달음을 주었다. 채차무는 다사를 그 내용으로 하는 춤이지만 그 아름다움과 화려함이 전문 무용가의 공연과 비교해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중국은 채차가와 채차무를 기초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채차극(采茶劇)’이라는 독립적인 극형태를 발전시켰다.

차에는 여러 기능이 있다. 갈증을 해소하는 음료로, 몸의 건강을 높이는 약용으로, 손님 접대용으로 그러나 무엇보다도 차 한 잔이 주는 정신적인 여유가 음료의 수준을 넘어서게 한다. 차 한 잔의 여유로움을 통해 바쁜 일상을 사는 나를 돌아보게 하고 내안에 가득한 아집과 욕심을 돌아보게 하고 좀 더 따뜻하고 풍요로운 미래를 꿈꾸게 만든다. 차를 마심으로써 우리는 생리적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으며, 천천히 맛을 보고 감상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승화시키고, 이를 통해 정신적 희열을 얻을 수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차를 마시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폐를 맑게 하고 목을 촉촉이 적셔주는 차 한 잔, 음주 혹은 식사 후에는 느끼함을 없애고 소화를 도와주는 차 한 잔, 고된 일을 마친 후에는 피로를 풀어주고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차 한 잔, 친한 친구들과 만날 때 차 한 잔, 이웃과의 다툼 후에 감정을 풀어주는 차 한 잔.

『차의 향기』는 일상에서 차를 충분히 즐길수 있고 더 나아가 차에 대한 교양도 높여 줄 수 있는, 차에 대해 알고 싶고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두고두고 음미해야할 필독서라 할 수 있다.

<교양으로 읽는 중국생활문화> 시리즈는 번역과정에서 일부 번역료를 중국 정부로부터 지원받았다는 점이 특이한데 중국정부는 자국 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방편으로 중국 문화를 알리는 우수도서의 해외 번역출판물에 대해 지원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중국에 대한 관심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나날이 경제 교류가 증가하고 있고,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우리 기업들도 많이 진출하고 있다. 일상생활소품을 통해 중국 문화를 알아보는 것은 중국인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지은이 소개 --- 리우이링

리우이링(劉一玲)은 1963년생으로 중국 전통문화를 전공했고 천진 남개대학 도서관 사서를 지냈다.
중국 차문화에 대한 연구 작업에 몰두해 왔으며, 연구 성과를 차 관련 글을 통해 여러 차례 발표했다.

옮긴이 소개 --- 이은미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중과를 졸업하였고, 한국외대 통번역센터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국세청 실무단 교환방문 통역 등 다수의 통역 경험과 신성대학 관광중국어과, 가톨릭대 중문과, 베이징 연합대 온라인 강의 등 다양한 강의 경력이 있다. 현재 (주)엔터스코리아 중국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8822 HSK 어휘』-다락원, 『새로운 꿈을 꾸는 종이들』-벤포스타, 『지혜를 담아낸 일회용기』-벤포스타 등 다수가 있다.

차례

1. 진한 향기를 즐긴다
중국 차문화의 발전사 / 차의 원산지에 대한 논란 / ‘야생 차나무 왕' / 중국에 널리 퍼진 차 마시기 / 중국 고대 무역의 핵심 품목, 차와 말

2. 차 이름의 변천사
차의 변천사 / 차나무 / 문학 속에서 칭송된 차-茗

3. 차의 성인 경릉자 육우
기인 육우 / 차의 바이블 『차경』

4. 차에 얽힌 신화와 전설
관음보살이 하사한 차 / 벽라 아가씨 / 차의 선조가 된 제갈공명 / 중병을 고친 붉은 잎, 대홍포차 / 몽산(蒙山)의 정상에서 자라난 몽정선차 / 역병을 치료한 백호은침

5. 차 맛의 음미
차 마시기와 차 음미하기 / 찻물 긷기와 찻물 음미하기 / 차의 우열을 가림

6. 찻잔 밖으로 넘치는 향기
다양한 다구 / 차 문화의 변천 / 중국 차문화의 한 떨기 꽃, 선도경자

7.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하다
문인묵객이 즐긴 고아한 다도 / 향을 피워 차를 맞이하다 / 차를 즐기는 즐거움에 관한 이야기들

8. 특이한 차들
비범하면서도 평범한 공부차 / 서장지방의 소유차 / 몽고의 내차 / 백족의 삼도차 / 객가 지방의 뢰차 / 동가의 유차

9. 중국의 차 습관
차로 손님을 대접한다 / 결혼식에서의 차 / 제례 의식의 차

10. 차관, 극과 음악을 즐기며 학문을 뽐내는 곳
차관을 좋아한 옛 북경사람들 / 사천지방의 차관은 천하제일 / 광주의 차루

11. 중국 문학과 예술 속의 차
듣기 좋은 채차가 / 생동적인 채차무 / 재미있는 채차극

12. 중국의 명차
벽라춘 / 전홍 / 고저자순 / 황산모봉 / 군산은침 / 육안과편 / 여산 운무차 / 몽정감로 / 보이차 / 기홍 / 태평후괴 / 철관음 / 무이암차 / 서호용정 / 신양모첨 / 백호은침

13. 세계 여러 나라의 차 습관
우아한 일본 다도 /영국인이 즐기는 ‘오후의 티타임’ / 차를 사랑하는 서북부아프리카 지 역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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