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그냥 가라 했다
   
 

산지니시인선 05

저 자 : 강남옥
쪽 수 : 158쪽
판 형 : 46판형 양장(133*194mm)
ISBN : 978-89-6545-659-9 03810
가 격 : 12,000원
발행일 : 2020년 11월 9일
분 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책소개

▶ 바다 너머 건너온 이방의 신체감각

강남옥 시인의 신작 시집 『그냥 가라 했다』가 출간되었다. 시인은 198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부분에 당선되어 등단했다. 그동안 낸 시집으로는 『살과 피』, 『토요일 한국학교』가 있다.
시인은 1990년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다. 『그냥 가라 했다』에서는 이방인으로 느끼는 삶의 감각이 오롯이 드러난다. 팍팍한 타향살이에도 시를 쓰는 본분을 잊지 않고 시인으로서의 감각을 마음껏 뽐내며 비애와 그리움을 서정적으로 그린다.
구모룡 평론가는 해설에서 “고향을 떠나 유랑하는 이에게, 더구나 그가 시인이라면 시적 표현은 피할 수 없다. 강남옥 시인이 중년의 분주한 삶을 돌아보면서 시인으로 귀환한 일은 거의 필연에 가깝다”고 전한다. 시인은 자신에게 일어난 이 필연을 숙명처럼 받아들인다. 이국에서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고 오히려 쿨하게 “그냥 가라 했”다고 말한다.

다 부주의한 생, 또 박았다
뒤 범퍼가 내 주먹만큼 꺼진 앞 차 주인
범퍼를 손바닥으로 문지른다, 예기치 않게
관대한 생, 그냥 가라 한
다 또 들이박혀 입 딱, 벌어지는
트렁크 몇 번 닫았다 열어본다
열리고 닫히는, 충분히 충분한 생
그냥 가라 했
_「환(環)」 중에서


▶ 이민자 시인이 말하는 타국에서의 질곡

미국 이민자인 시인은 “섬 같은” 소외감을 토로하고 있다. 시들은 차이와 차별에 민감한, 이방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감정을 표출한다. 가령 「쌀과 꽃」은 미국 생활에 대한 해학을 품고 있는 시이다. “쌀 포대는 크고 무겁고/꽃다발은 작고 가볍지만/값은 같다”라는 결구를 지닌 이 시는 “쌀과 꽃으로 구별되는 한국인과 미국인에 대한 선물의 양식을 표상한다. 유머와 해학이 깃든 시선은 일종의 관조와 거리”(해설, 150쪽)이다.
시인은 요절한 친구를 보낸 후, 시적 화자의 입을 빌려 “우리는 모두 무언가를 끌고 간다/여기까지 끌고 온 것에 대해/지금 끌고 가는 것에 대해/앞으로 끌고 가야 할 것에 대해/뒤에서 저를 주저앉히려 한 것에 대해/담담하게 말할 수 있는 반전의 때가/생의 마감을 알리는 신호라면/치욕도 상처도 내려놓음 없이/헐떡이며 마냥 끌고 가야 하는 것일까/저 헐떡이며 쉼 없이 내리는 눈발처럼”이라고 묘사하는데, 이는 “생을 끌고 가는 행위에 비유함으로써 이민자 생활의 질곡을 단번에 요약”(해설, 151쪽)하는 것이라 하겠다.


▶ 시적 감각을 깨우는 고향의 기억들

고향의 기억은 강남옥 시인의 시적 영감을 깨운다. 「원동을 떠나다」는 “마른 먼지 자욱한 가로수 길/소 버짐같이 쓸쓸하던 봄 그날/첫 차 타고 떠나왔다, 떠난 그대처럼/보고 싶고 안 보고 싶던 날들 셀 수 없건만/다시는 다시는 작은 원동/내 돌아가지 못했다”라고 진술한다. 원동은 “추억 속의 한 마을이지만 시적 원천과 같은 상징으로 자리한다.”(해설, 149쪽). 고단한 이민살이는 고향을 더욱 그리워하게도 하지만 시인의 시적 감각을 깨우는 원천이 되기도 한다. 바다 건너서 전해오는 고향 이야기는 새롭고 또 애틋하다. 시인의 아련한 정서가 시를 읽는 사람에게도 전해진다.

오랜 그리움 해감에 넘어 나오는 것들 훔치느라
코 밑 꺼매진 행주 그렁그렁한 눈물 닦아주며
몽당연필 같은 여생 빈 볼펜 자루에 끼워
조심조심 뾰족이 다듬고 있다네
_「부엌의 사색」


저자 소개

강남옥

1959년 경북 청도에서 태어나 효성여대 불문학과를 졸업했다. 198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살과 피』(1989), 『토요일 한국학교』(2017)가 있다. 1990년 도미하여, 현재 미국 필라델피아 근교에 거주하고 있다. ghangnamok@gmail.com


차례

시인의 말 하나

제1부
패인 자리|걸어 잠그다|사랑을 두드리다|기다리지 못했네|두근두근 눈부신 체취|바람 분다|틈 지다|달빛|상처|원동을 떠나다|신거역(驛)|처음 가는 길|그곳|서성이다|세탁소에서의 조언|부엌의 사색|환(環)|손을 들여다보다|오만|고구마 순 틔우기|붉은 산|각(角)

제2부
쌀과 꽃|내 사랑 클레멘타인|무고(無故)|희망|끌고 간다|거기|( ) 년|그리운 돼지코|이방인|십팔 번|두 개|악센트|벙어리 삼룡|자장가|결근|화상 통화|기내 풍경|심란한 편지|어느 이른 봄 하루|말이여 된장이여|추수감사절|정체

제3부
홑것의 내력|늙은 소|보따리|독사의 자식|언덕과 사람|눈물 났다|황혼에 듣는 부음|향기|슬펐다|귀룽나무 꽃 필 때|미국 할배|박장대소|늦은 오후의 티타임|大聲一喝|마침내 성공|작아지는 너|분홍 립스틱|장군과 퇴기|횡설수설|즐거운 답장|멜로로 갈 것이다

해설: 이방(異邦)의 신체감각_구모룡(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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