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니 저자
 
 
 
 
 
지중해 언어의 만남
 
   
 
지중해지역원 인문총서 시리즈

지은이 : 윤용수, 최춘식
쪽수 : 228쪽
판형 : 신국판
ISBN : 978-89-6545-303-1 03790
값 : 18,000원
발행일 : 2015년 6월 30일


 

책소개

세계 언어의 전시장, 지중해

지중해의 언어들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지중해 문화는 다양한 국가와 민족, 종교와 윤리가 공존하며 만들어졌다. 지중해 문명의 지층은 기존의 문명을 새로운 문명이 대체하는 형태로 발전해오고 있다. 문명의 접촉은 곧바로 언어의 접촉을 의미하기 때문에 겹겹이 쌓인 지중해 문명의 지층에는 그만큼 다양한 언어들이 존재한다. 『지중해 언어의 만남』에서는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요르단, 레바논을 중심으로 근대 이후에 아랍어가 유럽어와 접촉하는 과정과 배경 및 그 결과를 살펴본다. 지중해 국가들의 사례를 통해 언어의 강제 이식이 어떻게 언어 교류의 형태로 작용하는지 파악할 수 있고, 타 지역의 언어 교류의 형태를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현대 사회에 들어선 지중해 국가들의 언어 상황과 당면한 과제들을 짚어보며 외래어가 범람하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책을 통해 지중해 언어 연구자는 물론이고 일반 독자들도 지중해 언어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적·군사적 지배가 낳은 언어의 확산과 이식


중세 시대 지중해의 대표적 언어였던 아랍어는 십자군전쟁 이후 귀환한 병사들에 의해 유럽 전역에 퍼지게 된다. 그로 인해 유럽어로 표현하지 못했던 과학, 기술, 학문 분야의 개념들을 설명할 수 있었다. 즉, 아랍어는 회군한 십자군을 통해 유럽 문화와 학문 발전을 위한 토대가 되었고, 학문적 부흥의 기반을 마련했다.
18세기 이후 아랍어는 제국주의 국가의 침략으로 인해 식민지의 언어로 전락한다. 영어와 프랑스어 등의 외국어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외국어가 강압적으로 아랍어에 유입되면서 아랍어의 순수성과 정통성이 훼손된다. 특히 프랑스는 식민지 통치 방법으로 동화주의를 실행하며 알제리, 튀니지, 레바논 등 식민 상태의 아랍 국가에 프랑스어 확산 정책을 펼쳤다. 이는 프랑스어의 확산과 정착으로 귀결됐을 뿐만 아니라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이 독립한 후에도 프랑스어권 국가로 남으려 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1956년 독립 이후에도 모로코에서 프랑스어의 영향력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현대표준 아랍어를 부흥시키려는 아랍어화 정책이 꾸준히 지속되었지만, 식민기간을 통해 이미 확고히 자리 잡은 프랑스어의 역할을 현대표준 아랍어가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독립 이후에도 기술과 경제, 법학 등의 고등 교육 분야에서 프랑스어가 교육용 언어로 여전히 사용되었고, 현대표준 아랍어는 정부의 보급 및 발전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슬람의 전통 학문이 아닌 현대 학문 분야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될 뿐이었다. _「모로코의 문명어 프랑스어」, 52~53쪽.
현재 레바논 헌법 11조에서도 ‘아랍어는 국가의 공식어다. 법률은 프랑스어가 사용되는 곳을 지정할 수 있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프랑스어가 레바논에서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언어임을 입증하고 있다. (…) 아랍어의 지위를 강화하기 위한 상기와 같은 일련의 조처들이 취해졌지만, 이미 현실 사회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한 프랑스어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고 프랑스어에 대한 레바논인들의 인식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현재 레바논 학생의 약 72%가 프랑스어를 학습하고 있으며. 프랑스어는 상업적인 목적과 교육용 외국어로서 굳건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_「프랑스어 역시 레바논의 공식 언어다」. 199~202쪽.

 

▶아랍어를 지키기 위한 노력과 언어의 융합

독립 이후, 지중해 각 국가들은 아랍·이슬람 정체성 회복에 힘썼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수단은 표준 아랍어의 회복과 부흥을 목표로 한 언어 정책의 수립과 시행이었다. 아랍어화 정책은 대부분의 아랍 국가에서 공통적으로 시행되었고, 국가별 상황에 따라 다소간의 변별적인 특징이 보인다.
모로코에서는 1960년대에 아랍어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현대표준 아랍어 교육이 확산되고 아랍어 사용 영역이 확대됐다. 하지만 깊이 뿌리내린 프랑스 문화의 영향과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 등을 포함한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해 아랍어화 정책은 제한적 성공에 머물렀다.
독립 후, 알제리는 아랍어화 정책을 강조하고 시행했지만 이를 구체화시켜 사회에 확산하기 위한 장치와 준비가 부족했다. 또한 정책에 정치적 의도를 내포하고 있어 아랍어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특히, 아랍어 중심의 단일언어 정책과 아랍어―프랑스어의 이중언어 정책 간의 격렬한 논쟁은 알제리의 아랍어화의 역사에서 인상 깊은 대목이다.
특히, 아랍어화의 방향과 관련해서 아랍어를 중심으로 한 단일언어 정책과 아랍어-프랑스어의 이중언어 정책 두 가지 방안이 제시되어 격렬한 논쟁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논쟁과 갈등을 정리하고 아랍어화 정책을 주도해나갈 정치·교육의 주체가 미약했고, 집권당과 집행 주체의 성격에 따라 아랍어화가 다양하게 진행되는 등 혼선을 빚어왔다. (…) 상기 두 주장의 논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변화의 추이가 발견된다. 독립 직후에는 알제리의 정체성 회복과 주권 확립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작용하여 아랍어를 중심으로 한 단일언어주의자들의 주장이 힘을 얻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알제리 현대화에 대한 요구가 강해지자 이를 위한 아랍어-프랑스어의 이중언어주의자들의 주장이 호응을 얻었다. _「우리는 아랍인이다」, 96~97쪽.
다른 아랍 국가와는 달리 영어의 확산으로 위기에 봉착한 요르단은 현대사회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신조어 개발을 중심으로 아랍어화 정책을 진행했다. 아랍어의 전통적 조어 방식을 통해 새로운 어휘들을 만들어내는 성과가 있었지만, 전문 사용자와 일반 대중에게 확산되지는 못했다. 또한 인터넷 보급의 일반화로 라틴어 계열의 외래어가 빠르게 확산되었고, 이 외래어에 대응할 수 있는 아랍어 용어는 확산 후에 만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화자들의 언어적 갈등만 야기하였다. 즉, 요르단의 아랍어화 정책은 미비한 확산과 수용으로 문제점을 드러냄으로써 절반의 성공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지중해 언어의 현재와 미래

현대 사회는 통신과 교통의 발전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언어의 교류가 빠르게 발생하고 있다. 국제 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치는 미국의 모어인 영어를 중심으로 기타 언어들의 가치를 주장하며 서로 교섭하는 것이 현대 언어 교류의 양상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지중해 언어의 역사를 밝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현재의 언어 상황과 앞으로의 전망까지 담고 있다.
2000년, 모로코 정부는 실용적·현실적 목적으로 아랍어화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고 영어와 프랑스어를 포함한 외래어의 사용을 법적으로 승인했다. 알제리 또한 단일언어 정책을 거두고 2004년부터 이중언어 정책이 추진되면서 영어를 포함한 제3의 언어에 대한 개방정책도 함께 시행했다. 20세기 이후 영어의 영향력은 전 세계 공용어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레바논의 경우에도 글로벌화의 영향으로 영어가 가세하면서 언어의 양상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러한 외국어의 확산은 더욱 가속될 것이라 보고 있다.
더불어 저자는 튀니지의 사례를 통해 강제적인 요인에 의한 언어 교류의 기간이 장기화될 경우, 민족 정체성의 상실이라는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음을 지적하며 이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사안임을 밝힌다.

 

▶지은이 : 윤용수 / 최춘식

윤용수
부산외국어대학교 지중해지역원 원장.
부산외국어대학교 아랍어과 교수.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학박사(아랍어 언어학 전공). 교육부 아랍어 교과서를 집필·심의하였고,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원격훈련과정 평가위원, Journal of Mediterranean Studies(Malta University) 편집위원, 前 요르단대학교 방문교수, 前 한국중동학회 총무이사, 前 한국아랍어·아랍문학회총무이사 등을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이슬람의 에티켓과 금기』(공저), 『지중해 문명의 다중성』(공저), 『아랍어의 양층언어현상과 말씨 바꾸기』 등 다수가 있다.

최춘식
부산외국어대학교 프랑스 이탈리아학부 교수.
부산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 문학박사. (전)부산외대 지중해지역원장, (전)한국프랑스문화학회장을 역임했다. 저서 『프랑스 영화 강의』와 공저 『지중해의 전쟁과 갈등』을 집필했고, 논문으로는 「프랑스 필름느와르의 여성혐오 연구」 외 다수가 있다.

▶차례

차례
들어가는 말
1장 십자군이 유럽에 아랍어를 퍼트리다

2장 제국주의 국가와 문화제국주의
제국주의 국가에게 언어란?
문화제국주의와 언어 정책
제국주의 국가의 식민지 통치 방식

3장 지중해의 언어 전시장 모로코
모로코의 언어들
모로코인의 자긍심 현대표준 아랍어
모로코인의 자긍심 현대표준 아랍어 | 모로코의 생활 언어 모로코 구어체 아랍어 | 모로코의 기층언어 베르베르어
모로코인에게 가깝지만 먼 언어 스페인어 | 모로코의 문명어 프랑스어
글로벌 시대의 언어 영어
알라는 아랍어로 말하지만, 현대 모로코인은 프랑스어로 말한다
아랍어화 정책과 한계
아랍어 vs.프랑스어
모로코 어디로 갈 것인가?

4장 알제리의 모어는 프랑스어?
알제리인들은 2분간은 프랑스어로, 3분간은 아랍어로, 다시 1분간은 프랑스어로 말한다
프랑스 흉내내기
알제리에서 태어난 모든 외국인은 거부하지 않는 한 자동적으로 프랑스인이 된다?
우리는 아랍인이다

5장 지중해의 중심 튀니지의 언어 혼종
튀니지, 지중해의 모든 문명을 담다
애증의 언어, 프랑스어
프랑스의 언어 정책 | 가잘(ghazal)과 샹송

6장 이슬람의 종가(宗家) 요르단과 아랍어
영국 제국은 동양적 전제로부터 아시아인들을 해방시켰다?
아랍어 회복 운동과 절반의 성공
현실과 이상
요르단인의 자긍심 표준 아랍어 | 취업을 위한 기본 스펙 영어 | 아랍어의 미래와 한계

7장 모자이크 국가 레바논의 언어
고급 인종들은 하급 인종들에 대한 권리가 있습니다?
레바논의 현대화=표준 아랍어의 포기?
프랑스어 역시 레바논의 공식 언어다
레바논 공공교육 발전의 최대 장애물은 파벌주의
아랍인 vs 레바논인
레바논의 문화 패권어는 프랑스어?
글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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